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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351064 / 166쪽 133 x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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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머리말] 어린 시절 동구 밖에서 동생들과 함께 장에 가신 부모님을 줄곧 기다렸다. 동구 밖은 항상 까마득한 어스름이었고 밤이 되어도 부모님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사는 일이란 동네 안이 아니라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일이란 것을 일찍이 알았다. 그때부터 어스름과 까마득함과 기다림이 삶에 달라붙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저녁이 되어 어스름이 깔리면 막막해졌다. 막막함은 곧 먹먹함이 되고 먹먹함이 까맣게 스며들 때 혼자 부른 어설픈 노래는 말장난이 되고 글이 되고 시가 되었다. 시는 달라붙은 어스름을 떼어내는 일이면서 한편으로 어스름과 벗하는 일이었다. 막막함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항상 빛 속으로 나가길 소망했지만, 어둠 속에 빛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더디게 갔다. 하기야 저 평화의 강물도 가뭄과 장마의 시기를 견뎌야 했거늘 우리네 삶이 어찌 평탄하기만 하겠는가. 이제 인생의 가을이다. 가을은 어둠보다 빛의 강도가 약간 더 세지만, 겨울을 향해 기울어가는 계절이다. 여전히 빛을 바라보되 기꺼이 기울어가는 삶을 끌어 앉고 살아가겠다. 어스름 즈음의 아득함을 맞기 위해 이제 동구 밖을 벗어나 해 지는 곳으로 걸어가고 싶다
어린 시절 동구 밖에서 동생들과 함께 장에 가신 부모님을 줄곧 기다렸다. 동구 밖은 항상 까마득한 어스름이었고 밤이 되어도 부모님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사는 일이란 동네 안이 아니라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일이란 것을 일찍이 알았다. 그때부터 어스름과 까마득함과 기다림이 삶에 달라붙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저녁이 되어 어스름이 깔리면 막막해졌다. 막막함은 곧 먹먹함이 되고 먹먹함이 까맣게 스며들 때 혼자 부른 어설픈 노래는 말장난이 되고 글이 되고 시가 되었다. 시는 달라붙은 어스름을 떼어내는 일이면서 한편으로 어스름과 벗하는 일이었다. 막막함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항상 빛 속으로 나가길 소망했지만, 어둠 속에 빛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더디게 갔다. 하기야 저 평화의 강물도 가뭄과 장마의 시기를 견뎌야 했거늘 우리네 삶이 어찌 평탄하기만 하겠는가. 이제 인생의 가을이다. 가을은 어둠보다 빛의 강도가 약간 더 세지만, 겨울을 향해 기울어가는 계절이다. 여전히 빛을 바라보되 기꺼이 기울어가는 삶을 끌어 앉고 살아가겠다. 어스름 즈음의 아득함을 맞기 위해 이제 동구 밖을 벗어나 해 지는 곳으로 걸어가고 싶다.
제1부
달맞이꽃
채송화
겨우살이
모과나무
야생화
봄
슬픔에 대하여
나이 들면서 가끔씩
시간
떡값
잠
써레
비빔국수
오직 한 길
입동(立冬)
배롱나무
한때
행복
속도
아버지
그리움
기수역
제2부
바닷가에서 묻다
간이역
늙음에 대하여
공원 풍경 1 - 걷기를 다시 배우는 사람들
공원풍경 2 - 반려
죽음
새는 어떻게 죽는가
반송
딸의 계보
분수
오이처럼 우리도
인생
자기소개서
스타벅스
어떤 일상
보고 싶다
자경문(自警文)
꿈 깨다
치통
안부 - 정영상에게
추석
구차한 밥
중앙식당
낚시 유훈
나무에 꽃이 없다 해도 - 질병으로 퇴직한 이선생에게
제3부
맨발로 운동장을 걸으며
신발이 기다리다
왜
다시 꿈꾸는 학교
선생이 선생에게
비나리
말
성전(聖戰)은 없다
광주
고시원
이상기후 2018
서울은 먼지에 갇히고
부끄럽지 않으세요 - 그레타 툰베리의 연설
한 뼘 농사
너희는 살아라 - 서부발전 비정규직 사망노동자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의 노래
다시 사월은 오고
5월의 증언
유월 밤꽃
언어도단
팩트체크
김복동
진영
두렵다
살처분
너는 그때 어디에 있었는가
시인 나태주
해설 | 세상의 경계에 피어 있는 시·권덕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