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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 조반니 피렐리 저 | 임희연 역 | 혜다 | 2021년 04월
ISBN : 9791191183047 / 556쪽 138 x 203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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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부디 이 순결한 말들이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아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주기를…
나치 때문에 벌어진 내전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상황은 복잡했다. ‘검은 셔츠단’을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킨 무솔리니는 파시스트 독재 체제를 구축한 후 독일, 일본과 손잡고 추축국이 되어 연합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1943년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이 소련에 패배하고 같은 해 7월 연합군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상륙하면서 본토 침공이 가시화되자 무솔리니는 얼마 못 가 실각하고 만다. 9월 8일, 이탈리아는 연합국과 휴전 협정을 맺게 되는데 이 일이 있은 직후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도움을 받은 나치 독일 군대가 국경 내부로 들어와 이탈리아 북부를 장악하게 된다.
이탈리아 북부를 차지한 나치 독일은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이라는 괴뢰정부를 수립하고 무솔리니를 구출해 내 공화국의 수반으로 앉힌다. 이 시기 몇몇 이탈리아 군대들은 연합국의 편에서 싸우기도 했지만 상당수의 이탈리아 군대는 여전히 무솔리니와 독일에게 충성을 바쳤고, 이탈리아 사회공화국의 편에 서서 연합군에 대항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연합군에 의해 해방된 남부와 파시스트들이 장악한 북부 사이에서 전쟁이 계속되며 내전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이
름 없는 민중들이 일어서다
이 시기를 전후로 이탈리아 각지에선 북부의 ‘이탈리아 사회공화국’ 군대와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우기 위해 다양한 파르티잔 그룹들이 생겨났다. 이후 각기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저항 그룹들이 연합하여 ‘이탈리아 해방위원회’를 결성하는데 여기엔 공산당, 사회당, 행동당, 기독교민주당, 자유당, 노동민주당 등이 모두 참여했다. 또한 휴전 협정 이후부터 생겨나기 시작했던 반파시즘 분위기가 이탈리아 사회 전반으로 펴져 나가 수많은 시민들이 게릴라전을 펼치며 레지스탕스 활동에 참여했다.
1945년 4월,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무솔리니는 북쪽으로 도주하려 하였으나, 결국 파르티잔들에게 잡혀 처형되었다.
짧고 소박하기 그지없는 편지들
이 책은 1943년 9월부터 1945년 4월 사이 레지스탕스 활동에 나섰던 이들이 사형을 선고 받고 죽기 직전 남긴 마지막 편지들을 모은 것이다. 저항운동을 했던 이들의 편지라고 해서 정치적 신념으로 가득한 글들을 상상하겠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생의 마지막 순간인 만큼 대부분의 글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으로 가득하다.
“사랑해. 디아나. 당신의 동반자는 곧 떠나.
자유와 정의를 사랑한 후에 떠나.
당신을 많이, 아주 많이 사랑한 후에 떠나.”
토리노 지방에서 파르티잔 의용군 부대를 조직해 활동하던 ‘파올로 바사리오(33세, 의사)’가 아이라스카 비행장에서 총살되기 직전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어린 자녀를 둔 이들의 편지는 더 애잔하다. 28살로 양모 빗는 일을 하던 주부 ‘파올라 가렐리’는 파르티잔들에게 몰래 식료품을 제공하다 체포되었는데, 재판 없이 총살당하기 직전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남겼다.
“네 엄마는 이제 떠난단다. 그러니 부디 잘 있으렴. 항상 삼촌들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해야 돼. 엄마는 평온하단다. 엄마 때문에 울어서는 안 돼. 그리고 이 엄마를 부끄러워해서 도 안 돼. 네가 어른이 되면 엄마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거야. 딱 한 가지만 부탁할게. 공부 열심히 하렴. 하늘나라에서 너를 위해 기도할게.”
41살의 가구공 ‘피에트로 베네데티’는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내 사랑이들,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아껴 주렴. 정직한 인생은 살아 있는 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훈장이란다. 인류애를 신조로 삼고 너희와 같은 사람들의 고통과 결핍에 항상 신경 쓰렴. 자유를 사랑하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오늘의 이 안녕은 누군가의 끊임없는 희 생으로, 혹은 누군가가 목숨을 바친 대가로 이뤄진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모국을 사랑 하되, 진정한 조국은 전 세계이며, 어디에나 너희들과 같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은 너희들 의 형제라는 것을 기억하렴.”
자신의 가구 작업실을 레지스탕스 활동을 위한 무기창고로 사용하다 체포된 그는 아버지 없이 살아갈 아이들에게 아빠로서의 당부는 물론 정직한 삶을 살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힘없고 가난한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올바른 삶의 태도 또한 가르쳐 준다.
