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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438970 / 248쪽 127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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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한 사람의 세계를 넓히는 미지의 책 한 권을 건네다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그 사람답게 쓰였다면, 사람은 자연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저 서점 책장은 빛나네-”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통한다. 한 권 한 권 손길이 닿은 서가에는 빛이 머문다. (239~240면)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은 도쿄 서쪽 외곽에 위치한 오기쿠보에서 서점 Title을 꾸려가는 쓰지야마 요시오의 에세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서점 리브로에서 20년 가까이 일해온 베테랑이었던 그는 2016년 1월 독립해 자신만의 공간 Title을 연다. 서점 Title의 책들은 그의 철학과 가치관에 따라 큐레이션된다. 그러나 쓰지야마 요시오는 자기만의 관점을 잃지 않되, 큰 목소리로 강요하기보다는 작은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이제까지 몰랐던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책을 건넨다. 효율성에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에서 모르는 책을 읽는 데 쏟는 시간의 가치를 조용히 옹호한다.
책을 통해 몰랐던 감정과 지식을 흡수하는 경험을 거치며,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는 해상도가 높아져 내면의 빈곤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다. 서점은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거리의 대피소”라는(116면) 말 역시 공감을 자아낸다.
읽다, 잇다, 있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잇는 도쿄의 작은 서점
저자 쓰지야마 요시오가 Title에서 주고받는 것은 비단 책만이 아니다. 그는 책을 매개로 작가, 출판인, 운송 노동자, 그리고 누구보다 독자와의 소통을 소중히 여긴다. 세상을 떠난 남편을 이어 서점을 꾸준히 찾는 노년 여성의 일화나, 지금의 아내와 처음 함께 간 장소가 Title이었다는 어느 손님의 에피소드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공간의 힘을 느끼게 한다.
Title이 처음 문을 열던 날, 첫 손님이 들어왔기에 비로소 서점이 시작되었다는 그의 회고는, 구마모토 지진으로 공간을 옮겨야 했지만 손님들이 변함없이 찾아와주었기에 여전히 같은 서점이라 믿는다는 다이다이서점 점주 다지리 히사코의 말과도 통한다.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북 페어 ‘북쿠오카’를 창설한 북스큐브릭의 점주 오오이 미노루와의 만남에서는 멀리서 찾아오는 독자뿐 아니라 독립 서점과 동네 이웃들 사이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책과 서점이 지닌 가능성을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은 방식으로”(25면) 키워가는 일본 서점인들의 모습에서 책을 사랑하는 한국의 서점, 출판인들 또한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시대와 호흡하는 열린 공간으로서의 서점
서점은 거리에 열린 공간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으며, 돈을 내지 않더라도 마음 내킬 때까지 머물 수 있다. 요즘 시대에는 보기 드물게 너그러운 장소다. (52면)
이 책에는 독자, 동료 서점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일과 삶에 대해 깨달은 사적인 일화뿐 아니라, 서점이 한 사회에서 맡을 수 있는 공적인 역할에 대한 성찰도 담겨 있다. 쓰지야마 요시오는 그를 서점인의 길로 이끈 “서점은 그 시대를 자유롭게 편집하고 제안할 수 있다.”라는 말에 따라, 서점이 단지 책을 판매하고, 서비스와 편의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에 담긴 메시지를 지지하고 전파하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랫동안 근무한 대형 서점을 떠나며 조직의 방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소신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그렇기에 더욱 막중한 책임감으로 고민한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큰 피해를 입은 센다이에서 지역 북 페어를 열기 위해 현지 출판사 담당자와 만난 일을 쓴 「유리아게의 밤」에서 그는 ‘타인의 고통’에 어떻게 공감할 것인지에 대해 진솔하고도 사려 깊은 생각을 털어놓는다. 팬데믹 상황에서 소상공인으로서 겪고 느낀 소회가 담긴 글들 또한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저자 역시 한국어판 서문에서 일본뿐 아니라 바다 건너 한국에도 독립 서점들이 있다는 사실에 든든한 힘을 느낀다며 ‘BUY BOOK BUY LOCAL’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각별한 유대감과 연대 의식을 표하기도 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이 책을 펼쳐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쿄 오기쿠보에서 서점 Title을 운영하는 쓰지야마 요시오라고 합니다.”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는 도쿄 외곽에 위치한 작은 서점에서 바라본 정점 관측입니다. 1장은 책과 서점에 대하여, 2장은 마음에 남은 일들에 대하여, 그리고 3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달라진 일상이 테마입니다. 