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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듀나 저 | 퍼플레인 | 202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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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842241 / 272쪽 128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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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가장 현대적이고 동시대적인 미스터리 과거의 위대한 유산과 뛰어난 최신의 감각이 만날 때 19세기 말 에드거 앨런 포가 고전 미스터리의 원형을 구축한 이후로 미스터리 장르는 긴 시간 동안 미스터리 장르만의 미학과 관습을 쌓아왔다. 이러한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바탕으로 듀나는 이번 단편집에서 거장 작가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고전적인 장치들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용하면서 21세기 한국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이식해 세부를 덧붙여나간다. 아주 오래된 유산으로 만드는 가장 새로운 미스터리. 동시대와 공명하는 지점들을 만들어내는 정교한 솜씨가 돋보인다. 표제작인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회적 현상, ‘영화계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미투 운동’을 작품 내에 끌어들인다. 〈콩알이를 지켜라!〉에서 다뤄지는 남성 소설가들의 만행은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그리고 현실에서 횡행하는 불법 촬영 범죄를 연상시킨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의 풍경, 즉 마스크를 써야 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전개되는 〈콩알이를 지켜라!〉는 기시감에 머물지 않고 현실감을 증폭하기도 한다. 경쾌함과 세련됨, 그리고 긴 여운을 갖춘 이야기들 듀나와 함께 즐기는 미스터리 피크닉 발달된 과학기술은 과학수사의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 전반, 일상의 세세한 곳곳에 빈틈없이 투입되어 있다.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곳을 연결하는 디지털 기술은 미스터리한 사건이 개연성 있게 둥지를 틀 자리, 미스터리 소설이 성립할 공백을 더욱 좁혔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미스터리에 이끌린다. 진실과 거짓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태, 그것이 귀해질수록 미스터리는 더욱 매혹적인 이야기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바야흐로 우리는 새로운 미스터리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에 담긴 이야기들은 대부분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제시하거나, 진상을 완전히 다 보여주지 않는다. 범인의 정체부터 트릭, 범행 동기 등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대부분의 미스터리 소설과는 다르다. 미완으로 남은 이야기는 그 자체로 쉬이 잊히지 않는 여운을 준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에서 강우혁이 침묵으로 남긴 사연, 그리고 ‘피’의 의미를 우리는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범인의 정체와 범행에 쓰인 트릭이 밝혀지는 〈성호 삼촌의 범죄〉에서도 성호 삼촌을 결정적으로 화나게 만들었던 정상만의 말 한마디는 끝내 알지 못한다. 〈콩알이를 지켜라!〉에서도 은비가 진석의 작업실을 찾아가 상의한 일이 무엇인지 작품 내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이처럼 일부러 숨겨둔 구석이 있는 이야기는 그 구석 덕분에 현실성과 입체감을 얻는다. 나는 그가 정확히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른다. 삼촌은 아직도 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아무리 보채도 내가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똑같다.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 어떤 여자도 들어서는 안 되는 말이었다고. ─ 〈성호 삼촌의 범죄〉, 21p. 우리가 미스터리에 미혹되는 것은 그것이 규명되지 않은 채 미지에 남겨져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에 우리는 끌린다. 추리 소설은 미스터리를 이성과 논리로 파헤치고 밝혀내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전달하지만, 현실에서는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란 어렵다. 미완으로 남은 진실이 있다는 점이 이 단편들에 기이한 현실감을 부여하고 긴 여운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몇 번이고 되읽으며 새롭게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건 딱 하나야. 강우혁은 자기가 시체를 겹겹으로 쌓아가며 연출한 쇼가 무슨 의미인지 공식적으로 밝힐 생각이 없었다는 것. 침묵. 침묵. 침묵. ─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85p.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소설가 듀나의 문학 세계 저변에 깔린 미스터리를 전면에 들어올린 결과물이다. 본인은 그저 미스터리 고전의 패스티시만을 쓸 뿐이라고 말하지만, 이처럼 장르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고 마음껏 활용하며, 동시에 최신의 감각을 갱신해가는 작가는 드물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경쾌한 ‘코지 미스터리cozy mystery’이면서도, 영화적인 서술과 장치가 돋보이는 세련된 소설들이다. 새로운 이야기, 그러면서도 탄탄한 토대를 지녀 믿고 즐길 만한 픽션을 찾는 독자라면, 이 단편집이 반갑지 않을 수 없겠다. 한편으로 장르 작가들에게는, 곽재식 작가의 추천사처럼, 책꽂이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작품집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토끼와 함께 떠나는 미스터리 피크닉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 한국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거장이 쓴 수작이 모여 있는 책이라, 역시 책꽂이에 꽂아둘 만하다. ─ 소설가 곽재식 기이하고 불온한 이야기의 마력 퍼플레인 PURPLE RAIN ‘퍼플레인’은 SF·호러·미스터리를 중심으로 한 장르문학 브랜드입니다. 기이하고 불가해한 이야기,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상상력으로 퍼플레인만의 장르소설을 펴내고자 합니다.

저자 소개

  • 저자 : 듀나
저자 : 듀나
소설가이자 영화비평가. 1990년대 초, 하이텔 과학소설 동호회에 짧은 단편들을 올리면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로 각종 매체에 소설과 영화평론을 쓰면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평형추》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민트의 세계》 《대리전》 《태평양 횡단 특급》 등의 소설을 썼으며,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등의 논픽션을 썼다. 《평형추》는 2021년 SF어워드에서 장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목차

성호 삼촌의 범죄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
돼지 먹이
콩알이를 지켜라!
누가 춘배를 죽였지?
그건 너의 피였어
햄릿 사건

작가의 말 - 하지만 저는 미스터리 작가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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