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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런틴

그렉 이건 저 | 김상훈 역 | 허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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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090780 / 468쪽 145 x 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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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인류가 외계의 검은 구체에 의해 ‘격리(쿼런틴) 상태’가 된다” 양자역학을 토대로 인류를 ‘우주 파멸’의 존재로 구축한 충격적 상상력 작품 제목인 ‘쿼런틴(Quarantine)’은 ‘격리’, ‘검역’, ‘차단’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에서도 자주 언급된 단어인데, 『쿼런틴』에선 그 단어가 조금 다르게 쓰이는 것이다. 현실에선 전염병으로부터 인간을 격리한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쿼런틴』에선 ‘인간으로부터 우주를 격리한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인간이 우주 역병 병균의 숙주라도 된다는 것일까? 결말로 가면 그 말도 틀린 건 아니게 되지만, 초기 설정상으로 인류가 격리된 이유는 우주를 파멸로 이끌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양자역학적 지식이 다소 필요하지만, 『쿼런틴』을 문학작품으로 즐기는 데엔 그런 지식은 전혀 필요 없다. 인류가 ‘우주 파멸’의 존재가 되었을 때의 외계 종족의 반응, 그 외계 종족의 강제 격리를 영문도 모르고 당하는 인류의 반응, 혼란에 빠진 지구에서의 각 개인이 겪는 변화와 갈등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사를 꾸준히 따라 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양자역학에 대해 체득하게 된다. 『쿼런틴』을 읽고 나면 이 작품을 쓰기 위해선 양자역학에 대한 고차원적 이해가 필요했으리라 짐작하게 된다. 양자역학을 너무도 쉽고 정확하게 소설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그렉 이건은 양자역학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토대로 『쿼런틴』을 썼다. 위와 같은 맥락으로, 김상욱은 강연장에서 “물리학자라면 (경외감 때문에) 울면서 볼 책”이라 밝힌 바 있다. 양자역학은 실생활에서 잘 사용하지 않은 단어일뿐더러 우리가 친숙하게 체감하는 고전역학을 거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곤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쿼런틴』을 읽을 때 양자역학에 대해 천착하지 않고 서사적 재미만 추구하더라도 전혀 문제는 없다. 하지만 『쿼런틴』에서는 양자역학을 그렇게 어렵게 다루지도 않거니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읽으면 SF 특유의 ‘경이감’까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양자역학을 공부한다기보다 체험해 본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가기를 권장한다. 『쿼런틴』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지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수 능력’의 작동 원리를 이해할 때다. 『쿼런틴』의 세계에서 온 우주는 ‘양자 중첩’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나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이 ‘관측’한 존재의 양자 중첩을 깨뜨려 하나의 상태로 귀결시킨다. 인간의 시선이 닿은 존재는 중첩돼 있던 무한대의 가능성을 잃고 딱 한 가지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즉, 『쿼런틴』의 세계에선 인간의 눈길이 닿는 모든 것이 (인류를 포함해) 난도질당한다. 이 엄청난 세계관 앞에서 양자역학적 설명은 사소하다. 그러나 이 사소한 설명을 이해하면 이 비현실적인 세계를 무척 현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재난·디스토피아〉,〈포스트휴먼·초인물〉,〈추리·미스터리·하드보일드〉 모든 시대와 문학 장르를 초월한, ‘작가들의 작가’의 마스터피스 2003년 『쿼런틴』이 처음 출간됐을 당시, SF 독자들이 받았던 충격이란 실로 엄청났던 것으로 보인다. 20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재출간에 대한 독자들의 요청이 이어졌으니까. 이처럼 지속적인 요청과 찬사를 받고 결국 재출간하게 된 『쿼런틴』의 힘이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 무엇보다도 문학적 재미에 있다. 『쿼런틴』은 ‘양자역학과 하드 SF’라는 높은 허들을 가져온 만큼, 독자가 그 허들을 넘는 과정에서 지루하지 않도록 온갖 문학 장르의 서사와 분위기를 빌려와 쓴다. 『쿼런틴』에서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장르는 〈재난·디스토피아〉, 〈포스트휴먼·초인물〉, 〈추리·미스터리·하드보일드〉 이렇게 세 가지다. 이렇듯 최소한 세 개의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니, 『쿼런틴』을 수입한 14개국의 표지는 전부 제각각이다. 『쿼런틴』의 도입부는 ‘재난 서사’와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잘 담아내고 있다. 2034년 어느 날, 지구의 밤하늘에서 별들이 완전히 사라진다. 지름이 명왕성 궤도의 두 배나 되는 정체불명의 검은 구체 ‘버블’이 태양계를 완전히 감싸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당연히 전 세계적 혼란을 초래했지만, 그 혼란에 대한 대항마로서 디스토피아 소설에 나올 법한 기괴하고 강압적인 정부가 등장할 뿐 의외로 큰 문제 없이 30년이란 세월이 흐른다. 사람들은 별이 사라진 밤하늘을 일상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쿼런틴』의 캐릭터 및 초반 서사는 ‘추리·미스터리 서사’와 ‘하드보일드 캐릭터’를 잘 조합하고 있다. ‘버블’ 출현 후 30년 후인 2066년. 전직 경찰관이자 사립 탐정인 ‘닉’은 실종된 한 여성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 여성은 혼자서 거동조차 힘들 정도의 지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그녀가 생활하던 병원은 24시간 감시체제 아래에 있었단 것이다. 닉은 이 여성이 추적하는 과정에서 ‘버블’의 정체에 대해서 알아가게 된다. 주인공인 닉의 캐릭터엔 ‘포스트휴먼 특유의 고찰’과 ’초인물 세계관’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쿼런틴』에서는 외계의 검은 구체 ‘버블’에 버금갈 만큼 중요하게 다뤄지는 SF적 요소가 있으니, 바로 최첨단 유전공학과 나노공학의 산물인 ‘모드’다. 모드라는 일종의 신경 회로를 뇌에 장착하면 나노로봇을 통한 신경계의 재배열이 가능하며, 이는 곧 인간의 몸과 의식을 마음대로 제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모드를 장착한 닉은 내가 방금까지 쫓고 있던 적에게 충성하게 되고,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어도 전혀 슬퍼하지 않는다. 김겨울이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흥미진진한 추리극을 따라 가다보면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뇌와 정신의 관계라든지 삶의 무한한 가능성 같은 심오한 주제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쿼런틴』은 김겨울의 표현처럼 정말이지 “롤러코스터” 같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어려운 과학 이론에 머리 아플 새가 없을 것이다. 시대를 초월한 마스터피스에 대한 감탄하기 바쁠 테니까. 책 속에서 별들은 사라졌지만, 애당초 별들이 우리 것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인류가 실제로 잃은 것은, 별들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있다는 환상뿐인 것이다. --- p.40 일상생활의 수많은 국면이 개인 선택의 대상이 되어버린 지금, 뇌가 그 사실을 견디지를 못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고 과정에 새로운 계층을 덧붙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엄청난 힘과 자유로부터 자기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런 사고는 무한대의 역행에 가깝다.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싶어 하는지를 결정하고 싶어 하는지를 결정하고 싶어 하는 꼴이다. --- p.49 “그렇다면 사람의 가치관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얘깁니까?” “서서히 변화하죠. 좋은 이유에 의해.” “혹은 나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아예 이유가 없든가. 혹시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닙니까? 평균적인 사람은 어느 날 책상 앞에 앉아서, 숙고에 숙고를 거듭한 끝에 합리적인 윤리학을 만들어 낸 다음, 그것에서 결점이 발견되었을 때 적절한 수정을 가한다고? 그건 순수한 환상에 불과합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생에서 경험하는 일들에 이리저리 치이면서 그냥 살아가고 있을 뿐이고, 그들의 인격은 자기들이 제어할 수 없는 영향에 의해 형성됩니다. 그렇다면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뭐가 나쁘단 말입니까? 본인이 그것을 원하고, 또 그것에 의해 행복해질 수 있다면?” --- p.172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그게 바로 우리의 존재 방식이니 어쩌겠어요. 우리는 ‘자기 자신을 아는’ 우주일뿐만 아니라… 바로 그런 지식을 얻는 과정을 통해서, 자기들 대다수를 소멸시키는 우주인 거예요.” --- p.207 모든 것은 결국 평범한 일상으로 귀속되는 법이다. --- p.447

