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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의 섬

J.G.밸러드 저 | 현대문학 | 2021년 07월

콘크리트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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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885867 / 276쪽 126 x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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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 스포일러 주의 - 『콘크리트의 섬』 초판본 표지(조너선케이프, 1974) 『콘크리트의 섬』의 구성은 「후기」에서 밸러드가 직접 소개하듯이,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따르고 있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메이틀랜드는 생존과 탈출이라는, 무인도 생존물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목표에 천착한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크루소와 평행선을 그리면서도 어딘가 뒤틀려 있다. 크루소에게 물자로 가득한 난파선이 있었듯이, 메이틀랜드에게는 폐차들과 도로에서 떨어진 음식 쓰레기가 있다. 농업 지식이 크루소의 목숨을 구했듯이, 자동차와 건축에 대한 지식이 메이틀랜드의 목숨을 구한다. 그럼에도 섬을 탈출하고자 하는 메이틀랜드의 시도는 하나같이 어색하고 충동적이며 진심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메이틀랜드는 『로빈슨 크루소』의 프라이데이를 반으로 나눈 듯한 두 명의 인물을 만나게 되며, 이들을 통해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러나 전반부/후반부를 가르는 분수령인 메이틀랜드의 “나는 섬이로다”라는 선언이야말로, 『로빈슨 크루소』를 완전히 뒤집어엎는 『콘크리트의 섬』의 독특한 지점이다. 메이틀랜드는 성공한 건축가이자, 부유한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다. 여덟 살 난 아들이 있지만 그의 사무실 책상 서랍에는 아들이 아니라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이 들어 있다.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는 부인과 정부 사이에서 이중생활을 하며, 그녀들은 그가 귀가하지 않더라도 으레 상대방과 함께 있으리라고 여긴다. 사무실 직원들은 그가 자리를 비워도 업무를 수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교육받는다. 그의 부재는 주변인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이는 곧 그의 실종이 쉽게 알려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 오늘은 사흘의 회의 일정이 끝나는 날이라 이미 지쳐 있었고, 거기다 헬렌 페어팩스와 일주일을 보낸 직후에 아내를 만나야 하는 터라 살짝 곤두서 있기도 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했다는 사실이 거의 의도적으로 사고를 계획한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일종의 기괴한 자기 합리화를 위해서. _ 10~11쪽 「1 가드레일을 넘어서」에서 밸러드는 자신의 작품에서 한결같이 현대 문명의 병리학적인 잔혹상을 폭력으로 간주하고, 이러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이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같은 강렬한 이미지에 매료되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냉정하며 분석적인 시선으로 묘사했다. 또한 외부 환경과 인간의 내면에 펼쳐지는 의식/무의식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SF의 우주 개념을 ‘내우주’로 전환시킴으로써 문학성을 꾀했다. 『콘크리트의 섬』에서도 콘크리트 도시 속 인간의 소외, 실패한 도시계획, 계급 등 현대 도시 이면에 도사린 문제에 대한 밸러드식 경고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주인공 메이틀랜드로 하여금 비인간화한 사회에서 잃어버린 자유를 찾기 위해 극한상황에서의 생존을 자발적으로 택하도록 유도한다. […]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람은 지금 섬에 있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평생을 섬에 갇혀 있었던 거야.’ 일종의 계시와도 같은 경험이었다. _ 242쪽 「닐 게이먼 해제」에서 『콘크리트의 섬』은 ‘밸러드의 공간적 상상력이 극대화된 작품’으로 손꼽힌다. 《월간 사이언스픽션》(1975년 1월 호)과의 인터뷰에서 작가는 복잡하게 뒤얽힌 교차로는 현대성의 집속점集束點 같은 공간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그곳에서 추락한 메이틀랜드는 외부의 시선으로 그 공간을 주시하게 된다. 런던 공항으로 향하는 차들이 그의 앞을 가로지르고, 높이 솟은 런던의 고층 아파트들이 그를 굽어본다. 런던이란 대도시는 메이틀랜드의 변화에 따라 귀환할 장소와 적대적 영역 사이를 오간다. 섬이라는 무대 안의 풍경은 처음에는 명확하지 않지만 메이틀랜드가 탐험에 나선 후에 조금씩 속을 드러내며, 섬의 자연은 메이틀랜드의 외면과 내면의 경계가 흐려질 때마다 마치 인간처럼 그와 상호작용 한다. 메이틀랜드가 겪은 사고는 무인도에 홀로 버려지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결국 문명이 인간에게 장착해 준 자존심과 정신적인 지원 체계를 전부 해체하고 보다 원시적인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도전이다. 섬은 밸러드의 표현에 의하면 ‘우리 영혼의 외부 주둔지’ 같은 장소이며, 밸러드식 내우주 SF의 진가가 여기에 있다. <콘크리트의 섬> 영화 티저 포스터 언제나 여러 해석을 불러오는 밸러드의 작품답게 『콘크리트의 섬』에 대한 해석 역시 분분하다. 이를테면 프랑스 문예지 《르 마가진 리테레르》의 편집장 앙투안 그리세는 『콘크리트의 섬』이 궁극적으로 도시 사이의 공간에서 근대의 표류물로 살아가는 ‘현대의 프라이데이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보았다. 또한 처음 섬에 도착한 메이틀랜드는 죽음을 맞이했고 보다 강한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났으며, 이러한 주인공의 변용이 독자에게 비슷한 변신을 촉발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했다. 영국 앵글리아러스킨 대학교의 연구원 지넷 백스터는 메이틀랜드를 ‘카프카적인 크루소’라고 보았는데,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굴Der Bau」과 『콘크리트의 섬』 두 작품에서 ‘듣기’가 생존 전략인 동시에 고조된 불안이라는 감각으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짧은 분량, 『로빈슨 크루소』의 계보를 잇는 무인도 생존물이란 장르, 그 나름으로 현실적이면서 신문의 해외 토픽란에 실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고립 상황, 단순화를 지향하는 사건의 성격, 몇 안 되는 등장인물까지, 『콘크리트의 섬』은 밸러드의 작품 세계에서 보다 대중적으로 읽힐 만한 소설이다. 