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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2828114 / 158쪽 106 x 1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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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광호는 다감하고 너그러워서 따뜻하게 보이지만 질병 같은 감수성이 늘 그를 괴롭히고, 허무와 공포에 침잠하려는 잠재의식이 결국 삶이라고 생각하는 불행한 인간이다. 그렇다고 불행에 함몰할 만큼 나약한 인간은 아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린다. 그 불안은 결국 죽음으로 치 닿는다. 죽음으로 수렴하는 불안이야말로 그것이 최종적으로 맞이하는 상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런 상징을 위한 원형, 신비, 강박적 상황의 광호 심리묘사에 집중한 결과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의식, 암시적 형상이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 소설은 일상어의 투박한 질감, 실감 나는 장면, 아름다운 미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서술 등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소설에서 기대하는 사실주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설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다르게 읽힐 수 있고, 다르게 느껴질 수 있고, 또 다르게 기억될 수 있는, 그래서 다르게 존재할 수 있는 소설의 존재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배포 있는 소설가라면 이 순수한 상징의 형식으로서 가능성에 매혹되어 온 존재를 주어버리는데 이성준 작가의 이 소설이 그렇다. 『2월의 외로움』 소설 속에는 표면에 가려진 또다른 소설이 있다. 그 표면에 가려져 있는 것이 소설을 쓰게 하는 모종의 불가해한 힘으로 작용한다. 독자들은 이 소설을 전형적으로 읽다 보면 세상에 던져진 광호의 모습에만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광호는 상징이다. 『2월의 외로움』 심층을 지배하는 것은 이성준 작가로 하여금 소설을 쓰게하는 힘, 광호가 환청과 환각을 보게 하는 힘, 바로 그의 어머니이다. 이 여인이 소설에 숨어있는 또다른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소설의 심층에서 줄곧 낮고 긴소리로 존재하는 광호의 어머니는 화장장, 녹색 철 대문, 붉은 경대, 나룻배 등의 가슴 저미는 삽화로 나타나는데, 이 소설의 기원으로서, 혹은 원형으로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준 작가의 소설 『2월의 외로움』은 사실주의의 언어로 사물을 직접적으로 지칭하는 이야기 소설을 벗어나 다성적인 울림으로, 혹은 대위법 같은 형식으로 존재하는 소설이다. 깊은 심층을 가진 이 소설의 언어들은 악보가 되고, 그 악보의 어울림을 통해 상징의 해석을 기다리는 기호로 존재한다. 독자들은 이 기호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소설의 읽기의 진정한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무척 추운 날이었다. 성당 앞 언덕길은 살얼음이 끼어 있어서 엉금엉금 걸었다. 그 얼음판 위로 때에 전 비둘기들이 우르르 몰려 다녔다. 너무 추워서 속눈썹이 쩍쩍 붙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핏빛 문을 한 뼘 가량 빼꼼히 잡아 당겨 어깨를 비틀며 들어섰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성수대는 메말라 있었다. 대신 궁륭 높이 차오른 고요로 인당을 씻고 눈 뜬 채 묵묵히 기도를 시작했다. 우선 로사리오를 바치고 돌아가신 부모님도 불러보았다. 제대 너머로 보이는 사도들의 봄꽃 같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조금 흘렀다. 그러고는 곧 성당을 나섰다. 청계천 다리 위에 웅크린 채 굶고 있는 비둘기 떼 옆을 지나 어둑해진 겨울 거리를 터덜터덜 걸었다. 낙원 상가를 거쳐 인사동으로 갔다. 내걸린 서화가 보이면 불쑥 화랑으로 들어가 훑어보고는 나왔다. 뭔가 허전해서 스스로 나 같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공평동 하늘 위를 날아가는 까마귀를 보았다. 모두 다섯 마리였다. 그건 나의 환각이지 싶다. 그 도심 한복판에 어떤 먹이가 있다고 까마귀가 다섯 마리나 날아갈까? 그러나 너무도 생생한 모습이었다. 광호에게도 나에게도 그렇게 삶은 신비와 상징을 남긴 채 미완으로 남을 것 같다.
2월의 외로움 1~13 …… 7
작가의 말 …… 1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