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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돌아왔지요 윤제림의 행인일기

윤제림 저 | 난다 |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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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862870 / 420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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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언제나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고 있는 사람과 깨어 있는 사람. 누군가의 잠을 위해 누군가는 깨어 있고, 누군가가 깨어 있는 덕분에 누군가는 편히 잠을 잡니다. 자고 일어난 사람은 자신을 위해 밤을 지새운 이의 노고에 고마워하면서 ‘불침번’의 자리로 달려갑니다. 불침번은 말할 것도 없이, 잠들지 않고 서 있거나 주어진 길을 가야 하는 사람. 그는 자신의 수고 덕분에 세상이 무사하고 평화로운 것에 행복해합니다. 그걸 보람으로 알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잠을 깰세라 발뒤꿈치를 들고 걷습니다. 기침도 참고, 혼자 깨어 있는 시간의 고독과 적막을 참고 견딥니다. (……) 물고기는 밤낮 눈을 뜨고 있다지요. 산사의 풍경과 목어와 목탁이 모두 물고기 형상을 하고 있는 까닭을 짚어봅니다. 지금 저는 깨어 있어야 할 사람인지, 그냥 잠에 빠져도 좋을 사람인지를 생각해봅니다. _95~96쪽, 「고속도로에서」 더위와 추위를 한몸으로 받아낸 햇수만큼의 동그라미가 나무들의 나이테라지요. 인간의 몸에도 그런 표지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 끝없는 파문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절망과 희망이 밀물과 썰물처럼 끊임없이 일어났다가 꺼지면서 생겨난 문양. 그러나 그것들은 절대 그저 습관처럼 반복되어왔거나 하릴없이 그려진 무늬가 아닐 것입니다. 힘들고 고단한 시간에 대한 도전과 성취의 흔적입니다. 당연히 우리가 이 겨울을 통과하는 방식 또한 막연한 기다림이어선 안 될 것입니다. ‘춥지만’ 문을 열고 먼 곳을 바라볼 일입니다. 한 십 리 바깥까지 나가볼 일입니다. _112쪽, 「희망 한 단」 통영에는 버스 정류장마다 사람의 얼굴이 있습니다. 이 고장이 낳은 예술가들입니다. 생김새 그대로 시 같고, 소설 같고, 그림 같고, 음악 같은 얼굴들입니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 발자크의 말이 떠오르는 얼굴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이다. 한 권의 책이다.” 이 고장 사람이야 그렇다 해도, 타관 사람이 같은 대접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백석과 이중섭. 두 사람 모두 저 먼 북녘 사람. 그러나 얼굴이 ‘풍경’인 사람. 얼굴이 ‘책’ 한 권인 사람. 버스 정류장에 붙은 어느 음악가의 얼굴을 보다가 불쑥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한 인간이 풍경이나 장소가 되는구나. 어떤 이는 먼 곳에서 와서 낯선 고장의 이정표가 되는구나. 이 항구도시에선 얼굴이 마을 이름이 되는구나. 사람이 정거장이 되는구나.’ _223쪽, 「통영에서 2」 새해 아침 네거리에서 자주 허물어지는 마음의 경계를 다잡아봅니다. 회사원 시절 근무시간에 거리로 나설 때 책상머리에 써붙여두던 문구를 생각합니다. ‘Walk\u003dWork’. 이런 뜻이지요. “저는 지금 어딘가를 걷고 있습니다. (물론, 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이 제게 준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걷습니다. 저는 누군가의 ‘가로열쇠’, 제 곁을 지나는 사람은 저를 위한 ‘세로열쇠’. 네거리는 ‘십자말풀이’ 난을 닮았습니다. 아니, 세상은 거대한 ‘숨은그림찾기 판’. 저는 지금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_307쪽, 「네거리에서」 길도 하나의 물줄기입니다. 길을 따라 땅기운도 흐르고 사람의 운세도 흐릅니다. 이 열차 길이 거쳐가는 모든 고을을 두루 적시며 흘러야 하는 까닭입니다. 올림픽의 해에 열린 노선답게 화합과 평등의 길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서울-강릉’을 오가는 비행기나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일등 열차’가 서는 곳들만 ‘일등 마을’이 되어선 곤란합니다. 기차와 승객과 정거장 모두 절약된 시간을 어떻게 쓸지를 함께 고민해볼 일입니다. 넉넉해진 시간들이 버스와 자전거와 운동화에 고루 나눠진다면 좋을 것입니다. 따라가고 싶은 길들이 많을수록 좋겠지요. 그 길들의 이름은 모두 ‘이야기 길’입니다. _316쪽, 「강릉발 KTX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윤제림
저자 : 윤제림
충북 제천이 낳고 인천이 키워주었다. 동국대 국문과에서 말과 글을 배웠으며 같은 학교 언론대학원에서 공부를 더 했다. 1987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시가,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며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미미의 집』 『황천반점』 『삼천리호 자전거』 『사랑을 놓치다』 『그는 걸어서 온다』 『새의 얼굴』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동시집으로 『거북이는 오늘도 지각이다』, 산문집으로 『젊음은 아이디어 택시다』 『카피는 거시기다』 『고물과 보물』 등이 있다. 동국문학상, 불교문예작품상, 지훈문학상, 권태응문학상, 영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 속에서

