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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이랑 x 이가라시 미키오 콜라보 에세이

이랑,이가라시 미키오 저 | 황국영 역 | 미디어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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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248463 / 260쪽 125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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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만날 수 없는 코로나 시대, 삶의 방향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첫 편지를 띄웠던 건 2020년 4월, 코로나가 막 시작된 즈음이었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공연을 하고 생계를 꾸리던 이랑 작가는 생활이 막막해졌고, 이가라시 작가는 30년간 출퇴근해오던 작업실을 접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던 중에 코로나라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빠르게 정리하게 되었다. 예기치 않게 시작된 전 지구적 재난 사태에 일상이 고립되어 가는 동안 둘은 랜선으로 만날 수 있는 편지에 더욱 집중했다. 비록 가끔 파업을 선언하거나 오역으로 유머를 구사하는 AI 통역기로 연결된 소통이었지만, 불완전한 언어로도 마음만 있다면 통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정확한 의사표현으로도 오해가 가득한 세상에서, 두 작가는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들처럼 소중한 감정을 나누고 기꺼이 곁을 내주며 서로의 힘듦에 공감했다. 이렇게 둘은 서로가 있어 2020년과 2021년을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다. 딱히 해결해보자는 건 아니지만, 같이 생각해볼까 합니다 세상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언제부터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인지 이랑은 늘 궁금하다. 돈이란 숫자를 그린 종잇장에 불과하면서, 2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돈을 모아 전셋집 보증금을 마련해 집주인에게 넘기는 삶, 그 아슬아슬한 테두리를 유지하기란 매년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인지 죽을 때까지 돈을 모아도 집 한 채 갖기 어려운 건 이상한 세상이 아닌지 신에게 묻고 싶다. 그런 이랑에게 이가라시 상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보편적 가치가 정해져 있기에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른다고 답장을 쓴다. 간편하게 가치를 셈하자고 만든 게 돈인데 어느새 돈, 땅, 주식이라는 ‘자본’ 그 자체가 가치 행세를 하고 있는 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어쩌면 은행에 있지도 않은 돈만이 굴러가는 사회라면 그런 세상은 망해버리고 다 같이 가난한 사회를 꿈꾸는 것이 더 사람에게 이로운 세상이 될 것 같다고. 어느 날에는 영화 「벌새」를 본 이가라시 미키오가 ‘보편성’을 화제로 올린다. 26년 전 한국의 여자아이들 이야기이지만 그 시절 일본과도 많이 겹쳐 닮아 보인다는 편지에 이랑은 답한다.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 사건을 겪은 한국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겪었다고. 그 이야기를 그만하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슬프고 그 이야기를 그만할 수 없다고. 이처럼 두 작가의 편지 속에는 하나의 뿌리에서 자란 나무이지만 나무에서 돋아난 가지들이 제멋대로 갈라지고 펼쳐지듯 넓고도 자유롭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편지들은 겪어보지 못한 사회의 풍경에 암담함과 불안과 조급함을 느끼고 있을 독자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위로로 다가가며, 앞으로 두고두고 떠올리게 될 코로나 시대의 인상을 가슴 깊게 남길 것이다. “유령이 되어서도 이어나가고 싶을 정도로 즐겁게 편지를 썼고 앞으로도 계속 쓰고 싶습니다.” 이 콜라보 프로젝트는 2019년 10월 11일, 이랑이 ‘이가라시 미키오 오피스’를 찾아갔던 그날로부터 시작되었다. 작업실로 깡충깡충 뛰어 들어간 이랑과 이가라시 미키오는 콜라보를 외치며 의기투합했다. 무엇보다 둘이서 나누는 대화가 무척 즐거웠으므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편지를 쓰기로 하고, 1년이 넘도록 랜선 편지를 보내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영화를 보고 삶의 조각들을 공유했다. 그리고 마지막이지만 결코 마지막일 수 없는 열두 번째 편지에서 둘은 생사를 초월한 두터운 마음을 나눴다. 1년 넘는 시간 동안 이가라시 상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 이가라시 상에게 편지를 쓰면서 이 일을 영원히 하고 싶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무당 친구 칼리 말로는 삶과 죽음은 나누어져 있지 않고 이승과 저승이 지금 여기에 함께 존재한다고 합니다. 신과 소통하는 칼리에게는 그런 세상이 보인다고요. 지금 당장 저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그의 말대로 이승과 저승이 이곳에 다 함께 있는 거라면, 많은 것들을 아쉬워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가라시 상과 저, 둘 중 한 명이 먼저 저승으로 간다고 해도 우리는 계속 연결될 수 있겠네요. 혹시 제가 저승에서 편지를 보내더라도 너무 놀라지 마세요. 어디서라도 즐거운 편지 주고받기를 이어나갑시다. (이가라시 상에게 보내는 열두 번째 편지 중에서) 이랑 씨와 편지를 주고받은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군요. 코로나로 어디도 가지 못한 채 일만 하는 와중에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난 한 해였습니다. 저는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도 하나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는데, 저와 이랑 씨 사이를 오간 이야기들과 거기서 탄생한 말들도 편지를 읽은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현실을 만들어냈으리라 믿어요. 정말이지 언어는 어디서나 싹을 틔우는 식물 같습니다. 설령, 시들어버리더라도 거기에 자리 잡은 뿌리와 씨앗에서 또 다른 싹이 돋아나지요. 어쩌면 오직 이런 방식만이 ‘지금과 다른 세상’을 만드는 유일한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이랑 씨. 조만간 또 편지 보내주세요. (이랑 씨에게 보내는 열두 번째 편지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이랑,이가라시 미키오
저자 : 이랑
서울 출생 아티스트. ‘이랑’은 본명이다. 정규앨범 〈욘욘슨〉 〈신의 놀이〉 등을 발표했다. 지은 책으로 『내가 30代가 됐다』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오리 이름 정하기』 『좋아서 하는 일에도 돈은 필요합니다』 등이 있다. 단편영화, 뮤직비디오 감독으로도 일한다. 스트리트 출신 고양이 준이치와 함께 살고 있다.

