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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산의 시골버스 기사입니다 시골버스 운전석에 앉아 적어 내려간 묵묵한 운행일지

한귀영 저 | 문화잇다 | 2023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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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659614 / 23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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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오늘도 시시콜콜 수다 떠는 승객들 만나는 재미로 버스에 오른다’ 인생의 행로는 버스가 다니는 운행노선과 같습니다. 첫 노선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지만, 시간이 지나 반복되는 일상은 우리의 삶을 지루하게 만들거나, 지치게 합니다. 그러나 내 마음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가기가 어렵습니다. 누군가가 그려놓은 노선을 따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이 도는 것이, 어쩌면 우리가 타고난 운명인지도 모릅니다. 내 자유의지대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내리는 승객이 있어야 버스는 멈춥니다. 버스 기사라는 직업은 피곤한 직업입니다. 정신적, 육체적 모두…. 가끔 방전된 에너지를 충전하고자, 한 노선이 끝나고 살짝 끼어든 시간적 틈을 이용해 운전석에 앉은 채로 눈을 붙입니다. 그 짧은 시각에도 꿈을 꿉니다. 아내와의 만남, 학창 시절, 도시에서의 생활 등. 천연색의 화려한 꿈을 꿉니다. 잠에서 깨어나 운전석에 앉아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고는 현재의 직업에 새삼스러움을 느낍니다. 벌써, 시골버스 기사 생활이 4년 차가 다 되어가지만, 어디까지가 꿈이고 현실인지 분간을 못 할 때도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버스 좌석에 쪼그리고 앉아 잠자면서 꾸었던 꿈속 이야기들입니다. 우리 이웃의 이야기도, 저의 과거와 가족 이야기도 있습니다. 시골버스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소시민들의 생활공간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분들보다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며, 누리고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 속에서 내가 사는 마을 앞 승강장에서 낯이 많이 익은 학생이 버스에 올랐다. 자세히 보니 우리 아들놈이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로 얼굴 반을 가렸으니, ‘저놈이 내 아들인지, 이놈이 내 아들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아들놈이 버스에 오르자마자 단말기에 카드를 척 갖다 대었다. “안녕하세요.” 단말기에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일반은 ‘감사합니다’, 청소년은 ‘안녕하세요’, 어린이는 ‘반갑습니다’이다. 그래서 소리만 들어도 누가 버스에 승차했는지 대충 알 수 있다) “아들아! 아빠가 운전하는 버스인데 요금을 꼭 내야겠니?” “이 버스가 아빠 것은 아니잖아! 남들과 똑같이 대해줘!” --- p.27 “개를 멕이질 말던지.” 청천 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르시는 할머니의 푸념이다. 그것도 시골버스 기사가 잘 듣게 큰 소리로. 앉아 계시던 승강장 벤치 옆에는 큼지막한 개 사료 한 포대가 기대어 있었다. 아마 버스가 도착하기 전, 사료를 파는 가게 사장님이 먼저 옮겨놓은 모양이었다. 힘없는 노인이 20여 킬로그램이 되는 개 사료 포대를 옮기려 하니 엄두가 나지 않아 입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푸념이었다. 당신 한 몸도 가누기 힘든 노인이 거대한 개 사료 포대를 들고 버스에 오르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 p.80 충돌사고가 날 경우 운전기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보존키 위하여 핸들을 좌측으로 꺾는다고 하여 버스에서 가장 위험한 좌석은 버스 기사의 우측 좌석, 즉 조수석이고 안전한 좌석은 버스 기사 바로 뒷좌석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통계적으로 검증되었거나 학자의 연구로 보고되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시중에 떠도는 썰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p.111 버스 기사들은 아침, 점심, 저녁을 거의 회사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그런데 회사 구내식당의 메뉴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항상 그날이 그날이다. 단조로운 메뉴에 싫증을 내는 버스 기사도 간혹 있지만 매일 먹어도 배탈 한번 난 적이 없고 집밥 같아서 편안하고 좋다. 배차된 버스가 하루 종일 터미널에 들어올 일이 없는 노선인 경우 외부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경우가 있다. --- p.148 여름을 부르는 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이런 날이면 남한강 줄기 두물머리 근처 고급스러운 카페의 넓은 유리창을 흘러내리는 빗물을 보면서 사랑하는 그녀와 향기로운 커피를 한잔 마시면 좋겠다. 나는 특별히 카푸치노를 좋아하는데 이 커피는 테이크아웃 해서 빨대로 빨아 먹으면 절대 안 된다. 빨대로 흡입하면 층층이 쌓인 거품과 시나몬 가루를 동시에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무늬가 없는 백색의 커다란 잔에 입을 대고 달콤하고 향기 나는 시나몬 가루와 부드러운 거품, 그리고 진한 커피를 동시에 쭉 들이킬 때 진정한 카푸치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실 때 입술에 묻은 부드러운 거품은 상대방의 키스를 부르는 입술로 변한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다! 확대 해석은 하시지 말기를.) --- p.215

저자 소개

  • 저자 : 한귀영
저자 : 한귀영
인하대 조선공학과 졸업. 2010년 충북 괴산으로 귀농하여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농부로 변신하였다가 2019년 괴산군에 있는 유일한 버스회사인 아성교통에 입사하여 시골버스를 몰고 다닌다. 사계절이 바뀌는 버스 바깥 풍경에 감탄도 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정겨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기도 하며 제 잘난 멋에 웃고 떠들면서 살아가는 괴산 촌부.

목차

프롤로그

Ⅰ. 나는 괴산의 시골버스 기사입니다

Ⅱ. 사랑하는 나의 가족
아내의 얼굴에서는 아무 향기가 없다
아들아! 너는 이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익숙함과 새삼스러움에 대하여

Ⅲ. 우리 모두 아래를 보고 살자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도리
“어르신, 하나도 안 부끄러워하셔도 돼요!”
조금이라도 바람이 덜 불도록
깔딱고개 같은 삶
버스를 타고 다니는 모든 사람은 버스 기사 앞에 평등하다
억강부약
민원전화

Ⅳ. 우리의 정다운 이웃들
데자뷔
그놈은 꽃무늬 사각팬티라서 불가능하다
어이! 커피 한잔해!
개 사료와 시골버스 기사의 상관관계
헤어져야 하남유?
신데렐라의 틀니
그 녀석
가고 싶지 않은 노선
오창 가는 길
사람의 향기 1
사람의 향기 2
한 개의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서울 토박이의 둘도 없는 친구 영길 씨
혹시 내가 정말 일찍 왔나?
복권이나 한 장 사보슈!
묵묵히 살아온 한 남자의 인생 서사

Ⅴ. 자화상
나이 듦에 관하여
오늘 하루도 무사히
최고의 카타르시스
잔액이 부족합니다
정 주지 않으리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

Ⅵ. 여자! 또 하나의 다른 이름, 어머니
사기 결혼의 피해자들
사기꾼 할머니
치매
미안허유
효도 전화
“어른 하나, 학생 하나요!”
깻 자루 할머니
어머니는 죄인이다

Ⅶ. 분노 유발자들
저를 구원하소서
각서 대신 시말서
‘분명히 저분이 범인이야!’
눈을 맞추세요
내적 갈등
치매 노인 그리고 치매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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