서점에는 매일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작은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죠. 한참 후 다시금 떠올리며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 일들도 꽤 많았습니다. 얼핏 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하고 별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잘 보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일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당신이 살고 있는 마을, 당신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평범한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는 일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편성으로 이어집니다. 그러한 놀라움 속에서, 저는 항상 일하고 있습니다. -쓰지야마 요시오,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추천사
임진아 (작가)
동네 서점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나는 단번에 서점 Title 앞에 서 있게 된다. 먼 서점을 나의 동네 서점으로 여기고 싶은 건 어떤 마음일까. 좋았던 서점을 매일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아닐까. 나에게 서점 Title은 작은 목소리들이 울려 퍼지는, 누군가의 마음을 반드시 밝게 비춰주는 곳이다. 책이 보내는 말을 건네받고 곧장 요즘의 나를 읽게 되는, 마음이 조용하게 바빠지는 서점.
좋은 서점에서는 나의 근황과 지나치지 말아야 할 세상의 소식을 만난다. 책이 건네는 말을 들으러 서점을 드나들어야 하는 이유가, 이 부드러운 책 한 권에,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문을 여는 점주의 뭉근한 일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점 안에는 책과, 그 책을 향하는 사람이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서점을 열었다는 소식을 만나며, 나의 마음속 선반에는 오늘의 빛이 들이찬다.
최세연 (속초 서점 ‘완벽한 날들’ 대표)
코로나19 덕분에 매일 서점 문을 열고, 서가를 정리하고, 손님을 만나고, 책을 입고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비대면, 거리두기 등 서점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뜸하다는 핑계로 게으르게 서점을 운영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 1, 2년의 시간이 휴식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좀 더 의미 있고 알차게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 일본의 도쿄에서 서점을 운영한 쓰지야마 요시오 씨의 일상에는 그의 단단함이 잘 담겨 있습니다. 그에게는 서점 운영자로서 가져야 할 원칙과 기준이 바로 서 있습니다. 서점이 하나의 상업 공간이라는 가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보고 가야 하는 방향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책을 읽고 나면 그가 세심하게 구성한 빛나는 책장이 선명하게 그려지고, 한 권 한 권 생명이 깃든 작은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그의 서점과 서가는 때때로 길을 잃고 주저앉은 제게 나침반이 되어주고 작은 불빛이 되어줄 것입니다.
책 속에서
얼마 전부터 한국에는 ‘독립 서점’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일본도 그런 분위기입니다. 이웃한 두 나라가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비슷한 움직임 속에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책과 언어의 매력에 이끌려 서점을 여는 사람들이 바다 건너에도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저 같은 소상공인에게는 든든한 힘이 됩니다.
한국도 그러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일본은 오래전부터 이어온 개인 상점들이 전국 유통 체인점에 자리를 내어주고, 어느 마을이나 비슷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분명 밝고 편해지기는 했지만, 그런 가게를 보고 있으면 인간과 인간 사이에 반드시 있어야 할 감정 교류가 희박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비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우리가 사는 마을에 우리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대해주는 장소가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BUY BOOK BUY LOCAL. 로컬이라는 느슨한 유대를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6~7면
며칠 전 행사 일로 구마모토에 있는 다이다이서점 점주 다지리 히사코 씨를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다이다이서점은 권수가 많지는 않아도 구석구석 정성이 느껴지는 쾌적한 서점이다. 자주 오는 기회는 아닐 듯해 서점 이전 전후에 변함없이 같은 서점이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다이다이서점은 구마모토 지진 후 이전했다). 다지리 씨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서가 앞에 서 있는 손님들을 보고 같은 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드러운 손길」 45면
“들어본 적 없는 책이라서.” 하고 미지의 책에 손을 대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보이는 세계는 점차 좁아진다. 이는 그야말로 갈수록 일상 곳곳에서 드러나는 모습이다. 사회가 경제나 효율을 우선시하고 거기 포함되지 않는 것을 잘라낸 결과, 사람들의 사고가 단순화되고 있다.