이랑을 소개합니다 (이가라시 미키오 씀)
음악, 영상, 문학, 만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너무도 다채로운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 그 저변에는 ‘돈’에서부터 ‘신神’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을 넘나드는 호기심이 깔려 있다. 보편적 메시지와 첨예한 퍼포먼스를 둘러싼 세상의 찬반 논란을 떨쳐내고, 스스로 피투성이가 되어 달려 나가기를 멈추지 않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세대와 국적을 초월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저자 : 이가라시 미키오
1955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 스물네 살에 《네 거짓말 토피아》로 데뷔했다.

1983년 《네가 나쁘다》로 일본만화가협회 우수상을 받았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다 1984년부터 2년간 휴식기를 가졌다. 그 후의 복귀작이 바로 《보노보노》다. 1986년 처음 출간한 《보노보노》는 크게 히트했다. 작가는 1988년에 고단샤 만화상을 수상했고, 《보노보노》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98년 《닌자 펭귄 만마루》로 쇼가쿠칸 만화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20년간 구상한 첫 공포 극화 《Sink》를 세상에 내놓았다. 2009년에는 미야기현 예술상을 받았다. 그 외에 극화 《카무로바 마을로》, 신의 모습을 그린 《I》, 야마가미 타츠히코 원작을 만화화한 《양의 나무》들이 있다. 《양의 나무》는 2014년에 제18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15년 《카무로바 마을로》가 영화로 제작되었다.
이가라시 미키오의 최근작으로는 《오늘을 걷는다》, 《나와 아이의 14장》, 《보노보노 인생 상담》, 《보노코레》, 《아무도 없는 곳에서 보는 경치》 들이 있다.

한국에서 엄청나게 인기 있는 만화 『보노보노』를 창조한 1955년생 일본인 만화가. 『보노보노』처럼 귀여운 그림체가 아닌 무겁고 심각한 그림체의 작품도 많은데, 그중 두 친구가 신의 존재를 찾는 『I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여러 번 읽고 싶은 명작이다. 1986년생인 보노보노와 이랑의 좋은 친구이며, 나이.성별.국적 불문하고 다양한 생명체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과 유연한 상상력을 가진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마다 특유의 귀염둥이 미소를 짓는 사람이기도 하다.

2016년 《보노보노》 연재 30주년을 기념하여 후지TV에서 새 애니메이션 방송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는데,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서 1천만 부가 판매된 《보노보노》는 이제 거북이북스 판으로 한국 독자들과 새롭게 만나고 있다.

2018년 거북이북스에서 출간한 《위로받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 《울고 싶은 날의 보노보노》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귀엽고 단순한 그림체에 심오한 삶의 메시지를 담아 전하는 이가라시 미키오. 다섯 살 소년의 결심은 옳았다.

역자 : 황국영
말과 글을 짓고 옮기는 일을 합니다. 서울예술대학에서 광고를 공부했고, 일본 와세다대학원에서 표상미디어론을 전공한 후 《퀴즈가 되다》를 출간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따끈따끈 목욕탕》, 《와글와글 해수욕장》, 《그렇게 어른이 된다》, 《이대로 괜찮습니다》, 《밤에만 문을 여는 마음 상담소》, 《어떡하지? 이럴 때 펼쳐보는 그림 사전》 등이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콜라보 합시다!

신은 왜 금은보화를 좋아할까요
어쩌면 AI를 만드는 건 신이 되고 싶은 것일 테죠
자전거만 타면 노래를 부르는 AI
사람들은 매일매일 누군가를 떠올리며 살더군요
기억할 수 없는 말들이 기록되는 시대를 살며
우리 인간은 올바른 언어를 구사하지 못합니다
신이라면 지옥을 만들 리 없지요
우리의 의식과 사고가 모두 신의 언어라면

그 이야기를 그만할 수 없습니다
머리로 생각하고 손으로 그리는 사람
제 장래 희망은 ‘구경꾼’입니다
인간의 삶이야말로 가장 큰 이야기다
노인이 되어서도 글을 쓰고 싶어요
제가 생각하는 3대 스트레스는 첫 번째가 돈, 두 번째가 병, 세 번째가 마감이에요
훔치는 건 자유로운 행동에 포함될까요
여차하면 다들 도망가

저는 준이치와 함께 집에서 죽기로 했습니다
고양이와 다름없이 날마다 먹고 자고, 다시 잠드는 평화로운 생활이 가능할까요
태어났을 때부터 죽음으로 변제할 때까지 빚을 지고 사는 인생이라니요
‘믿는다’는 건 아마도 인간에게만 있는 감정 아닐까요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모아도 그 돈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사실
살아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벌면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저는 제 친구들이 안전한 세상을 바랍니다
고난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이야말로 귀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에필로그 마음 한구석에 아직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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