아울러 더없이 몽환적이고 치열하며 허무하고 도착적이고 혐오스러운, 지극한 밸러드다움도 느낄 수 있어 밸러드 장편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입문용으로 권할 만한 책이다. 한편, 2011년 스페인의 제작사 필맥스는 『콘크리트의 섬』 영상화 계획을 발표했다. 감독으로 브래드 앤더슨이, 메이틀랜드 역으로 (또 다른 밸러드 원작의 영화 <태양의 제국>에서 짐으로 분했던) 크리스천 베일이 낙점되었으나 영화 티저 포스터가 공개된 이후 아쉽게도 추가 소식은 없다. 현대문학에서는 2009년 타계한 밸러드의 10주기를 기리며 「JGB 걸작선」을 준비했다. 2009년 『헬로 아메리카』에 이어 2021년에는 『콘크리트의 섬』뿐만 아니라 『밀레니엄 피플』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50년간 발표된 모든 단편소설 중에서 스물다섯 편을 엄선한 세계문학 단편선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를 통해 전 작품 세계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그의 단편을 연대순으로 접했다면, 「JGB 걸작선」을 통해 좀 더 진전된 주제와 작가로서의 자신을 해방시킨 듯한 ‘밸러드풍Ballardian’ 장편소설을 본격적으로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콜린스 영어사전』에 따르면 ‘밸러드풍’은 ‘J. G. 밸러드의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에서 묘사된 환경―특별히 디스토피아적인 현대성, 암울한 인공 경관, 기술적이고 사회적 혹은 환경적 발전의 심리적인 효과―과 유사하거나 연상시키는’이다. 『영국인명사전』 항목에는 밸러드의 작품에 대해 ‘에로스, 타나토스, 대중매체와 신기술’로 가득 차 있다고 설명되어 있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된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J. G. 밸러드의 작품을 읽는 것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승무원들이 대를 이어 가면서 조종하는 세대우주선이나 은하제국은 눈속임일 뿐이며, 성인으로서 맞이할 세계를 실제로 쓰는 작가는 밸러드란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 _ 244쪽 「닐 게이먼 해제」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J.G.밸러드
저자 :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우리는 거대한 소설 속에 살고 있다.’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사에서 전대미문의 독창적이고 예언적인 목소리로 여겨지는 J. G. 밸러드는 1960년대 SF 뉴웨이브 운동을 견인하며 소설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함으로써 현대문학을 재정의했다고 평가받는 작가이다. 고도의 상징성과 시각 이미지를 다용한, 디스토피아적인 예지로 가득 찬 전인미답의 전위적인 작품들은 ‘현대’에 대한 세계인의 관점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밸러드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0년 전 중화민국 상하이 조계租界에서 태어났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민간인 포로수용소에 억류되었다가 종전 후 영국으로 송환된다. 대학에서 의학과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공군에 입대하여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치외법권에서 보낸 유복한 유년기, 전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투했던 수용소에서의 사춘기, 전후戰後 영국에서의 청년기―인생의 전반前半을 비/초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의 극한상황에서 살았던 밸러드는 개인과 사회의 무수한 파국을 마주하며, 소설은 이미 거기에 존재하므로 작가의 임무란 리얼리티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모순으로 가득한 20세기 후반의 인간 존재 방식을 표현하려 했다.
그는 현대 문명의 병리학적인 잔혹상―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소비사회, 미디어 과잉으로 인한 생활의 통제, 음모론이 판치는 정부 간 이데올로기 담론, 과학기술의 비인간화 등을 동일한 폭력의 다른 형태로 간주하고, 이러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이 불안과 강박에 시달리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같은 강렬한 이미지에 매료되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냉정하며 분석적인 시선으로 묘사했다. 또한 외부 환경과 인간의 내면에 펼쳐지는 의식/무의식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추어 SF의 우주 개념을 ‘내우주’로 전환시킴으로써 문학성을 꾀했다. 이와 같은 밸러드만의 문학적 특수성은 형용사 ‘밸러드풍Ballardian’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고, 사전에 등재되었다.
‘나는 나의 작품을 경고로 본다. 나는 길옆에 서서 “속도를 줄여!”라고 외치는 바로 그 남자다.’

역자 : 조호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했다. 과학서와 SF, 판타지, 호러 등의 장르 소설을 주로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J. G. 밸러드의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헬로 아메리카』를 비롯하여, 『화성 연대기』 『레이 브래드버리』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와일드 시드』 『더블 스타』 『하인라인 판타지』 『아마겟돈』 『컴퓨터 커넥션』 『타임십』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물리는 어떻게 진화했는가』 「나인폭스 갬빗 3부작」 등이 있다.

목차

1 가드레일을 넘어서
2 경사면
3 부상과 탈진
4 식수원
5 경계 철선
6 폭풍우
7 불타는 자동차
8 조난신호
9 고열
10 방공호
11 구출
12 곡예사
13 모닥불 신호
14 독 한 모금
15 뇌물
16 식량 공급원
17 결투
18 5파운드
19 짐승과 기수
20 섬의 명명식
21 광기의 바닥
22 문의 움막
23 공중그네
24 탈출

J. G. 밸러드 후기
해제
옮긴이의 말
J. G. 밸러드 전기적 약력
J. G. 밸러드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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