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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824193 / 29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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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랑’ 말고는, 대체할 단어가 없을 것이다.” 김겨울(「겨울 서점」 북튜버, 작가)
손닿고 싶은 모든 마음의 이름, 사랑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노래를 떠올리게 만들고, 또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매혹적인 문장으로 다가갈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에는 다섯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을 먼저 읽은 김겨울(〈겨울 서점〉 북튜버, 작가)은 발문을 통해 앤솔러지에서 독자가 기대하는 바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각 작가의 소설이 비슷한 정도로 재미있을 것, 동시에 각자의 서로 다른 스타일을 즐길 수 있을 것.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는 다섯 작가의 작품이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 독자를 즐겁게 한다.”(「남은 사랑을 볼 수 있다면」, 281쪽)
이유리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성재가 떠났다. 내게는 텅 빈 집과 아픈 고양이,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랑이 남았다.”
첫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에 담긴 능청스러운 상상력은 독자와 평단의 관심을 단번에 불러일으켰다. 이유리는 자신의 바람처럼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상큼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써내고 있다. 이 작품 또한 그중 하나다. 이별 후 쓸모없어진 사랑을 ‘감정전이’ 기술을 통해 이식할 때, 숨과 함께 뱉어낸 감정이 진분홍색의 몽글몽글한 기체로 나타나는 장면. 이 앞에서 독자들은, 힘겨워 숨겨둔 감정들이 어떤 색과 형태를 지니고 있는지 가만히 상상해보게 되지 않을까?
김서해 「폴터가이스트」
“눈을 들어 바깥을 바라봤다. 도시가 여름이라는 유리병에 담아둔 작은 모형처럼 보였다.”
김서해가 세상에 선보이는 첫번째 작품이다. 흐르고 섞이며 끊임없이 운동하는 감정 상태를 생생하게 포착해내는 데 탁월한 이 신인 작가를 소개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 여름에 시작된 두 소년의 만남과 그들이 겪는 기이한 사건, 그리고 그 시간을 관통하는 서로를 향한 감정의 물길. “애들이랑 있다가 너랑 있으면 물에 딱 들어갔을 때랑 비슷해”(108쪽)라고 말하는 인물을 보며, 독자들은 뭉뚱그려 표현해온 감정의 언어들을 되짚어보게 되리라. 그리고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틀림없이 기다리게 될 것이다.
김초엽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사장은 이런 생각에 도달했죠. 인간의 재료가 달라진다면 인간과 세계의 상호작용도 바뀌지 않을까?”
김초엽은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폭넓은 팬층을 형성한 후,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로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그 미래를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다. 이는 인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작가의 탐구심, 더불어 SF를 통해 그 관점을 매번 새롭게 갱신해가려는 의지 덕분일 것이다. 이 작품에도 그 진수가 담겨 있다. 인간의 재료, 즉 세계와 맞닿은 피부가 달라진다면? 녹슬고 싶다며 금속 피부를 제작해달라는 의뢰인에게 귀기울이며 이를 실현시키려는 인물, 이해를 위해 기울어진 그 마음에 독자들은 어떤 이름을 붙이게 될까?
설재인 「미림 한 스푼」
“자신이 그 정도로 겁쟁이란 사실이 서글펐지만, 아픈 건 죽도록 싫었다. 종말은 부드러워야 했다.”
설재인이라는 이야기꾼의 이름을 각인시킨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에서부터, 핏줄이 아닌 애정과 배려로 연결된 공동체를 만들어낸 근작 『내가 너에게 가면』까지. 놀랍도록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는 작가의 관심사는 ‘가정이 보호소가 되지 못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다. 이 작품 역시, 종말을 배경으로 세상을 좀더 오래 산 여자가, 아직 성년이 되지 못한 여자아이를 구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연약한 존재에 대한 사랑과 세상을 향한 분노가 실은 한몸이라는 것을, 강렬한 서사를 통해 느끼게 될 것이다.