책은 본래, 이런 빈곤과 정반대에 놓인 것이었다. 어떤 책을 계기로 세계가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 텐데, 이는 몰랐던 지식이나 감정에 자극을 받아 세계의 해상도가 높아진 까닭이다.
-「‘빈곤’에 대하여」 55면
나는 인간이 책을 손에 쥘 때 느끼는 순수한 마음의 움직임이 좋다.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간이 되길 바라며 눈앞에 있는 책을 손에 쥔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설령 같은 날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해도, 내일은 조금 더 나은 서점을 만들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변함없이 오래 계속하고 싶다…….
-「오버 더 레인보우」 127면
어째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데, 다 같이 있었기 때문에 행복했던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만족한 상태에서 다른 누군가도 함께 있었기에 좋았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누군가와 이어져 있지 않다면 혼자 있는 것도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게 되리라.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189면
휴일. 다른 서점에 가보니, 필요 이상으로 목소리가 큰 책이 우선하여 놓여 있다는 걸 깨달았다. 기회만 있으면 수많은 사람에게 주목받고 다른 것들을 압도해버리고 싶다, 그런 자의식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는 책을 보면 내심 피곤해져서 축 처진 몸으로 서점을 나오게 된다.
서점이란, 책을 비슷하게 늘어놓는 듯해도 이렇게나 다른 성향의 공간이다. Title에 놓인 책은 목소리가 작고, 다른 책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일은 없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각기 무슨 말인가 중얼거리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를 흉내 내지 않고 그 사람답게 쓰였다면, 사람은 자연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것은 서점을 계속하면서 내 안에 싹튼 신념이기도 하다. 한 권의 희미한 목소리를 놓치지 않는다면 그 서점에 놓인 책도 차츰 빛난다.
“저 서점 책장은 빛나네-”
서점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런 대화가 자연스럽게 통한다. 한 권 한 권 손길이 닿은 서가에는 빛이 머문다. 그것은 책에 깃든, 우리 스스로의 작은 목소리다. 그저 책을 파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서가에 빛이 머물게 하는 일은 애정이 가득 담겼을 때에만 가능한지도 모른다.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239~240면
한국의 독자 여러분께
1부 책에 대한 것, 서점에 대한 것
서점은 ‘동적 평형’
행복의 신
깃발을 꽂다
북스큐브릭
뒤따라오는 이들의 시선을 느끼며
작은 자유
O 씨의 야구 모자
“여기 있는 책은 잘 모르겠어.”
엎질러진 물이다
쭉, 서점에 있다
부드러운 손길
책을 운반하는 노동자들
방관자는 되고 싶지 않다
‘빈곤’에 대하여
쉼보르스카와 양심, 소상공인
아무것도 몰랐다
‘아저씨’의 등
목소리를 듣다
책이라는 공통어
구멍 난 매대
2부 스쳐 지나간 것들
우연을 잇는 마을
두 사람의 장인
지금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게 아니다
유리아게의 밤
어머니의 ‘노동’
농부의 손
거리의 대피소
추억의 상점, 머나먼 거리
다카다노바바의 커피숍
작은 시스템
오버 더 레인보우
아침의 굴착기
아버지와 『소년 점프』
밝아오는 하루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갈 곳 없는 어른
급수 탱크의 오후
어느 꿈에 얽힌 이야기
H의 미소
3부 팬데믹 시대의 서점
2020년 3월
몸에 스미는 온기
그 또한 하루
서점을 계속하는 힘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
다시 문을 여는 날
걸으며 생각하다
미처 못다 한 말
도라에몽 사전
어쩌다 우연히
남겨진 ‘몸’
다음 날도 다음 날도 또 그다음 날도
거센 파도를 가르는 배
그 사람 안에 사는 소년
편 가르는 말, 위로하는 말
나에게 맞는 옷
기린 소나무
나는 이제 되돌아갈 수 없다
작은 목소리, 빛나는 선반―후기를 대신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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