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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별 한국전쟁의 빛을 찾아서

손석춘 저 | 철수와영희 | 2023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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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215898 / 412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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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역사의 아픔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손석춘 소설의 미덕 정전된지 70년이 지났지만, 아픔의 기억은 여전하고 상처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안팎으로 작용한다. 작가 손석춘은 분단과 그로 인한 갈등을 깊이 천착해왔다. 손석춘의 리얼리즘은 언제나 여기에 있다. 기억되지 않는 슬픔과 상실한 공동체, 잃어버린 철학과 언어를 되살리고자 하는 작가의 치열한 기록은 지금 이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해원과 호흡을 같이한다. 작가가 설정한 인물이 꿈을 품은 청년들인 것도, 그 배경이 동네 바로 뒷산인 것도, 언제나 우리말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고집도 그러한 까닭일 것이다. 연희대학 철학과에 입학한 두 남자와 한 여자. 스무 살 동갑 세 청년은 사랑과 우정을 키워가며 각자의 철학을 정립해간다. 맑스와 동학사상을 종합하려는 ‘진철’과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수철’, 불교철학에 가치를 두고 있는 ‘지혜’는 각자의 사유를 통해 시대를 통과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들은 곧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면서 차례로 흩어진다. 수철은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주한미대사관에서 공보실 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북한의 남침 직후 주한미대사관이 일본으로 옮겨 가고, 수철은 거기서 미국 군 기관지 〈성조지〉의 종군기자로 파견되어 전함에 오르게 된다. 1950년 9월 15일 개시된 인천상륙작전. 수철은 그 한가운데에서 불바다가 되어가는 월미도와 소월미도, 인천항을 차례로 목격한다. 한편 진철은 의열단 단원이었던 아버지 때문에 알게 된 약산 김원봉의 일을 돕는다. 좌우합작운동을 펼치며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던 약산은 수배자로 ?기는 신세가 되고, 결국 진철은 약산과 함께 월북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각 들어서게 되고, 〈로동신문〉 기자로 있던 진철은 어느 날 인민군 제4사단과 함께 종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38선 야포의 함성이 터지면서 조선인민군은 한탄강 철교를 넘어 서울로 진입했다. 인민군 사단들이 연희대 문과대 건물(지금의 본관)을 사령부로 활용하면서 진철은 지혜와 짧은 만남을 가질 수 있었지만 곧 인민군을 따라 남하한다.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되면서 진철은 서울 방어전을 취재하기 위해 다시 지휘부가 자리한 연희대로 돌아온다. 이후 이 세 사람의 재회는 서울 수복을 위한 치열한 전투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만남은 결국 역사의 비극과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설레고 반가워야 할,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이들의 재회가 이루어진 장소는 연희동의 나지막한 능선, 어미산 중턱의 숲길, 이들이 이름 지은 ‘철학의 길’이 더 이상 아니었다. 104고지, 68고지, 216고지의 포화 한가운데였다. 손석춘은 「작가의 말」에서 “소설의 무대는 많은 이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곳”이라며 “한국전쟁의 가장 격렬한 전장 가운데 하나임을 대부분 모른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한다. 역사의 상처가 그러할 것이다. 지나치는 곳곳이, 스쳐가는 누군가가, 단지 지나치고 스쳐가지 않는 한 이야기는 언제까지 살아서 이어질 것이다. 원시별로 다시 태어나는 죽음들 하나 하나 전쟁은 끝이 났다. 그러나 종전이 아닌 휴전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며, 저자의 말대로 “우악살스런 괴물”을 끊임없이 낳고 있다. 홀로 남겨진 지혜는 더 이상 살아갈 힘이 남아 있지 않았지만, 결국 맞서기로 다짐했다. 진철이 남긴 취재 수첩에 유난히 꾹꾹 눌러 쓴 ‘곰’이라는 글자 때문이었다. 신화적 의미로서의 곰은 흔히 새로운 생성을 의미한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직접적으로는 지혜가 품은 태아를 뜻하겠지만,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결국 그것은 “생을 마치려던 충동”을 떨쳐내고 “우악살스런 괴물에 맞설 힘”이 되고, “마음놓고 사랑할 수 있는 세상을 일궈내고 싶은 욕망”이 될 것이다. “어슬렁거리는 곰이 시나브로 작아진다 싶더니 아장아장 다가온다. 총상을 보들보들 핥아준다. 쑥 내음이 향긋하다. 몸도 날아갈 듯 개운하다. 푸근함에 젖어들던 진철은 아기 곰이 하도 어여뻐 자꾸만 감기는 눈을 부릅뜬다. 아기 곰이 이끄는 대로 지혜가 진달래꽃 뿌려놓은 철학 강의실을 사뿐히 지르밟아 걷는다. 문밖에서 돌아보니 문학관은 돌비알이다. 암벽 아래 작은 동굴과 고만한 바위가 보인다. 조금 전 밀고 나온 바위다. 마주친 세상은 별빛으로 총총 눈부신 별숲이다. 잔별과 잔별이 그들 사이로 숲길을 그린다.” (407~408쪽) 손석춘 소설의 미덕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우리말 사용의 능수능란함이다. 손석춘에게 소설을 쓰는 행위는 우리말로 우리 민중의 가슴에 남은 상처를 제대로 밝혀내 진단하고, 그 상처를 “보들보들 핥아”주는 주는 치유 과정이다. 상처의 치유는 결국 새로운 살을 돋게 하는 생성의 힘이다. 그것이 “작은 동굴” 속에서 “고만한 바위”를 밀고 나온 아이에게서 “쑥내음이 향긋”하게 풍기는 이유일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이 “한국전쟁의 까만 어둠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는 연가(戀歌)일 수도 비가(悲歌)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별이 탄생하는 초기 단계라는 “원시별”도 “까만 어둠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이리라.

