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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9467647 / 148쪽 12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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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내 어린이의 최대 관심사는 생존이었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든 어떻게든 기를 쓰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 어린이는 언제나 자기 생의 맨 앞에 있었다. 어린이의 삶은 전쟁의 최전방에서 치러야 하는 전투 같았다. 어린이가 구사하는 언어는 미지근한 후방의 언어가 아니었다.
―16쪽, 이안, 산문 「동심, 단 하나의 진실」
대형마트 에스컬레이터 상행선, 엄마 아빠 사이 한 아이가 양편 힘센 팔에 매달려 자꾸만 자기 발 띄우며 노는 것을 보니 저 가족들 생각에 행복한 사람의 발이란 공중으로 몇십 센티미터 떠 있는 모양이리라 구름에 뜬 기분이란 천국처럼 까마득할 뿐이고 먼지와 불빛에 시달리다 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서서히 내려가는 길이 행복하기란 쉽지 않다
―38쪽, 김상혁, 시 「연기 혹은 유령」
좋은 그림이란 뭘까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린 거지
당신이 살고 싶은 집
당신이 바라온 가정
당신이 지켜낼 가족
어딘지 슬픈 구석이 있는
네가 만든 그림책을 좋아해
네가 만드는 가장 첨단의 것
네가 네 힘을 들여 이루는 모든 것
―44쪽, 남지은, 시 「잊었던 용기」
내일 또 보자
매일 바라는 내일이
매일 만나는 내일이 되었다
그때 하루는 끌어당기는 것이었다
공터에 푹푹 발자국이 찍힐 때
땅속에는 수북수북 이야기가 쌓였다
갈봄 없이 새싹이 움텄다
―60쪽, 오은, 시 「우리」
맑고 전지전능한 손가락들이 나의 장소를 흔든다.
날개를 뜯긴 작은 풍뎅이같이 굴러떨어져
내동댕이쳐진 마음.
부서진 채로 서랍 깊숙이 담긴 장난감 인형에게서
흘러나오는 어긋난 음의 마디들.
―71쪽, 하재연, 시 「단단하고 허약한 스노볼」
아이와 함께 보내는 하루는 종종 너무 긴데 일주일, 한 달, 하나의 계절, 그리고 한 해는 지나치게 빨라서 때때로 현기증이 나기도 한다.
긴 하루를 적절히 요약해 기록하기는 어렵다. 날아가는 세월을 붙잡아 기록하기도 쉽지는 않다. 미국의 시인 수전 그리핀은 그런 어려움을 레지스탕스의 일기에 비유한다. “우리에게는 잠깐의 깨달음만이 허락되며, 이것마저 방해받지 않는 짧은 틈을 타 빨리 기록해야 한다.”
―78쪽, 금정연, 산문 「아이-일기-어린이」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정적이 이어졌다. 이 어린 친구는 그 새만을 원하는 걸까? 아니면, 그 새를 포기할 수 있는 다른 새를 원하는 걸까? 가장 멋진 새는 무엇을 위한 새인 걸까?
―93쪽, 김복희, 산문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
나는 그들의 미래를 떠올린다. 때로는 명확하게 보이는 미래가 있다. 뚜렷하게 자신의 꿈을 밝힐 수 있는 아이에게서 보이는 어른의 모습이 있다. 나는 빠른 재생을 통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110쪽, 김소형, 산문 「꿈이 없으면 어떡해요」
우리 다 같이 꿋꿋하게 살아남자. 살아남아서 나도 반짝반짝 멋진 사람이라는 걸 온 세상에 펼쳐 보이자. 덕분에 나도 너희처럼 이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싶다는 의지가 생긴 거 같아. 그러니 끝까지 너희랑 함께하면서 세상이 조금씩 변하는 걸 지켜보고 싶어.
―133쪽, 박세랑, 산문 「나의 작고 어린 대치동 친구들에게」
아이의 작고 단단한 세계가 굴러와 난분분한 나를 읽는다는 생각. 오랫동안 터지지 못하고 맺혀 있던 어떤 주머니를 터트리고 사라지는 것만 같다고.
―143쪽, 서윤후, 산문 「열을 세고 난 다음에」
주변에 장애인이 없는가? 주변에 장애아가 없는가? 주변에 발달장애와 다운증후군과 자폐 스펙트럼과 뇌병변의 장애를 가진 이가 없는가? 왜 없을까? 우리는 이 없음에 대해서만 위장된 천진함을 가지고 살았던 듯하다. 아이는 특수학교에 다닌다. 운 좋게도 집 근처에 특수학교가 있었다. 이게 왜 운을 운운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154쪽, 서효인, 산문 「특수하지 않게 특별하게」
나의 작은 인간들은 웃고, 울고, 노래하고 지칠 줄 모른다. 멈추지 않는다. 어느 하루 무표정하게 벽을 바라본다. 시간을 가늠하고 어딘가로 서둘러 간다. 그곳은 내가 알 수 있을 것도 같고, 영영 모를 것도 같다.
―175쪽, 이근화, 산문 「작은 인간들」
지금의 내가 나의 아이를 이해하고 사랑하려면 어린 나의 삶도 필요하다. 아이에게는 어른이 필요하고 어른에게는 아이가 필요했다. 빨리 어른이 되어서 아이를 돌보고 싶다는 딸에게, 반농담처럼 어른이 되어서 아이를 낳고 돌보게 되면 엄마처럼 몸도 망가지고 매일 보는 친구들도 못 보게 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럼 우리 낳기 전에 엄마는 예뻤어?” 아이가 물었다.
―189쪽, 조혜은, 산문 「작은 인간들」
여는 글
013 이 안 동심, 단 하나의 진실
시
033 금정연 오늘의 뉴스
036 김복희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
038 김상혁 연기 혹은 유령
040 김소형 세상의 아이
044 남지은 잊었던 용기
048 박세랑 코끼리 다리로 종일 서 있다 건물 기둥이라도 되고 싶은 거니?
050 서윤후 돌처럼 속삭이기
054 서효인 백두는 백두
058 오 은 우리
062 이근화 떡의 꿈
066 조혜은 쥐탈
070 하재연 단단하고 허약한 스노볼
산문
077 금정연 아기-일기-어린이
088 김복희 세상에서 가장 멋진 새
096 김상혁 시선과 감정
106 김소형 꿈이 없으면 어떡해요
116 남지은 특별한 손님 이야기
126 박세랑 나의 작고 어린 대치동 친구들에게
136 서윤후 열을 세고 난 다음에
146 서효인 특수하지 않게 특별하게
156 오 은 망울망울 망울이
166 이근화 작은 인간들
176 조혜은 예쁜 아이
192 하재연 이끼가 구름 같아, 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