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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녀였을 때

샬롯 퍼킨스 길먼 저 | 더디퍼런스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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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403257 / 192쪽 121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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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860년에 미국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에서 신학자 리먼 비처의 증손녀로 태어났다. 그녀가 어릴 때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아버지 탓에, 어머니와 함께 친척집을 전전하며 불안정하게 살았다. 가난하고 외로운 성장기에 그녀에게 친구이자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것은 공공도서관의 책들이었으며, 길먼은 『톰 아저씨의 오두막』의 저자인 해리엣 비처 스토 등 비처 가문의 출중한 여성들을 역할모델로 삼아 성장했다.
로드아일랜드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미술 교사로 일하다 1884년에 화가인 찰스 월터 스텟슨과 결혼했으며, 이듬해에 딸 캐서린을 낳았다. 그러나 전통적인 성역할을 원하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으며, 출산 후 그녀가 산후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극심한 신경쇠약 상태에 이르게 된 그녀는 신경과 의사인 위어 미첼에게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는 육아와 가사에만 전념하고 지적 활동은 하지 말라는 처방을 내렸다. 이로 인해 그녀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으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 바로 이 책에 실린 「누런 벽지The Yellow Wall Paper」(1892년)다. 길먼은 치료를 거부하고 아내와 어머니의 자리마저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는데, 19세기에 여성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별거를 거쳐 법적 이혼에 성공한 그녀는 1900년, 사촌 조지 휴턴 길먼과 재혼했다.
1890년부터 집필 활동을 시작하여 소설, 시, 사회이론서를 발표했으며, 여성운동과 사회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여러 도시를 순회하며 강연을 했다. 『여성과 경제Women and Economics』(1898년)에서 그녀는 여성의 성적 역할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여성의 사회적·경제적 능력을 무시할 정도로 지나치게 강조되어왔으며, 경제적 독립만이 여성에게 참된 자유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7개 국어로 번역되는 등 세계적으로 널리 읽혔다. 1909년 사회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잡지인 《선구자Forerunner》를 창간하여 1916년까지 직접 편집했으며, 1915년에는 제인 애덤스 등과 함께 여성평화당을 창당했다. 1935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했는데, 자신이 유방암에 걸렸음을 알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대표작으로는 이 책에 실린 「허랜드Herland」(1915년)와 「누런 벽지」 외에 「집The Home」(1903년), 「남자의 종교와 여자의 종교 His Religion and Hers」(1923년), 자서전 『샬롯 퍼킨스 길먼의 삶The Living of Charlotte Perkins Gilman』(1935년)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이 언어의 벽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다리가 되어주고 싶은 번역가. 옮긴 책으로는 샬롯 퍼킨스 길먼의 단편 <누런 벽지>가 있다.

책 속에서


내가 악마와의 일방적인 계약 조건을 이해했더라면, 마녀로 사는 시간이 더 오래 갔을 것이다. 믿어도 좋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마녀로 변화하는 일은 우연히 일어났고, 이후 변화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다스릴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여러 번 시도했는데도.
7p

내 모든 즐거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여자였다. 내가 여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자에 관심이 갔고, 여자의어떤 점에 관해서는 남자보다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나는 여자의 진정한 힘, 진정한 가치, 이 세상에서 그들이 가지는 진정한 책임을 보았다. 여자들이 입고 행동하는 방식 때문에 미칠 것 같을 때도 있었다. 마치 대천사가 허수아비 놀음을 한다거나, 살아있는 말이 흔들목마로만 쓰이는 광경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여자들을 꾸짖기로 마음먹었다.
29p

이젠 모든 것이 꼭 맞았다. 등은 의자 등받이에 딱 맞았으며, 발은 바닥에 편안하게 닿았다. 여자의 발이 아닌 남자의 발이었다! 몰리는 발을 지그시 살펴보았다. 발이 이렇게 편안하고 자유로운 감각은 학창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발은 걸을 때 힘차고 단단하게 땅을 디뎠다. 그가 알 수 없는 충동이 일어 기차를 뒤쫓아서 훌쩍 잡아탈 때도 빠르고 경쾌하며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34p

가라앉은 의식이 극심한 괴로움을 느끼며 깨어난 이곳 아래층에는 남자들이 제법 다른 생각들을 넣어두었다. 제아무리 고결한 남편이라고 할지라도 이곳에 남자들이 저녁 식사에서 했던 이야기와 길가나 자동차에서 들은 더 상스러운 이야기, 기존 관습, 추잡한 욕설, 역겨운 경험에 관한 기억이 존재했다. 알고만 있고 나누지 않은 기억이었다.
37p

