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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462680 / 280쪽 / 280g /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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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누구나 부러워 할 한의사라는 직업을 작파하고 돈 안 되는 소설가의 길로 들어선 권행백은 어쩌면 이 시대의 ‘돈키호테’라 불릴 만하다. 이념이 꺾이고 글로벌한 신자유주의와 실용주의가 득세하는 시대라 더욱 그러하다. 2015년 단편소설 「샤이 레이디」로 등단한 그는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그것도 아이러니와 알레고리적 기법을 구사한 작품들로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확연하게 보여주었다. 이미 상재한 장편소설 「한옥마을 남쪽 사람들」과 세 편의 중편소설을 묶은 「악어」, 그리고 이 작품집에 수록된 여덟 편의 단편들은 하나의 색깔로 규정짓기 어려울 만큼 스펙트럼이 넓다. 굵직하고 의미 있는 서사를 말 그대로 다채롭게 펼쳐놓았다. 시대를 향한 강렬한 응시, 총체성에 바탕을 둔 서사, 그것을 드러내는 활달한 문체, 이 세 가닥을 축으로 형상화한 서사는 요즘의 우리 문학에서 보기 드문 텍스트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적 묘사에 치중한 개인의 내적 존재론에 함몰된 작품들에 물리다보니 공동체의 집합적 이상을 그린 이야기에 갈증을 느끼던 참이었다. 현대는 정신적인 기점을 상실한 분노의 시대이고 비전과 방향 감각을 잃은 방황의 시대이기도 하다. 힐링, 먹방, 게임, 몰카 등 환락성 행위들에 대한 심리적 치유의 담론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시대정신을 담아낸 서사 담론이 절실했다. 권행백의 작품은 그런 요구에 적절한 응답이 될 듯싶다. 사회에 대한 성찰을 외면하는 세상에 정작 필요한 것은 ‘시대와 불화하는 서사적 응전의 담론’일 것이다. 생의 한 면에 촉수를 들이대는 이야기들이 개인의 실존 차원을 넘어 역사와 집단의 테제로 확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의 소설은 역사적 비극과 부딪쳐 깨어져 나가는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으므로 미적이면서 안정감 있는 담론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 면에서 그의 소설은 삶의 무게를 벗어던지고 가볍게 비상하는 요즈음의 언어들과는 달리 세상의 무게가 실려 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그는 미적 전위나 현실적 완결의 성취를 이루기보다 날것 그대로의 삶을 파고드는 데 힘을 기울인다. 주제, 소재, 상황 설정이 우리 사회의 예각적 모순과 맞닿아 있는 데다 당대의 사회 현상에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최근의 우리 문학은 지난 시대에 품었던 꿈의 좌절, 그리고 변혁의 참담한 실패에 대한 자기 변명적 회한과 패배의식에 대한 반동으로 존재론적 물음에 지나치게 매달린 감이 없지 않았다. 다행히도 그의 소설은 그러한 경향성에서 멀리 벗어나 있다. 소설은 궁극적으로 인물에 대한 탐색이다. 그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선험적 지식에 의존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개별화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인물들에 대한 탐색이 지금 이 시점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 될 것이다.
아버지의 우상 | 5
사망진단서 | 37
잭팟 | 65
론리 플래닛 | 91
가만있으라 | 123
오동의 꿈 | 153
모래 욕조 | 189
싱글 루즈 | 219
작품 평론 | 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