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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린 저 | 미디어창비 | 2021년 08월

최애, 타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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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1248302 / 144쪽 11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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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세태를 생생하게 그려낸 걸작. 미래 고고학자가 꼭 발굴해주길 바란다.” ― 아사이 료(148회 나오키상 수상작 『누구』 작가) “강력히 추천한다. 스물한 살, 감탄스러운 재능이다.” ― 히라노 게이치로 (12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일식』 작가) “뾰족한 신발 끝에 심장을 걷어차였을 때, 주인공이 느낀 것은 도취나 충격이나 동경이 아니라 통증이었다. 최애를 통해 자기 육체를 정화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도 애절했다.” ― 오가와 요코(104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임신 캘린더』 작가) 현실에서 아카리는 삶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늘 가라앉는 기분이다. 학교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집에서도 누구에게나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짐짝 같은 취급을 받는다. 아카리는 자신의 존재가 무겁고 성가시다. 그런 아카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오로지 ‘최애를 파는 데’ 있다. 어린 시절 최초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던 초록색 사람 모양에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피터 팬을 똑바로 마주한 열일곱의 어느 날로부터 최애를 향한 사랑은 시작되었다. 사랑을 감각한 뒤에야 아카리는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제일 먼저 느낀 것은 통증이었다. 순간적으로 깊이 파고드는 예리한 통증, 그다음엔 밀쳐졌을 때 오는 충격과도 비슷한 통증. 창틀에 손을 올린 소년이 방 안으로 몰래 들어와 짧은 부츠를 신은 발끝을 달랑달랑 흔들었을 때, 그의 작고 뾰족한 부츠 끝이 내 심장을 파고들더니 무심하게 걷어찼다. (중략) 하나의 통점으로부터 쫙 퍼지듯이 육체가 감각을 되찾았고, 조악한 영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과 빛으로 세상이 선명해졌다. (15~16면) 피터 팬이었던 아역배우 최애는 어느새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되어 있었다. 그를 다시 발견한 순간부터 아카리는 그에게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오롯이 CD를 사고, 굿즈를 사고, 콘서트를 가기 위해 쏟아붓는다. 아카리의 일상은 최애의 활동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가족도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과도 쉽게 관계 맺지 못하는 아카리는 최애를 통해 휴대폰 창 너머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사를 나누고, 월요일 아침에 는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며 통근이나 통학을 하고, 금요일에 ‘최애를 예뻐하는 모임’이라는 구실로 마음에 드는 자기 최애 사진을 마구 올리며 이것도 귀엽고 저것도 귀여워서 미치겠다고 재잘대며 같이 밤을 새우다 보니 화면 너머로 생활을 공유하는 가까운 존재가 됐다. 여기에서는 내가 차분하고 야무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통하듯이 어쩌면 다른 사람들도 실제 자신과는 조금씩 다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반쯤 픽션인 나로 참여하는 세계는 따스했다. 모두 최애를 향해 사랑을 외치는 것이 일상생활에 뿌리를 내렸다. (41면) 그러던 어느 날, 최애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에 휩싸였다. 팬을 때렸다고 한다. 일파만파 퍼지는 말들 사이에서 아카리는 판단이 어렵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최애가 걱정이 될 뿐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최애를 더욱 철저하게 응원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최애’를 원동력 삼아 무기력함 속에서 가까스로 버텨온 아카리는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아카리에게 모든 것을 빼고도 남은 ‘척추’가 최애라면, 아쿠타가와상 수상 후 기자회견에서 우사미 린은 “소설이 저의 척추이고, 소설이 있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앞으로도 변치 않고 전력으로 써나가겠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대상이 무엇이든 그 누구든 ‘최애’로 삼고 사랑하고 그들의 성취를 함께 느끼며 ‘최애의 시절’을 보내고 있을 사람들에게는 『최애, 타오르다』 속에서 자신의 일상 모습을 발견하고 소름이 돋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세상’ 속 사람들의 간절함이 마침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해에 다다를 수도 있다. 그것은 어쩌면 문학 작품에 주어진 역할일 것이며, 2021년 이 시대 최신의 세태소설로 이 한 권의 소설은 더없이 완벽하다. 리뷰)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리며 웃기를 문학평론가 황예인 『최애, 타오르다』는 십대 여학생 아카리가 아이돌 그룹의 멤버 마사키를 사랑하면서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어른들의 몰이해를 버텨나가다가, 그 사랑이 끝나자 결국 무너져 내리는 이야기다. 혹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다. 삶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외에는 모든 것을 제거하고자 했던, 순전히 ‘척추’만을 남기려고 했던 선택 때문에 기어이 망가지고 마는 이야기라고. 그렇다면 사랑이 살렸다는 걸까, 아니면 망쳐놓았다는 걸까? 한 사람의 고유한 목소리가 담긴 이야기를 요약하는 일은 아무리 그럴듯하게 해내더라도 이내 찜찜한 기분에 휩싸이게 만든다. 마치 녹음된 나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색해지는 순간처럼. 