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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183195 / 340쪽 13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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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늦은 나이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박찬순은 활동 초기부터 젊은 작가들 못지않은 활달한 필력을 보여주며 국경과 계층, 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개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것은 동시대의 현실 속에서 개인들이 겪는 삶의 리얼리티를 충실하게 재현해내려는 태도다. 특히 이국의 세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공간 이동은 박찬순이 들려주는 개인들의 서사를 보다 다채롭게 만드는 인상적인 요소다. 이러한 공간 이동은 작가의 꾸준한 공부와 부지런한 취재를 짐작게 하는 섬세한 디테일들과 어우러지며 박찬순 소설의 육체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이 소설집 바로 이전에 발간된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강, 2018)에서 작가는 이러한 공간의 확장과 더불어, 이국의 공간을 배경으로 음악이나 문학 등의 예술 행위를 하거나 예술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개인들의 삶에 집중하는 새로운 소설적 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예외적 개인들의 이야기는 일견 우리가 당면한 동시대의 삶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시선이 예술적 삶에 대한 낭만적 지향과 함께 예술을 둘러싼 현실 세계에 대해 특유의 사실주의적 관찰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박찬순 소설을 특징짓는 리얼리즘적 현실 인식의 확장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예술 또한 우리의 현실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이번 소설집에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은 이전 소설들에서 이국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던 작가의 소설적 관심이 현재, 한국의 현실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에 일어난 일들을 중심으로 작가의 소설들이 한국 현실의 내부를 보다 찬찬히 들여다보는 쪽으로 소설의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공교롭게도 『암스테르담행 완행열차』의 발간 이후 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었던 최근 몇 년간의 현실과 겹쳐 있기도 하다. 소설집 속에는, 멀게는 2016년 구의역에서 있었던 스크린도어 정비공의 죽음에서부터 가깝게는 코로나로 인한 실직과 사망, 혹은 159명의 젊은 목숨들을 앗아간 최근의 10·29참사에 이르기까지, 실제의 비극적 사건들을 소재로 한 다수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 작가의 적극적 취재와 상상력이 결합된 이러한 기민한 현실 인식은 뉴스가 전해주는 건조한 사실들과 통계수치들에 가려진 인간의 모습들을 문학의 이름으로 호명한다. 객관적 보도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개개인의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 뉴스를 통해 익명화된 정보나 숫자로 처리되곤 하는 인간의 죽음에 삶의 육체를 부여함으로써 그 죽음이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한 고유한 개인의 죽음이자 우리 모두의 참혹한 비극임을 기억하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소설집에서 작가가 수행하고 있는 문학의 역할이다. 이것은 또한 이 세계가 객관적 정보나 수치들로 기록되는 세계를 넘어 각각의 개인들이 저마다의 아픔과 고통 어린 사연들을 지니고 살아가는 생생한 삶의 현장임을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할 것이다. 추천사 이번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정확히 끝없이 추락하는 이들에 대한 너무도 쓰라린 기록이자 정직한 보고이다. 그러나 그 자신 어둠의 일부로서 어둠 속을 배회하면서 작가의 시선은 슬픔의 내부에서 이미 스스로를 들어 올리고 있던 빛의 순간들을 정밀하고 곡진한 이야기와 언어로 채집해 보여준다. 아프리카 소년 아둠이 고향 강의 꽃향기를 그리워하며 파리 한복판에서 그려낸 ‘검은 모나리자’는 탈북 소년 철웅,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스러져간 이란 여대생 라일라와 한국인 친구 희진, 대형물류센터 상하차 작업 중 쓰러진 대학생 K, 목숨을 담보로 일하는 스크린도어 계약직 정비공 성호 등이 함께 찾고 있던 빛의 표상일 것이다. 『검은 모나리자』는 소설의 섬세한 언어와 이야기의 힘이 동시에 희귀한 희망의 능력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다. _정홍수(문학평론가)
검은 모나리자
네가 떠난 그 자리에서
신 테트리스 게임
끝없이 나선형으로 나 있는
팽이 돌리는 소년
아라크네의 후예들
죽은 자의 향기
하수오(何首烏)
바람의 노래
탈출
황금소로(黃金小路)
해설 거미줄과 꽃향기 | 박혜경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