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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조카 [리커버]

토마스 베른하르트 저 | 배수아 역 | 필로소픽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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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7832750 / 168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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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어느 인간 혐오자의 그로테스크한 우정 이 소설은 아주 기이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다. 질병과 고립으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베른하르트는 한 친구의 집에서 음악을 토론하며 파울 비트겐슈타인을 만나게 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광기로 정신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던 파울과, 폐병으로 늘 병원을 들락거려야 했던 베른하르트. 이 두 예민한 환자, 두 미치광이, 두 천재, 두 국외자는 서로 죽이 잘 맞아 끊임없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온갖 기행을 일삼는데, 두 사람의 날이 선 생각은 사회, 정치, 문화, 철학, 의료, 언론 등 당대 오스트리아의 모든 면에 대해 입에 거품을 물고, 가차 없이, 때로는 익살스러울 정도의 냉소와 독설을 늘어놓으며 우정을 쌓는다. 그리고 이 정신적 동반자 관계를 통해 베른하르트는 살아갈 힘을 회복한다. 하지만 두 친구가 만났을 때는, 이미 파울이 죽어가는 시점이었다. 소설은 파울이 베른하르트에게 했던 부탁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가 땅에 묻히는 날 이백 명의 친구들이 모일 거야. 그날 자네가 내 무덤에서 연설을 해 주었으면 해.” 그리고 소설은 이렇게 끝난다. ‘하지만 내가 듣기로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은 모두 합해서 여덟 명 혹은 아홉 명이 전부였다고 한다. (…) 나는 그의 무덤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다.’ 이 소설은 12년간 죽음에 하루하루 가까워져 가는 한 친구와 그 친구가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다른 친구 사이에 아주 힘겹게 지속되는 기이한 우정을 다룬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파울 비트겐슈타인이라는 광기와 천재가 기묘하게 결합된 인물과, 질병과 증오로 무장한 인간 혐오자 베른하르트 사이에 불안하게 지속되었던 우정이라는 관계 속에 숨겨진 인생의 그로테스크함에 적나라하게 직면한다. 자신을 고립과 자살충동으로부터 구했던 친구가 빈털터리가 되어 늙고 병들고 외롭게 죽어갔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와의 우정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베른하르트는 12년 동안 죽어가는 친구로부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빨아내고 있었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그리하여 베른하르트의 ‘증오의 장광설’은 죽어가는 친구를 저버린 자신의 비열함을 향하면서 절정에 이른다. 이 소설은 파울이 부탁한, 자신이 참석하지 않았던 바로 그 장례식에서의 조사를 대신하는, 죽어간 친구에 대한 뒤늦은, 회한에 찬 진혼곡이기도 하다. 천재와 미치광이, 질병과 죽음에서 건져낸 예술 광기와 죽음, 질병과 예술은 우정을 그려 나가기에는 다소 기이한 틀이다. 하지만 베른하르트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조카이자 자신의 친구였던 파울 비트겐슈타인과 나누었던 우정을 그리는 틀로 이 그로테스크한 장치들을 골랐고, 그 속에서 인생의 적나라한 진실을 끄집어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또한 베른하르트 특유의 문체로 유명한 독백하는 듯한, 반복적인 말투도 여전하다. 독자에게 얘기하듯이 이어 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문단 구분도, 뚜렷한 플롯도 없이 계속해서 펼쳐진다. 이러한 독특한 문체와 서술 방식은 오히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또한 그의 문체 못지않게 유명한 조국 오스트리아에 대한 혐오도 이 소설에서 다시 한 번 읽을 수 있다. 유럽의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으면서도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았던 혐오의 독설과 함께 당대 오스트리아 사회와 문화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소설이 주는 매력이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증오의 독설에도 불구하고 『비트겐슈타인의 조카』는 베른하르트의 소설 가운데 가장 부드럽고 인간적이며 유머러스한 작품으로 꼽힌다. 이런 독자들에게 권함 독일어권 문학의 보석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팬들이라면, 천재와 광기 사이, 그 얇은 차이를 의심해 본 적 있다면, 늙음과 죽어감에 대한 철학적인 소설을 원한다면, 그리고 작가 배수아와 금정연의 안목을 믿는다면.

저자 소개

  • 저자 : 토마스 베른하르트
저자 : 토마스 베른하르트
오스트리아의 작가. 현대 독일어권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힌다. 1931년 네덜란드 헤이를런에서 태어났다. 평범하지 않은 출생과 어머니와의 애증 관계, 고통스러운 가족사로 인해 죄의식과 저주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잘츠부르크에서 사회당 기관지에 정기적으로 지역 문화계 소식과 법정 기사를 쓰는 한편, 모차르테움에서 연기와 연출 수업을 받았다. 사건의 흐름보다는 의식의 흐름을 따르는 소설을 쓰며 스스로를 '전형적인 이야기 파괴자'로 지칭했다. 제국주의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대륙을 휩쓰는 동안, 유럽을 비롯한 많은 서구 국가의 작가들은 대부분 ‘문학적 망명’을 택했다. 조국과 맞닥뜨려 모순과 회의를 깨뜨리기보다 제3의 지점에서 관조적인 입장을 견지한 것이다. 하지만 베른하르트는 나치의 침략과 보수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조국 오스트리아의 테두리 안에서 끊임없이 기득권층과 갈등하면서도 문학을 통해 진실을 고발하며 기꺼이 맞닥뜨렸다. 1957년 첫 시집을 펴낸 이후 해마다 소설과 희곡을 여러 편씩 발표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질병, 혼란, 고독, 파멸, 죽음, 정신착란 등을 테마로 한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고, 1989년 58세로 세상을 떠날 때에는 이미 현대 독일어 문학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죽으면서 조국 오스트리아에서 저작권법의 유효기간 동안 자신의 작품을 출판하거나 공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언을 남겼다. 조국을 정직하게 객관적으로 보았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던 베른하르트는 죽음을 통해 조국이 자신의 저작권을 침범할 수밖에 없는 거장으로, 조국을 고소하는 존재로 관계를 역전시켰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혼란 Verstong』, 『바텐 Watten』,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Wittgensteins Neffe』, 『옛 거장들 Alte Meister』, 시집 『이 세상과 지옥에서 Auf der Erde und in der Holle』 등이 있다. 율리우스 캄페 상, 오스트리아 국가 문학상, 프릭스 메디치 상 등 유럽의 저명한 문학상을 대부분 수상했으며, 이탈리아의 펠트리넬리 상을 비롯한 몇몇 상과 표창은 거절했다.

역자 : 배수아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소설과사상』에 「1988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장편소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으로 한국일보문학상을, 2004년 장편소설 『독학자』로 동서문학상을, 2018년 소설집 『뱀과 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훌』 『올빼미의 없음』, 장편소설 『부주의한 사랑』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 『G.H.에 따른 수난』,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등이 있다.

목차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역자 후기 _배수아
서평 _금정연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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