내 안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 오직 내 귀에만 들릴 뿐인 이 소리를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을까? 우사미 린이 원했던 것은 아마 그런 것이었으리라.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무거워하고 생명의 증거로 자라나는 손발톱을 지긋지긋해하는, 이 세상의 중력을 거스르고 싶은 여자아이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일 말이다. 아카리가 마사키를 ‘최애’로 삼고 응원하게 된 때는 열여섯 살로, 그가 어린 시절 출연했던 연극 「피터 팬」의 디브이디를 발견하면서부터다. 영상 속, 뾰족한 부츠를 신고 방에 찾아온 그를 보며 아카리는 아주 예리하고 생생한 통증을 느낀다. 더불어 흐리멍덩했던 세상도 선명해진다. 이 사랑은 숨만 붙어 있던 육체에 살아 있다는 명징한 감각을 일깨워주며, 그렇게 한 사람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면서 시작된다. 이때 아카리가 택한 사랑의 방식은 해석이다. 그는 최애와 관련된 자료라면 무엇이든 모으고 남김없이 기록하면서 최애를 통째로 해석하고자 한다. 그 결과 아카리는 다른 멤버가 최애인 척하며 쓴 댓글을 한눈에 알아보거나, 최애가 인터뷰 도중에 보일 반응을 앞서서 정확히 예측할 만큼 그에게 정통하게 된다. 성실하고 꾸준한 해석 속에서 아카리는 언젠가 “최애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라며 밀어낸, 그가 느끼고 바라보는 세계”(27쪽)를 저 또한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므로 최애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아카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최애에게 예정된 몰락 때문이 아니다. 물론 팀 내 인기 순위의 하락과 팀 해체라는 연쇄적인 불행 속에서 그는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괴로워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힘겹게 만드는 것은 해석에 생긴 공백이다. 아카리는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고 공언하던 최애가 어째서 팬을 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해체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최애의 말을 “아무리 받아 적어도 속내는 보이지 않”(112쪽)아서 막막함을 느낀다. 이제껏 아무런 문제 없이 작동해왔던 최애를 향한 아카리의 해석이 멈춰 선다. 아카리는 충동적으로 그가 사는 맨션에 찾아간다. 그동안 일정한 간격이 주는 다정함과 평온함에 만족해왔지만,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최애를 해석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곳에서 맞닥뜨린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의 종말이다. 아카리는 빨래를 널러 나온 사람을 보며, 자신이 필사적으로 모아온 방대한 자료가 아니라 한 벌의 셔츠나 한 켤레의 양말에 오히려 한 인간의 현재가 담겨 있음을 깨닫는다. 이제 최애는 체온과 체취가 느껴지는 가까운 거리에서 누군가의 시선을 받게 될 것이다. 아카리는 비로소 최애가 인간이 되었음을 받아들인다. 삶의 감각을 일깨우며 사랑이 시작되었듯, 이 사랑에는 당연히 죽음의 순간도 포함되어 있다. 아카리는 맨션에서 벗어나 묘지 근처를 헤매다가, 절단된 국화꽃에서 풍기는 상처 난 식물의 냄새를 맡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욕창을 떠올린다. 그는 자신을 태어나게 하고 또 살아가게 해주었던 사랑이 끝나버렸기에 결국은 자신이 죽어버렸다는 진실에까지 이른다. 집으로 돌아온 아카리는 폭발하는 최애를 상상하며 바닥에 면봉 케이스를 집어던지고는, 화장(火葬) 후 뼈를 수습하듯 면봉을 줍는다. 그러곤 이때 네발로 엎드린 자세를 이후 취할 삶의 태도로 정한다. 탄생, 죽음 그리고 다시 펼쳐져야 하는 또 다른 삶, 여기까지가 바로 이 사랑이 미치는 범위일 것이다.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렸을 때 아카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나는 그가 환하게 웃기를 바란다. 그는 열여섯 살에 최애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했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사랑은 네 살 때의 기억을 되살려내며 시작된 것이다. 어린 시절 아카리는 최애가 나왔던 연극을 직접 본 적이 있다. 무대를 박차고 날아오르던 최애처럼 그 역시 제자리에서 몇 번씩 뛰어보았고, 그 순간 깃든 가벼움이 십이 년의 시간을 지나 그에게로 되돌아온 것이다. 그러니 또 네발로 기어가듯 살아가다가도 잊고 있던 어떤 감각이 아카리에게 찾아오기를. 사랑은 끝나지 않고 반복된다는 것을 경험하기를.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 이 사랑은 살린 걸까, 아니면 망친 걸까? 파괴하기 위해 고른 것이 고작 면봉 케이스에 불과해서, 또 그 와중에 뒤처리까지 염두에 두어서 아카리는 자신을 조소했지만 나는 어쩐지 그편이 마음에 들었다. 이 사랑은 그를 다시 한 번 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태도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이끌었으니까. 그런 게 언젠가 아카리가 최애의 눈빛에서 느꼈던 “거대한 에너지가 솟구치는 것”(20쪽)이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아무리 미약해도 솟아오르는 방향만은 틀림없다.

저자 소개

  • 저자 : 우사미린
저자 : 우사미 린
1999년에 태어나 가나가와현에서 자랐다. 2019년 데뷔작인 『かか(엄마)』로 제56회 문예상을 수상했고, 2020년 제33회 미시마 유키오상을 사상 최연소로 수상했다. 『최애, 타오르다』는 2020년 여름 가와데쇼보 문예지 『분게이(文藝)』에 발표되자마자 SNS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긴급 출간을 결정, 2020년 9월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그리고 2021년 1월, 제164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을 수상했다.

역자 : 이소담
덕질로 시작한 일본어로 밥벌이를 하게 된 지 10년 조금 넘은 일본 문학 번역가. 흠모하던 작가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한다는 게 지금도 가끔 믿기지 않는다. 열정 넘치는 덕후는 못 되지만 한 아이돌의 팬으로 산 지 20년이 넘었고, 최근 외국 배우의 매력에 눈을 떠 일과 덕질을 병행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번역과 글쓰기, 좋아하는 대상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다. 좋아하는 마음이 세상은 구하지 못해도 나는 구한다고 믿고, 평생 꾸준히 번역하고 글을 쓰고 덕질하고 싶다.

목차

최애, 타오르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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