저자 소개

  • 저자 : 그렉 이건
저자 : 그렉 이건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 퍼스에서 태어나,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에서 수학 학위를 취득한 후 대학 병원 부속 의학 연구소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SF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부터 잡지에 중·단편을 발표하면서, SF계에 돌풍을 일으킨 ‘하드 SF 르네상스’의 대표 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장편 데뷔작이자 〈주관적 우주론〉 3부작의 첫 작품 『쿼런틴(Quarantine)』(1992)으로 디트머상을, 그 후속작인 『순열 도시(Permutation City)』(1994)로 존 W. 캠밸 기념상·디트머상을, 『비탄(Distress)』(1995)으로 쿠르트 라스비츠상·오릴리어스상·세이운상을 수상했다. 이후 장편 SF인 『디아스포라(Diaspora)』(1997), 『테라네시아(Teranesia)』(1999),『실트의 사다리(Shild’s Ladder)』(2001)를 잇달아 발표하며 명실공히 21세기 최고의 하드 SF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립했다. 중·단편집으로는 『행동 공리(Axiomatic)』(1995), 『루미너스(Luminous)』(1998), 『오셔닉(Oceanic)』(2009) 등이 있으며, 「오셔닉」, 「플랑크 다이브(The Planck Dive)」, 「보더가드(Border Guards)」로 휴고상·로커스상·아시모프상을 위시한 여러 SF상을 수상했다

역자 : 김상훈
SF 및 환상문학 평론가이자 번역가. 필명은 강수백이다. ‘그리폰북스’ ‘경계소설’ ‘SF총서’ ‘필립 K. 딕 걸작선’ ‘미래의 문학’ 『조지 R. R. 마틴 걸작선』을 기획하고 번역했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는 그렉 이건의 『쿼런틴』 『내가 행복한 이유』,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숨』,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 조 홀드먼의 『영원한 전쟁』, 로버트 홀드스톡의 『미사고의 숲』, 크리스토퍼 프리스트의 『매혹』, 이언 뱅크스의 『말벌공장』, 새뮤얼 딜레이니의 『바벨-17』, 카를로스 카스타네다의 『돈 후앙의 가르침』 3부작 등이 있다.

목차

1부 ㆍ007
제2부 ㆍ139

에필로그 ㆍ443
옮긴이의 말 ㆍ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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