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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7750659 / 36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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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하이퍼월드 속의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뺄셈의 세계 속의 아바타
많은 “성인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이 현실 세계에선 사회 적응이나 의사소통에 장애나 불편함을 겪지만, 컴퓨터를 통한 가상공간에서는 비교적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컴퓨터 앞에 앉는 물리적 조건과 환경을 스스로 선택하거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교류에서 불편함을 덜 느낀다. 아바타를 통해 교류함으로써 불안감이나 지각 이상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고, 타인과의 만남에 대한 현장감도 느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 문화는 ‘자폐증적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메타-정보의 홍수라고 할 수 있는 현실과는 달리 “세컨드라이프”와 같은 가상공간에선 오가는 정보의 범위를 한정시켜 대화에 집중하거나 느슨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불필요한 정보가 뇌를 괴롭힐 일이 없는 셈이다.
저자가 만난 많은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이 들려주는 내면세계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즉 뇌 속에선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강렬한 체험을 하고, 과도한 정보를 과잉한 채로 수용하는 “하이퍼월드hyper-world”인 것인데, 이런 상태에선 지나치게 민감하게 지각하고 지나치게 정보를 많이 수용하여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대응할 타이밍을 통치기 쉽다. 하지만 아바타의 세계(이 세계는 대체로 익숙하고 정돈된 자신의 집에서 구현된다)에선 불안감을 주는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고, 눈에 보이는 세계를 줄이고, 타인과의 실제 접촉을 피할 수 있고, 안전하다는 감각을 유지할 수 있어 타인과의 거리를 줄이고 안전하게 교류할 수 있다. 가상공간은 이러한 “뺄셈의 세계”를 훌륭히 제공한다.
신경다양성 사회 속의 소수자로서의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을 “장애인”으로 보지 말고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 사회의 소수자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폐 스펙트럼 증상은 질병이 아니라 뇌신경구조의 다양성에 의한 것이며, 이러한 뇌신경구조의 다양성을 개인의 개성이나 다양한 경향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는 정상인과 구분되는 장애인이라기 보다는, 뇌신경구조가 발달된 형태가 대다수와는 다른 “비정형발달인”이다. 신경다양성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회에선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비정형발달인의 자폐 성향은 개성일 뿐이며, 가상공간과 같은 특정한 조건에선 얼마든지 그 개성이 충분히 표현될 수 있다.
신경다양성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자폐 스펙트럼은 장애라기 보다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뇌의 개성이다. 뇌가 정형적으로 발달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때에는 어려움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개성 그대로 존중하고 지원할 이유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장애인으로서 보호받고 배려받는 발달장애인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로서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운동이 가능한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운동을 한 주류 사회의 성소수자나 사회적 약자, 소수민족들의 소수자 운동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2022년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영화 《레인맨》(1988), 드라마 《굿닥터》(2013) 등에 이어 한국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폭을 넓힌 계기였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그려진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은 놀라운 계산 능력이나 기억력 등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천재로 분류되는 정형발달인이 소수인 것처럼, 범상치 않은 암기력이나 표현 능력을 가진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드라마나 영화가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긍정적으로 확산시키는 데에 일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폐 스펙트럼은 천재적 능력을 숨기고 있다”는 오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많은 “정형발달인”들이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에게 천재적인 능력을 기대하고, 범상치 않은 능력이 없다고 하면 실망하거나 혐오를 표현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전체의 존엄성을 존중하고 저마다 개성을 지닌 사회적 소수자로 살아가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신경다양성이라는 렌즈로 보는 인간의 다채로운 세계
저자는 “가상공간에서 만난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은 놀라움으로 가득 찬 하이퍼월드의 심오한 세계로 나를 안내해주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 뇌 속 세계의 깊은 연못 옆에 잠시 서 있었을 뿐이었는데도, 아주 먼 곳까지 여행했다는 감각이 있다.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의 느낌이 사물을 보는 법은 내가 세상을 느끼는 방법과 정말로 다르다. 그럼에도, 내게도 부분적으로는 그들과 닮은 느낌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내 주변 사람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경험도 했다”고 고백한다 (310쪽). 자폐 스펙트럼은 그 자체로 개성이며 인류가 자폐증적인 뇌의 작용을 잃어버린다면 대단히 귀중한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133쪽)이라는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활동가 그랜딘의 말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은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이 장애인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방식이나 스타일이 다른 사회적 소수자임을 밝히고,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장애와 비장애의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그리하여 신경다양성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보는 인간의 다채로운 정신세계를 그려내는 책이다.