 

목차

1부
1 서초동 향나무를 지나며 ……… 11
2 소월로 김소월씨 댁 ……… 14
3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 18
4 통영에서 ……… 22
5 그 여름날의 심학규씨 ……… 26
6 사람에게 물어보자 ……… 30
7 이별의 기술을 소년에게 ……… 34
8 제주에서 ……… 38
9 이름이 뭐예요? ……… 42
10 베짱이를 생각함 ……… 46
11 동경에서 ……… 50
12 터미널에서 ……… 54
13 경주에서 ……… 58
14 터진개에서 ……… 62
15 예식장을 나서며 ……… 66
16 올해 노벨문학상은 개인상이 아니다 ……… 69
17 시간을 읽는 다른 방법 ……… 73
18 마재에서 ……… 77
19 조계사에서 ……… 81
20 소리판에서 ……… 85
21 영릉에서 ……… 89
22 고속도로에서 ……… 93
23 터널의 시간 ……… 97
24 달력에 관한 명상 ……… 101
25 청진동에서 ……… 105

2부
26 희망 한 단 ……… 110
27 신문 가판대에서 ……… 114
28 도둑을 보내며 ……… 118
29 과천에서 ……… 122
30 새우소녀 이야기 ……… 126
31 명동에서 ……… 130
32 연남동 가는 길 ……… 134
33 용문산 자락에서 ……… 138
34 영화관을 나서며 ……… 142
35 아우내에서 ……… 146
36 해방촌에서 ……… 150
37 소래포구에서 ……… 154
38 강릉 선교장에서 ……… 158
39 잠수교에서 ……… 162
40 안산에서 ……… 166
41 달빛장터에서 ……… 170
42 종로를 지나며 ……… 174
43 새 나라에서 ……… 178
44 게스트 하우스를 나서며 ……… 182
45 역삼동에서 ……… 186
46 장충체육관을 지나며 ……… 190
47 소나무숲에서 ……… 194
48 병원에서 ……… 198
49 파주에서 ……… 202
50 야구장에서 ……… 206

3부
51 박물관에서 ……… 212
52 순천식당 앞에서 ……… 216
53 통영에서 2 ……… 220
54 정림사지에서 ……… 224
55 헌책방 축제에서 ……… 228
56 지리산 둘레길에서 ……… 232
57 미끄럼틀 곁에서 ……… 236
58 편의점에서 ……… 240
59 이발소에서 ……… 244
60 화성에서 ……… 248
61 망원동에서 ……… 252
62 동경에서 2 ……… 256
63 대학 입시 고사장에서 ……… 260
64 공주 마곡사에서 ……… 264
65 종묘에서 ……… 268
66 여운형기념관에서 ……… 272
67 세운상가에서 ……… 276
68 매향리에서 ……… 280
69 제부도에서 ……… 284
70 망우리에서 ……… 288
71 춘천에서 ……… 292
72 새남터에서 ……… 296
73 정유년을 지나며 ……… 300
74 네거리에서 ……… 304
75 김영갑갤러리에서 ……… 308

4부
76 강릉발 KTX에서 ……… 314
77 와운당 가는 길에 ……… 318
78 진천에서 ……… 322
79 충주에서 ……… 326
80 동검도에서 ……… 330
81 한복집 앞에서 ……… 334
82 그들 편에서 ……… 338
83 바람 속에서 ……… 342
84 임진강에서 ……… 346
85 외솔 기념비 앞에서 ……… 350
86 한옥마을에서 ……… 354
87 목련꽃 그늘 아래서 ……… 358
88 외암리에서 ……… 362
89 시계탑이 있던 자리에서 ……… 366
90 보통리 저수지에서 ……… 370
91 문조당에서 ……… 374
92 윤필암에서 ……… 378
93 수족관 앞에서 ……… 382
94 안경점에서 ……… 386
95 대구에서 ……… 390
96 압구정동에서 ……… 394
97 동물원에서 ……… 398
98 인사동에서 ……… 402
99 익산에서 ……… 406
100 연못에서 ……… 410

작가의 말─행성을 향하여 ………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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