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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924316 / 24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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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벗은 몸』은 슬픔을 담은 ‘때’의 기록으로 봐도 무방하다. 제목처럼 우리에게 낯설고 당황스러운 사건이 홀연히 다가왔을 때, 그리고 그 사건이 해석할 수 없는 불가해의 어느 지점을 표류할 것을 예견한다면, 슬픔의 정서는 일종의 피할 수 없는 모순으로 발전할 것이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모순과 정면으로 응시하고, 제법 오랜 시간 모순의 그늘에 머무르는 틈을 제공하는 것이다. 쉽게 떠나지 않는 모순과 관련한 낯선 생각이 이 소설을 출간하게 된 동력이 되어 주었다. ---「작가의 말」중에서 ‘저 사진이 언제 찍은 사진이지?’ ‘누굴 보며 저렇게 환히 웃었지?’ 질문은 부질없는 메아리가 되어 민태의 마음 깊은 곳으로 와 박혔다. 아무리 의문을 소명해도 이제 승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민태의 아내는 그렇게 흑백 사진 속 의문의 음영처럼 돌아오지 않을 강을 건너 버린 것이다. --- p.8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엉망이 된 내부를 발견한 민태가 서둘러 화장실부터 빠른 걸음으로 들어갔다. 물소리가 들렸고, 욕조의 물은 이미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욕조에 커다란 덩치의 성인 아이, 승민이 머리를 박고 있었다. 아마 꽤 오랫동안 이 행동을 반복했던 것으로 보였다. 욕조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승민은 괴로워했다. --- p.41 그녀는 승민을 치료할 수 있다면, 승민을 사회에서 인정하는 정상적인 학교에 보낼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감행할 준비가 된 사람처럼 매달렸다. 뇌 활동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는 약은 가리지 않고 처방받았고, 승민이 한사코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저녁으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을 먹였다. --- p.60 “당사자가 용서받을 마음이 없는데, 어떻게 용서하죠? 그게 용서인가요?” --- p.72 죄 고백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한 사람이 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일주일 동안 저지른 죄에 대해 민망할 정도로 자세하게 열거했다. 하지만 죄 고백이라고 하기에 그 내용이나 현상은 허탈할 정도로 사소했다. --- p.92 “아빠, 묶여 버리는 건 공동체가 아니야.” “…” “서로가 서로에게 뭐든 강요하고 강요당해야 한다면 그건 아무것도 아닌 거야.” --- p.115 추천사 좋은 소설은 설명하거나 가르치거나 결론짓는 대신 질문한다. 세상이 우리 눈앞에 드리운 화려하고 요란한 베일을 걷어 내고 묻는 것이다. 여기를 보라고. 여기에 이런 삶이 있다고. 우리가 외면하거나 무관심했던 이 세계의 민낯을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불쾌하고 고통스럽지만, 눈을 똑바로 뜨고 바라볼 때 우리는 알게 된다. 진정한 희망은 꾸며 낸 온실이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끔찍하고 징그러운 저 모습이 실은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벗은 몸』은 결코 쉬운 길을 택하지 않는 작가 주원규가 우리에게 건네는 날카롭고 비밀한 거울이다. - 문지혁 (소설가)
벗은 몸 | 7
작가의 말 | 2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