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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2682106 / 192쪽 152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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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중한 것!
생각해 보니 난 혼자가 아니다.
바람과 함께다.
은수는 아빠가 밤마다 일을 나가면 무척이나 외로웠다. 엄마가 떠나고 알게 된 것은 밤에 바람이 많이 분다는 것이다. 혼자 듣는 바람 소리가 유난히 무섭게 들리고 도망치고 싶었지만, 한글 학교에서 어르신들께 그림책을 읽어 드리고 이야기를 나누며 은수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소통하고 공감하며 함께하는 법을 알아 간다. 은수를 괴롭히던 바람이 이제는 은수와 함께하는 바람이 되었다. 은수 스스로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할 수 있는 기분을 들게 하는 바람 말이다. 그 과정을 마치 은수처럼 담담하게 전하는 책이 바로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이다.
“은수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복잡하고 생생하게 움직였어요. 어려운 환경이지만 잘 지내려고 안간힘 썼지요. 작은 바람들을 소중히 여기며 마음속 보물을 찾아내느라 부지런하게 탐색했어요. 가끔 주저앉기도 하고 되돌아보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어요. 그런 은수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은수의 속도에 맞춰 함께 나란히 걷고 싶었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세대인 아이와 노인이 함께 책 이야기로 주고받는 이야기를 통해 어른의 ‘경험’이 아이의 ‘가능성’을 일깨워 주고 자극하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이다.
노인과 아이의 아동문학 읽기의 접점이 절묘했으며,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거나 아이를 연민의 눈으로 보지 않고 이웃의 어른과 유연한 교감을 이루어 냈다는 평을 받은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는 은수처럼 이 시대에 소외되고 있는 아이들을 부모가 이끌어주지 못한다면 사회에서 어른들이 그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어디선가 은수처럼 자기만의 속도로 조금씩 힘겹게 성장해가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보낸다.
* 인증유형 : 공급자 적합성 확인
친구들은 나보고 ‘샌님’이라고 부른다. 생각이 샌다고 샌님이란다. 시작은 민세였다.
“야, 샌님. 너 말이야, 최은수. 너 또 엉뚱한 생각하냐?”
민세는 올해 같은 반이 되면서 나를 그렇게 불렀다. 작년에 한 반이었던 점을 빼면 나와 친할 것도 없는 애다.
처음에는 샌님이란 말이 듣기 싫었는데 자꾸 듣다 보니 지금은 괜찮아졌다. 나도 모르게 딴생각에 빠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데, 그런 별명이 붙으니 왠지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다고 허락받은 느낌이랄까.
하긴 남들이 날 뭐라고 부르든 중요하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엄마 말대로 엄마 없이도 잘 지내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가 중요한데 아빠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기 싫다. 아빠와 나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내 별명이 샌님인 것도, 내가 엄마를 따라가고 싶었다는 것도, 아빠는 모른다.
_본문 8~9쪽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말을 잘하셨다. 말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내가 잘한다고 하는 건 엉뚱해 보이는 말도 거침없이 한다는 뜻이다. 나는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들은 달랐다. 나도 생각한 걸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이 뻔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게도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천안에서 반찬 가게를 하신다. 가끔 반찬을 택배로 보내 주신다. 요즘처럼 날씨가 포근하면 반찬 상한다고 아주 짠 반찬들만 보내 주신다. 빨리 날씨가 추워지면 좋겠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 아빠가 일하기 나쁘다고 했는데. 할머니 반찬과 아빠 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진짜 곤란하다.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살고 싶냐는 질문만큼이나 어렵다.
_본문 48~49쪽
“내 맘 같지 않아.”
혼자 있을 때는 혼잣말도 더 자주 한다. 그 말은 엄마가 자주 하던 말이다.
“내 맘 같은 사람이 없어. 느이 아빠 봐. 엄마 말 귓등으로도 안 들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아빠하고 나하고 엄마 속 썩이는 한통속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나빴는데, 지금은 그런 잔소리를 듣고 싶기도 하다. 그럴 때면 엄마 생각을 하다가 아무 말이나 중얼거린다.
“바람이 몰려다니다가 심심해서 고양이로 변한 거잖아. 고양이는 원래 발자국 소리가 안 나니까 자기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고 야옹거리는 거지. 아니지, 사실은 바람이 고양이 소리를 내는 거야. 보이지 않으니까 소리라도 내서 자신이 있다는 걸 알리는 거지.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어린 왕자가 말했어. 내가 읽은 건 아닌데, 날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비밀이라면서 나한테만 해 준 말이야. 그 애 이름? 은지라고 있어.”
사실 그 말은 은지가 《어린 왕자》를 읽고 발표한 내용이다. 그때 은지는 “그래서 저는 보이지 않는다고 무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소중하다는 걸 잊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어린 왕자는 유명한 왕자고 은지는 내가 좋아한 여자애 중에서 가장 똑똑하니까. 그 얘기는 믿을 만한 얘기다.
_본문 58~59쪽
어르신들은 도깨비가 꼬리가 있어? 그림처럼 저래? 하며 얘기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내린 결론은 필요하면 도움을 청해야 하고 불쌍한 사람은 돕고 살아야 한다는 거다. 도움을 청한 새끼 도깨비는 용감했고 도움을 준 돌쇠와 황소는 착했다.
처음에는 그림책을 읽어 드리는 게 웃기기도 했다. 아기한테나 읽어 주는 걸 어르신들께 하는 것 같아 시시한 생각도 들었다.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책을 읽어 드리고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후련해진다.
_본문 134쪽

1. 아빠와 둘이 사는 건
2. 외부 봉사
3. 청춘 복지관
4. 첫 번째 수업
5. 오소리네 집 꽃밭
6. 첫 번째 봉사 보고서
7.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
8. 추천 받은 날
9. 소중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
10.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11. 첫 번째 수련관 수업
12. 두 번째 봉사 보고서
13. 난타 연습
14. 민세의 선물
15. 발표 시간
16. 새로운 별명
17. 어느 날 아침
18. 편지
19. 어울림 마당 큰 잔치
20. 공연이 끝난 뒤
에필로그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