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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42629 / 296쪽 145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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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 기쁨과 슬픔 그는 쓴다. “인간의 진실은 슬픔에 더 가깝다”고. 하지만 그는 이렇게도 쓴다. “기쁨과 슬픔은 나도 모르는 사이 자리를 바꾸어 앉았다”고. 그러니 둘을 구분하려는 모든 시도는 헛수고이거나 결국 헛수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많은 슬픔을 견뎌야 하지만 그 슬픔의 진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기 때문이다. 1부에서는 기쁨과 슬픔 어느 한쪽으로 환원할 수 없는 생의 순간들에 대해 기록한다. ■ 그리움과 회한 시간이 휩쓸고 간 자리엔 그리움이 남는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느 봄날에 대한 추억,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친구와 보냈던 한밤의 열정…… 그러나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모두가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움은 그저 주어지는 시간의 부속물이 아니라 시간을 거스르는 자만이 성취할 수 있는 의지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그리움의 목록을 늘어뜨린다. 2부에서 시인은 그리워했던 순간들을 그때 그 순간처럼 떠올린다. ■ 황홀과 경이 예술 작품과 만나는 격렬한 순간에 우리의 내면은 변형된다. 허연의 삶을 연대기로 표기하면 중요한 구간들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올지 모른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앞에서 말문을 잃었던 날, 권진규의 조각을 보며 본질만 남은 인간의 형상을 봤던 날, 손상기의 「공작 도시」 앞에서 전율했던 날, 에릭 사티의 음악을 듣고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보며 영혼의 각도가 반쯤 이동했던 날…… 소년이었을 때부터 미술 잡지를 끼고 살았던 허연에게 새로운 예술가를 발견하는 일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했다. 일상이 줄 수 없는 황홀한 순간을 안겨주는 예술과의 만남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존재를 꿈꾸게 하는 유일한 스승일지도 모른다. 3부에서는 예술 작품 앞에서 경험한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다룬다. ■ 여행과 외로움 스물일곱 살, 두 사람을 떠나보낸 후 그는 한국을 훌쩍 떠난다. 몇 번이나 울었던 실크로드의 길들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순하고 슬픈 사람들이 먼저 떠오르는 스리랑카, 눈이 시려서 눈물이 나는 『설국』의 고장 에치고유자와, 공기마저도 아름다운 곳 부에노스 아이레스, 광기와 사랑을 같은 뜻으로 쓰는 곳 안달루시아, 길고 느렸던 나일강의 추억. 4부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기분들을 담았다. 인간은 외롭다. 그리고 여행은 자신의 외로움과 마주하는 일이다. ■ 냉소, 그리고 단독자 그럼에도 사람들이 허연에게서 맨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냉소와 비딱함이 아닐까. 그의 칼럼을 읽어 온 독자들이라면 그가 쓰는 지성과 논리의 언어에 더 익숙함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을 향한 냉소와 사유의 색깔이 돋보이는 5부는 무리 짓기를 누구보다 싫어하고 만장일치라면 도망부터 치고 보는 그의 ‘불편한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들로 구성되었다. 경직된 내면에 숨통을 틔워 주는 글들이기도 하고 우리 마음속에 잠재되어 있는 삐딱함에의 욕망을 건드리는 글들이기도 하다. ■ 경외 6부의 제목은 ‘무너지는 사람이 아름답다’이다. 6부에서는 그가 존경했던 삶들을 관통하는 경외감이 두드러진다. 살면서 한 번쯤 존재만으로도 빛이 나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다. 혹은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들은 무너져도 아름답다. 무너질 수 있었기에 아름답다. 허연의 마음에 두려울 정도로 아름다워 보였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그들을 떠올렸던 순간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마음속에도 그들을 향한 경외감이 물드는 것 같다. 허연은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삶에 깊이 각인된 어느 영화의 대사를 인용한다. “모두들 어쩌다 지금의 자신이 되지.” 그렇다. 우리는 모두 어쩌다 지금의 자신이 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당신이 ‘읽는’ 것은 지금의 허연을 만든 기분들일 테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만나는’ 것은 지금의 당신을 만든 수많은 기분들일 것이다. 그 책의 목록은 전혀 다른 순서와 구성으로 채워질 것이다.
프롤로그
1부 기쁨과 슬픔은 나도 모르게 자리를 바꾸어 앉았다 13
2부 누구나 최선을 다해 아프다 83
3부 사랑스럽고 초라한 지구를 거니는 일 143
4부 예외의 날들이 시작됐을 때 시를 쓰기 시작했다 183
5부 오늘 벌어진 일 다 진화다 243
6부 무너지는 사람이 좋다 2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