“마리아 아멜리아, 너 때문에 부끄럽구나!” 브리그스가 말했다. “넌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잖니. 엄마의 의무는 자기 자식이야! 에스더는 다른 가족을 돌보느라 자기 자식을 방치했어. 주님께서 에스더에게 다른 애들을 돌보라고 주신 적이 없잖아!”
“그래.” 제이컵스가 말했다. “그리고 에스더의 아이는 마을의 짐이 됐지! 에스더는 자연을 거스르는 엄마였어!”
61p

친구가 프랭크에게 “집에는 별일 없고?”라고 물으면 프랭크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 그럭저럭 괜찮아. 애가 엄청나게 울어대지만 애들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그 문제는 전부 마음속에서 훌훌 떨쳐버리고 어떻게 하면 아내와 어머니, 아들을 먹여 살릴 만큼 돈을 벌 수 있을지 남자의 과업에 몰두했다.
68p

“난 망가진 여자인가 보군.” 메리가 말했다. 메리는 거울로 가서 가스등을 밝히고 자신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차분하게 덧붙였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걸!”
메리는 망가진 여자로 보이지 않았다. 키가 크고 튼튼하며 위풍당당한 체격은 행복하게 어머니가 되어 사랑이 가득한 세월을 보내며 더 부드럽고 풍요롭게 변했다. 메리가 거울에서 본 여자는 멋진 삶을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였지 나쁜 삶의 끝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97p

매로너 부인은 더 나이가 많고 현명한 여자로서 예르타의 나쁜 짓을 이해하고 봐주려고 애썼고, 그 아이의 미래가 망가질 것을 생각하자, 강하고 확실하며 압도적인 새로운 감정이 피어올랐다. 바로 이런 짓을 저지른 남자를 비난하는 감정이었다. 그 남자는 알았다. 이해했
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충분히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었다. 순수함과 무지함, 고마움이 담긴 애정, 고분고분한 습성을 잘 알아보고 일부러 이용한 것이다.
122p

“괜찮다마다. 정말 괜찮아. 이보다 좋았던 적은 없었어. 오늘까지도 일하고 있었단다. 긍정적인 의학적 증거이니 내 정신이 온전한지 의심할 것 없다, 얘들아! 너희 어머니가 자신의 관심사가 있고 인생이 앞으로 절반은 더 남은 진짜 사람이라는 사실을 파악했으면 좋겠구나.
내 인생 초반 20년은 별 의미가 없었어. 성장하는 시기였고 스스로 뭘 어떻게 할 수도 없었지. 이후 30년은 힘들었다. 내가 힘들었다는 건 딸들보다는 제임스가 더 잘 알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너희 모두 알긴 알잖니. 그리고 이제는 자유다.”
128p

여느 남편들처럼 존은 나를 비웃었다. 존은 극도로 실용적인 사람이다. 신앙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고 미신이라면 질겁하며, 만지고 볼 수 없거나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면 대놓고 코웃음을 친다. 존은 의사다. 어쩌면, 살아 숨 쉬는 사람에게는 이런 말을 하지 않겠지만 이건 생명이 없는 종이인 데다 내가 매우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이니 털어놓자면, 어쩌면 바로 그래서 내가 빨리 낫지 않는지도 모른다.
151p

물론 나는 현명해서 더는 누구에게도 벽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계속 주시하고 있다. 저 벽지 안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모르고, 앞으로도 모를 무언가가 있다. 바깥쪽 무늬 뒤에 있는 어렴풋한 형상들이 날이 갈수록 선명해진다. 언제나 똑같은 형상이지만 수가 늘었다. 마치 한 여자가 몸을 웅크린 채 무늬 뒤를 기어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보기 싫다. 존이 여기서 나를 내보내 줄까? 그랬으면 좋겠다!
166p

하지만 최고의 결실은 이것이다. 여러 해가 지나고 나는 훌륭한 전문가가 <누런 벽지>를 읽고 신경쇠약 치료법을 바꿨다며 자신의 친구들에게 그동안의 잘못된 처방을 인정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런 벽지>는 사람을 미치게 하려는 의도로 쓴 글이 아니라 미치게 되는 사람을 구하고자 쓴 이야기였고, 내 의도는 통했다.
184p

목차

내가 마녀였을 때
몰리의 의식
엄마의 자격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
정숙한 여인
전화위복
과부의 힘
누런 벽지

내가 <누런 벽지>를 쓴 이유
샬롯 퍼킨스 길먼의 삶
엮고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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