역자 서문 ― 성인이 된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는 세계를 어떻게 볼까 9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의 내면 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
가상공간을 생각하는 새로운 관점, 신경다양성
프롤로그 18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인 존과의 만남
아바타로 만난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
제1장 자폐증과의 만남 ― ‘가상 뇌’로의 여행 27
자폐증은 뇌의 불가사의함으로 이끄는 문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가 경험하는 지각의 특징
소수파가 다수파 문화에 맞추는 것, 이문화 적응과 비슷하다
자폐증은 최고의 거울이다
가상 세계에서 자신과 만나는 사람들 40
‘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공간
가상 세계의 아바타들 ― 성장하는 분신들
문명을 창조하는 가상의 힘
아바타로 철학하는 법
가상 세계의 현장감과 일본 전통 문예
버추얼 에스노그래피, 모든 일의 시작 59
가상 연구소 ‘라 사쿠라’의 탄생
‘가상공간의 마더 테레사’, 젠틀 헤런과의 만남
가상 세계에 모이는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들
성인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할까
자폐증 연구의 새로운 과제
대화를 나누는 자폐 스펙트럼 아바타들 ― 가상공간 속 자조 그룹에서 안전하게 연결되기
“아바타는 모두 자폐증적이다”
과도한 정보를 뺄셈하는 세계
지각 과민과 정보의 압축
신경다양성(뉴로다이버시티)의 시대
제2장 자폐증의 사회사 ― 카테고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99
자폐증이라는 카테고리의 발달 101
자폐증 역사의 중요성
카테고리의 영향
미국에서의 자폐증의 역사
자폐증의 등장 110
‘자폐증’의 등장과 냉장고 엄마
냉장고 엄마 이론에 대한 의문
자폐증은 스펙트럼
‘자폐증’의 커밍아웃 120
한발 늦게 시작된 자폐증 소수자 운동 ― 미국의 움직임
템플 그랜딘의 등장
자폐증을 개성으로 활용한 그랜딘
진화한 그랜딘
자폐증 당사자들의 자서전 출판
할리우드의 공헌 139
영화 〈레인맨〉의 등장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
〈레인맨〉 현상
부모들을 불안하게 한 자폐증 원인설 148
자폐증 유행병설의 영향
예방접종 원인설의 공포
자폐증 ‘대유행’을 뒤집어엎은 사회학적 연구
발언하고 행동하는 부모와 시민단체 158
미국 시민단체의 전통
자폐증 연구에 개입하는 부모 단체 ― ‘지금 자폐증을 치료하자 재단’
전미 규모의 ‘발언하는 자폐증 재단’ ― 발족과 과제
헤지펀드를 통해 쌓은 부를 활용한 ‘사이먼스 재단’ ― 유전자 연구의 발전과 과제
컴퓨터와 뇌신경과학 시대의 신경다양성 171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자폐증 당사자들
인터넷과 뇌신경과학의 발전
신경다양성의 철학과 ‘괴짜’ 문화
제3장 뇌 속 세계의 과잉 185
가상공간 속 자폐 스펙트럼 아바타들
자폐증적 경험에 대해 생각하다 187
자폐 스펙트럼 아바타의 다양성
결여인가, 과잉인가
자폐증적 경험이란 무엇인가
신체적인 마음, 마음적인 신체
자폐증 세계의 감각 199
‘나의 언어로’ ―자 폐증의 자연 언어를 찾아서
신체화해 발화하는 것의 어려움
언어와 자폐증의 불가사의한 관계
음악이야말로 언어 ― 데릭 파라비치니의 사례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운동의 어려움 ― 청각장애인과의 차이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 마거릿
명상의 마음과 자폐증의 마음
다른 별에서 온 외교관
자폐증 자조 그룹에 모이는 아바타들 220
동지들의 허심탄회한 대화
불쾌한 골짜기? 특별 대우? ― 당사자들의 현실적 괴로움
매주 한 차례, 2시간 동안의 만남
사회자 애니스는 다리를 놓는 사람
명석한 두뇌, 무거운 몸의 우디
가상공간에 몰두하는 캐런(동시에 샐리이자 조지프)
고기능이기 때문에 더 힘든 래디언트
그룹 회합의 장점
아바타가 말하는 자폐증 체험 249
서로 공감하는 아바타들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 것은 피차 마찬가지
규칙을 대하는 태도
빈말과 솔직함 ― NT와의 차이
감각 과민과 감각 정보의 과잉
과잉 부하 때문에 컨트롤 불능에 빠지는 멜트다운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불안
무리하지 않는 것이 제일인가
스스로를 알고, 차이를 안다
아름다운 공감각의 세계
뇌의 과잉 발달과 편집
강렬한 하이퍼월드를 사는 사람들
에필로그 311
날치의 비상을 좆아 ―연고가 없는 자유 공간에서 활기를 띠는 아바타들
풍랑 속 배 위에서 흔들리는 관찰자
미국에서의 언어적, 문화적 소수자의 체험
존과의 재회
미주 331
참고문헌 3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