저자 소개

  • 저자 : 손석춘
저자 : 손석춘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문학평론 <겨레의 진실과 표현의 과제>를 발표했다. 신문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일했다. 커뮤니케이션 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에 몸담고 청년들과 철학, 사학, 문학, 언론학을 공부하며 토론해왔다.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을 발표하고 남북으로 분단된 현대사를 배경으로 『코레예바의 눈물』, 『100년 촛불』, 『호랑이 눈썹』을 창작했다. 청소년과 소통하고자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세계사 이야기』 등을 썼다. 철학자로서 현대 철학의 새로운 길을 제안한 『우주철학서설』을 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사랑의 오솔길
1장 ‘너 자신을 알라’ 뜻 아는 사람?
2장 신성한 철학에 웬 계급
3장 우아한 건배 ‘새로운 철학을 위하여’
4장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괴물

2부. 불타는 섬으로
5장. 자유의 여신이 망치와 모루를
6장. 삶이란, 역사란, 우주란
7장. 소나무 아래서 붓다와 예수를
8장. 서쪽의 맑스, 동쪽의 수운
9장. 너희들 세상 온 것 같지
10장. ‘작은 스탈린’ 아래 살래?

3부. 넘나든 한탄강
11장. 남과 북이 모두 선망할 나라
12장. 얼마나 많은 동상을 세울까
13장. ‘조국’이 불러올 혼란
14장. 그 길에 마주친 젊은 주검
15장. 외침에 늘 강인한 생명력
16장. 낙동강 잠긴 피바다
17장. 집단학살에 살스런 대갚음
18장. 소년을 묻을 때 또 쌕쌕이가
19장. 첫 입맞춤, 몸에 기록해두셔요

4부. 어미산 불바다
20장. 찢어진 치마에 놓인 따발총
21장. 해원과 상생 가능하려면
22장. 뭘 해주었다고 애국하오
23장. 청상 될 아내의 탐스런 자태
24장. 참호 늘어선 사색과 사랑의 길
25장. 0.1초라도 망설이면 죽소

5부. 문학관 덩굴손
26장. 이글이글 화톳불, 어른어른 물안개
27장. 전쟁의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28장. 간도특설대 놈들이 국방군에
29장. 철학의 길에 포탄이 소낙비처럼
30장. 외세에 휘둘린 역사 지나친 죄
31장. 불천지가 삼킨 ‘소나무 언약’
32장. 부엉이 성찰에 수탉 울음
33장. 어떤 독재도 계급도 없는 나라

에필로그

작가의 말 | 한국전쟁의 빛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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