전 인류가 공유해야 할 유산
이 책에 실린 마지막 편지들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목전에 둔 이들이 인간성과 용기를 어떻게 최후까지 지켜 낼 수 있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또한 다시는 이런 고통과 희생이 필요한 날이 두 번 다시 오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서경식 도쿄경제대 교수는 한 신문 칼럼(2011.1.26. 한겨레)에서 이 책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편지’는 개개인들 영혼의 고통스런 기록이다. 이탈리아 민 중이 희생을 치르고 해방을 이룩했다는 ‘자신감’이다. 정의의 실천에 게을렀다는 반성은 지 금의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 책은 역사적 반동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공유 할 유산이다.”
이 이야기는 피와 눈물로 뒤범벅된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성과가 잊히고 사라져 가는 지금의 한국에도 해당될지 모른다. 지금이 있기까지 수많은 이들이 바쳐야 했던 목숨과 희생을 기억한다면 오늘날 그 터전 위에서 살아가는 우리 또한 ‘정의의 실천’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 모두에게
저는 이 마지막 편지와 함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그동안 감옥이라는 이 흉물스러운 벽에 둘러싸여 있어서 소식을 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 성심성의껏 제가 아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부모님을 늘 변함없이 사랑했고, 저를 위해 해 주신 일들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었다는 걸 믿어 주세요.
제가 가끔이나마 두 분께 잘못을 저질렀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빕니다.
_구이도 타르제티(21세, 농부)
사진 뒤에 저의 글을 남깁니다.
“사랑하는 나의 사람들에게
제가 죽은 후에도 저와의 추억을 곱씹으며
슬픔에 잠기지 않기를….”
_루이지 밀리아바카(19세, 선반공)
사랑스런 나의 실비아 그리고 미렐라에게
부담 느끼라고 하는 말은 아니고 네 엄마와 함께 아빠를 꼭 찾아와 다오. 하지만 눈물은 사양한다. 미라, 내가 가는 이 마지막 길에는 너의 달콤한 미소와, 입술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그리고 사랑이 담긴 아름다운 장미꽃 한 송이면 충분하단다.
나는 너를 축복할 거란다. 네 삶을 응원하며 네가 살면서 겪을 고통과 기쁨도 함께 나눌 거야. 나중에 넌 아이도 낳게 되겠지. 그때는 너의 아이에게 외할아버지는 강인함을 지닌 산악병이었고, “알프스 보병”으로서 죽음을 맞았으며, 그의 주변에는 조국을 위해 살다가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을 알려 주렴.
_페루초 발로브라(46세, 사업가)
시모네 시모니 - 감방 - 12 - 주세페 - 페라리 - 둘 - 혹사 - 당함 - 고통스러움 - 자부심 - 가지고 - 내 - 생각 - 조국 - 그리고 - 가족
_시모네 시모니(63세, 육군 소장)
(가족에게 비밀리에 발송된, 암호로 이루어진 짧은 편지)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여러분이 이 편지를 받을 때쯤, 저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제게 엄청난 고통이 밀려드는 이유는 저 자신이 아니라 여러분 때문입니다. 저는 여러분을 너무나 사랑하고 존경했으며,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 큰 행복을 느꼈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사랑해서, 또 여러분이 저를 사랑해 줘서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저를 잊지 마세요!
_알도 스브리츠(34세, 목수)
나의 사랑하는 아내에게 다음의 것들을 남깁니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금반지 1개
백석이 박힌 화이트 반지 1개
펜던트가 달린 금목걸이 1개(5달러)
내 이니셜이 새겨진 은시계 1개
현금 10만 370리라(5,000리라는 이미 찾음)
알프레도 포르멘티(47세, 모형 기술자)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께
제 온 영혼을 다해 두 분을 포옹해 드립니다.
배지는 비체에게 주십시오. 다른 유품은 조카들에게 주시기 바랍니다.
엔리코, 지나 등 모든 이들에게 작별 인사와 포옹을 보냅니다.
저의 시신을 수습하려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저들이 저를 팽개치는 곳이 제가 묻힐 곳이니까요. 가능하시면 신문에 다음 문장을 게재해 주십시오.
‘이탈리아 만세!’
_파브리치오 바살리(35세, 경제학 박사)
용기, 어머니(감방에서 발견된 빵 덩어리에 적혀 있던 단어들. 지금은 가족이 보관하고 있음)
배신을 하느니 죽는 편이 낫다(감방 벽에 피로 쓴 문장)
_이냐치오 비안(27세, 교사)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너무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지만, 그중 가장 위대하고 가장 강렬한 것은 당신을 향한 사랑, 그리고 우리 사랑의 결실이 탄생한다는 것에 대한 생각들이야. 에글레, 우리 아이를 지켜 줘. 이 아빠가 조국을 사랑한 군인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줘. 그리고 강해져야 해. 내가 울지 않듯 당신도 울지 마.
_루이지 사베르니니(28세, 창고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