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필립 K. 딕 나는 살아 있고, 너희는 죽었다

에마뉘엘 카레르 저 | 열린책들 | 2022년 02월

북트리

정가
$50.00
판매가
$27.5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55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11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88932922065 / 520쪽 135 x 21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속에서> 스물네 살 나이에 전문 SF 작가로 자리 잡은 딕은 이 결정이 그의 삶 전체에 걸쳐 유효하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기회를 한 번 잡았을 뿐이라고, 일시적 상황에 역시 일시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37면 필은 음반 가게에서 일하던 시절 밤중에 글을 쓰는 버릇이 생겼는데, 이 버릇은 나중에까지 계속되었다. 아침이 되면 집 주변을 어정거리고 ─ 움직이는 반경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 서가에 꽂힌 중고 음반들을 점검하고, 특히나 황량하게 방치된 손바닥만 한 정원에 앉아 뭔가를 읽었다. 42면 하지만 그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어쩌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에서 어떤 의미를, 하나의 질문으로 여기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일 수 있는 것에서 어떤 대답을 찾는 범주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의 직업이 하는 일은 바로 이런 질문들을 상상하는 거였다. 72면 딕이 전에 쓴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들에서, 주인공은 세계의 질서에 관련된 엄청난 비밀을 우연히 발견하고, 믿으려는 이 하나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을 설명하려고 무진 애쓴다. 이 소설에서 딕은 또 다른 플롯을, 좀 더 소름 끼치는 플롯을 시도해 본다. 〈그만 빼놓고 모든 사람이 모른다〉가 아니라 〈그만 빼놓고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이다. 80면 그런데 불행히도 딕이 살면서 추구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혜였다. 『주역』을 기준 틀로 삼는 도교 사상이 유연함과 인내와 초연함의 효용에 대해 가르치는 모든 것, 더 넓게 말하자면 경험과 금욕에 바탕을 둔 삶의 접근 방식들은 그에게 전혀 흥미가 없었다. 이 점에서 그는 본질적으로 비의(秘儀)주의자였다. 107면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심리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딕이 소년 시절에 즐기던 놀이 중 하나였다. 그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어떤 종류의 정신병에 대한 성향이 강한지 보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질문했을 때, 거기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대답하는지 살폈다. 137~138면 『높은 성의 사내』를 발표한 이듬해 쓴 『화성의 타임슬립』에서 딕은 메스칼린을 잠시 맛보고 돌아온 헉슬리보다 훨씬 진지하게 〈정신병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작품 전체에 걸쳐 등장인물들에 파급을 미치는 어떤 자살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지구가 방기하고, 경쟁 세력들이 제각기 영토를 차지하고 힘을 겨루는 화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어떤 부동산 투기 이야기다. 141면 다른 사람의 악몽 속에서 죽는 것보다 끔찍한 일이 있을까? 144면 암페타민은 그로 하여금 몇 주 만에 소설 한 권을 끝내 2년 동안 10여 권이나 출판할 수 있게 해주었으나, 약물의 이러한 도움에는 끔찍한 우울증이라는 대가가 따랐다. 149면 이제 딕 주위에 모여든 팬들은 그의 안에 있는 어설픈 배우를 밖으로 끌어냈다. 그에 대한 전설이 만들어져 있었고, 그는 결코 이 전설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의 책들, 어쩌다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의 모습, 그리고 포인트 레예스 시절 거의 은둔자처럼 살았던 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그가 이상하고 마약 중독이고 망상적이고 천재적인 인물이라며 떠들어 댔다. 사실 그는 그렇게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그 모든 것이었다. 202면 양분법적 논리를 좋아하는 그는 세상에 두 종류 사람밖에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한쪽 사람들에게는 현실의 실체가 빛과 생명과 기쁨이고, 다른 쪽 사람들에게는 죽음과 무덤과 혼돈이었다. 가장 깊고 어두운 심연에서도 그리스도를 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도스토옙스키의 스비드리가일로프처럼 영원을 거미줄투성이의 불결한 욕실로 상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212면 딕이 생각하기에, 모든 악의 근원은 자기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것, 자기 껍데기 안에 갇히는 것, 정신 의학적으로 말하자면 〈조현병〉으로 진단되는 것이었다. 225면 어떤 SF 작가, 그것도 형편없는 문체의 작가가 쓴 글에서 전율이 느껴질 뿐 아니라 본질적인 무언가를, 근원적인 무언가를 접했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구절들을 발견하는 것은 참으로 기묘한 일이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의 일부분이며, 아직 아무도 그 깊이를 알아내지 못한 심연을 언뜻 보게 되는 것이다. 229면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에서 필 딕은 〈키플kipple〉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는데, 이 단어는 엔트로피 법칙에 의해 만물이 지향하게 되는 분해와 쓰레기와 혼돈의 상태를 뜻한다. 딕의 삶은 이 〈키플〉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지금 〈딕의 삶〉이라고 말했지만, 그게 정말 자기 삶인지 알 수 없고, 자기가 아직 살아 있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265면 『유빅』은 끝내기 불가능한 책이었다. 일반적으로 딕은 〈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끔찍이 힘들어했는데, 자기가 쓰는 작품이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280면 심하게 덴 적이 있는 그는 더 이상 믿고 싶지 않았다. 현실이 무언가를 감춘 담요라고, 우리가 바늘을 찌르기도 하고 다시 빼내기도 하지만 그 뒷면만 볼 뿐 나중에 찬란하게 드러날 앞면은 보지 못하는 어떤 태피스트리라고 말이다. 351면 그의 안에는 신이 20세기 후반의 미국에 자기 말씀을 전하기 위해 선택한 계시받은 자가 들어 있었다. 또 거기에는 이 계시받은 자가 빠져드는 환상을 끊임없이 고발하는 다른 사람도 있었다. 418면 딕은 반복해서 말한다. 우리가 삶 가운데서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자동차를 수리하는 거라고. 어떤 가상의 차, 일반적인 차를 말하는 게 아니다. 세상에 일반적인 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개별적인 차들뿐이며, 우리에겐 살아가면서 만나는 차들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머지는 모두 위험한 것들이다. 501~502면