천선란 「뼈의 기록」
“로비스의 구멍 없는 입은 소리를 따라 파형을 그린다. “박도해 님, 마지막 가시는 길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첫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과 장편소설 『천 개의 파랑』(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을 나란히 출간하며 천선란은 독자들에게 결코 잊히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깊은 곳까지 내려가 길어 올리는 특유의 문장, 죽음과 상실이라는 인간의 숙명적 사건을 바라보는 끈질긴 시선. 독자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이처럼 고통스럽더라도 어둠을 직시하려는 그의 작가적 태도에 있을 것이다. 묵묵히 들으며 애도하라고, 입 없이 설계된 장의사 로봇의 눈에 비친 인간의 죽음은 독자들에게 어떤 풍경을 보여줄까?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어루만져줄 것이다.
다섯 편의 작품을 모두 읽고 난 후, 독자들의 마음속에 남은 단 하나의 ‘원 픽’은 무엇이 될까? 이 작품을 읽을 때에는 이것이 마음에 들어오고, 또 다른 작품을 읽을 때에는 그것이 둘도 없이 최고인 것 같은, 그런 엎치락뒤치락하는 읽기의 즐거움을 자이언트 픽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와 함께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하여 독자들의 한 해가 손닿고 싶은 모든 마음의 이름, 사랑으로 가득하길 기원한다.
추천사
우정과 환대와 헤아림이라는 ‘손 내밀기’는 이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도 하나의 ‘손 내밀기’로 다가온다. 그것은 이 세 가지의 마음이 수동적이거나 관용적인 태도를 넘어 적극적인 행동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우정도 환대도 헤아림도 이들의 마음을 가리키는 데에는 부족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사랑’ 말고는, 대체할 단어가 없을 것이다.
- 김겨울 (〈겨울서점〉 북튜버, 작가)
책 속에서
단지 떠올리며 숨을 내쉬기만 했는데도 날숨에 뚝뚝 묻어 나올 만큼, 내 안에 이 기억들이 아직 생생하게 살아 있는 탓이겠지. 그건 아직도 이렇게 예쁜 색깔이구나. 이토록 고통스러운데도 이토록 아름답구나. 컵 속의 분홍색을 골똘히 들여다보며, 나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 pp.26~27
“그래서 너랑 다니는 거야.” 잘난 체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청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랑 다녀주는 거라고 시혜적으로 구는 것 같은데 내가 필요하다고 부탁하는 것처럼 들렸다. “애들이랑 있다가 너랑 있으면 물에 딱 들어갔을 때랑 비슷해.”
--- p.108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갈망, 혹은 진짜 내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란 대체 뭘까요? 그것은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서 한 사람의 뼈를 이루게 되는 걸까요. 그 마음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손끝에 닿는 두툼한 인공 피부의 감촉을 느낄 때면 알 수 있었죠. 아, 이 갈망은 분명 여기 실재하는 것이구나.
--- p.134
미림은 주경의 귀를 막고 입을 맞추었다. J의 결론을 알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원래 사랑이 묻은 행동에는 막연한 구석이 꽤 있는 법이다. 주경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보편적으로, 입을 맞출 땐 그래야 한다고들 하니까.
--- pp.228~229
언젠가 우주를 알고, 우주에서 자유로우며, 우주를 누빌 수 있다고 말이야. 하지만 그건 아직 이뤄내지 못했고 오히려 우주를 정복하려 하고, 여전히 우주에서 손짓 한 번 제대로 할 수 없지. 하지만 나는 아직 믿어. 인간은 언젠가 우주를 유영할 거야. 이 나비처럼.
--- p.267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게요 이유리 7쪽
폴터가이스트 김서해 59쪽
수브다니의 여름휴가 김초엽 123쪽
미림 한 스푼 설재인 175쪽
뼈의 기록 천선란 231쪽
발문 | 남은 사랑을 볼 수 있다면 김겨울 27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