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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 (양장)

이옥남 저 | 양철북 | 2018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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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3722771 / 224쪽 / 432g / 14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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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편집자 글 할머니, 고맙습니다 할머니를 처음 뵌 게 2001년 2월 25일이었습니다. 전날 양양에 눈이 엄청 내려서 가는 곳마다 눈밭이었습니다. 울도 담도 없이 블록으로 지은 작은 집, 담벼락에 삽 한 자루가 기대 서 있었던 게 기억납니다. 저 삽으로 하루 종일 눈을 치우셨겠구나 했거든요. 사람 소리에 할머니가 나오셨는데, 자그마한 키에 볼이 발그레하니 고우셨어요. 아무것도 없이 혼자 있는 늙은이 집에 왔다고 옷장에서 사탕도 꺼내고 차도 내오고 나중엔 밥상까지 차리셨어요. 되직하게 끓인 된장에 감자조림, 동치미. 찬이 없다고 걱정하셨지만 참 달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2009년 새해에는 할머니가 쓴 글을 모아 만든 문집 <깨모도 못 붓고 뻐꾹새 울 뻔했네>를 받게 되었습니다. 띄엄띄엄 보던 할머니 글을 한꺼번에 선물로 받은 느낌이었어요. 두고두고 아껴서 읽었습니다. 그렇게 또 10년쯤 세월이 흘렀습니다. 가끔 시 쓰고 글 쓰는 이야기 자리에서 할머니 글을 들려주면 사람들이 참 좋아했어요. 누가 쓴 글인가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다닌 적도, 글자를 배운 적도 없는 할머니가 글씨 좀 이쁘게 써 볼까 싶어 쓰기 시작한 ‘글자’가 저한테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게 보였습니다. 책을 만들기 위해 1987년부터 2018년 봄까지 할머니가 쓴 글을 다시 읽는데,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20년 전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그때는 내가 사는 세계하고는 전혀 다른 산골 사는 할머니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한 사람이 오롯이 살아온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눈 떠서 해질 때까지 쉼 없이 일하고, 자연 속에서 하루하루 깊어져 가는 삶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삶에서 문득 어머니가 보였습니다. 어머니가 살아온 하루하루는 어땠을까, 이렇게 할머니처럼 하루하루 걸어오셨겠지. 한 사람의 이야기에서 어머니 삶을 만나게 되었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모습까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감하느라 지쳐 있다가도 할머니 글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일하느라 뾰족해진 마음이 풀어지더라구요. 할머니 글이, 할머니 삶이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햐얀 백합이 보기에도 깨끗하고 즐거워서 사람도 그와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신 할머니처럼 저도 제 삶을 그렇게 채워 가고 싶습니다. 할머니 책을 만들면서 제 삶의 한 부분을 채울 수 있어서 다행이고 고맙습니다. 2018년 3월 어느 날 팟캐스트(학교 종이 땡땡땡) 이야기 손님으로 할머니가 오셨는데, 그때도 여전히 할머니는 맑고 고우셨어요. 7월에는 마을회관에서 아흔일곱 번째 생신잔치를 한다고 합니다. 늘 그리운 자식들, 손주들이 모두 모여서 할머니는 얼마나 좋으실까요. 그날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할머니께 선물로 드릴 수 있어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이혜숙(편집자)

저자 소개

  • 저자 : 이옥남
저자 : 이옥남
1922년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에서 태어났다. 열일곱에 지금 살고 있는 송천 마을로 시집와 아들 둘, 딸 셋을 두었다. 복숭아꽃 피면 호박씨 심고, 꿩이 새끼 칠 때 콩 심고, 뻐꾸기 울기 전에 깨씨 뿌리고, 깨꽃 떨어질 때 버섯 따며 자연 속에서 일하며 산다. 글씨 좀 이쁘게 써 볼까 하고 날마다 일하고 집에 돌아와 일기를 쓰기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다. 글쓴이가 만난 자연과 일, 삶을 기록한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목차

봄
투둑새 소리에 마음이 설레고

풀과 꽃은 때를 놓칠까 서둘고 16
개구리 먹는 기 입이너 18
손자 자취방 22
나간 돈 25
꿈에 본 것 같구나 28
까마귀는 일 하나도 않고 31
늘 곁에 두고 보고 싶건만 34
하눌님이 잘 해야 될 터인데 41
뭣을 먹고 사는지 45
고 숨만 안 차도 53
작은 딸 전화 받고 막내아들 전화 받고 57
오래 살다 보니 59
조팝꽃 피면 칼나물이 나는데 67

여름
풀이 멍석떼처럼 일어나니

디다볼수록 신기하게만 73
비가 오니 새는 귀찮겠지 77
사람도 그와 같았으면 81
호호로 백쪽쪽 86
꿈같이 살아온 것이 90
다 매고 나니 맘에 시원하다 93
한티재 하늘 95
강낭콩 팔기 98
빨간 콩은 빨개서 이쁘고 100
돈복이가 잘 부르는 노래 103
지금은 내 땅에 심그니 108
친구 할매 112
매미가 빨리 짐 매라고 114
어찌나 사람이 그리운지 119

가을
사람도 나뭇잎과 같이

산소에 술 한잔 부어놓고 126
점심도 안 먹고 읽다 보니 133
사람이라면 고만 오라고나 하지 136
도토리로 때 살고 139
편지 144
거두미 147
그 많던 까마귀는 어딜 갔는지 150
메주 쑤기 154
부엌이 굴뚝이여 156
방오달이 158
믹서기 163

겨울
뭘 먹고 겨울을 나는지

묵은 장 169
겨우 눈을 쳤지 171
왜 그리 꾀 없는 생각을 했는지 174
<작은책>을 들고 읽다 보니 176
사람이고 짐승이고 담이 커야 181
마을회관 183
오늘은 내가 제일인 것 같구나 185
사는 게 사는 거 같겠나 189
자다가도 이불을 만자보고 193
나 살아완 생각이 나서 194
동생 머리가 옥양목 같아서 198
손으로 뭘 만져야 정신이 드니 202
어떻게 이해성이라고는 없는지 205
노래 글씨가 나와서 보고 불렀다 207
또 봄일 하느라고 바쁘겠지 209

책을 내면서 211
할머니 이야기(손자 탁동철)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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