저자 소개

  • 저자 : 에마뉘엘 카레르
저자 : 에마뉘엘 카레르 Emmanuel Carrere
유례없이 문학적인 저널리즘식 글쓰기로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은 현대 프랑스 작가. 〈문학적 다큐멘터리〉, 〈작가 자신의 에고를 벗어던지고 얻어 낸 문학적 성취〉로 정평이 났다. 1957년 파리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이곳에서 살고 있다. 파리 정치 대학에서 공부했고, 인도네시아에서 2년간 대체 복무를 했다. 3주 만에 완성한 데뷔작 『콧수염』(1986)은 존 업다이크로부터 〈멋지고, 번득이며, 냉혹한 작품〉이라는 평을, 『르 몽드』로부터 〈문학의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겨울 아이』(1995)로 그해 페미나상을 받으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졌고, 클로드 밀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어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기도 했다. 일가족을 살해한 실존 인물 장클로드 로망의 심리를 파헤친 『적』(2000), 뒤메닐상을 받은 『러시아 소설』(2007), 아카데미 프랑세즈 문학 대상을 받은 『나 아닌 다른 삶』(2009), 르노도상을 받은 『리모노프』(2011), 초기 기독교 역사를 재구성한 팩션으로 프랑스 내에서만 수십만 부 이상 팔린 『왕국』(2014)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전기 작가로도 탁월한 카레르는 어릴 적부터 영향을 받은 SF 거장 필립 K. 딕의 인생을 모든 소설 기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평전으로 발표하였다. 『필립 K. 딕』(1993)은 그를 심층적으로 파헤치며 그 인생이 경이롭든 거부감이 생기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동시에 카레르 자신의 인생과 감상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작품이다.

역자 : 임호경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에마뉘엘 카레르의 『러시아 소설』, 『왕국』,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1 00세 노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사흘 그리고 한 인생』, 『화재의 색』,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등이 있다.

목차

1. 버클리
2. 녹색의 소인(小人)들
3. 조지 스미스와 조지 스크럭스
4. 그가 실제로 했던 것
5. 집 안의 쥐
6. 중부(中孚), 내면의 진실
7. 바보짓
8. 부부의 광기
9. 실제의 존재
10. <혁(革)〉, 혁신, 허물벗기
11. 인간이란 무엇인가?
12. 이단적 예술가의 초상
13. 죽은 이들이 사는 곳
14. 〈프릭〉들
15. 흘러라, 내 눈물아
16. 영혼의 겨울
17. 제국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18. 폭군의 몰락
19. 말들의 친구, 뚱보가 만난 것
20. 종착지
21. 비평적 무더기
22. 그가 기다렸던 여자
23. 마지막에서 두 번째 진실들
24. 확정할 수 없는 사람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