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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여행자

김수우 저 | 호밀밭 | 2021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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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971461 / 260쪽 13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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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에서 인문학이란 결국 바보 정신을 배우는 학문이 아닐까. 바보들은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 손해를 보고도 손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것이 무위의 철학이다. 성과에 매달리지 않는 삶. 그래서 바보의 삶은 자연이고 지혜이고 끈기이고 용기이다. 결과를 따지기 이전에 과정 자체에서 이미 완성이다. 인디언 영성이 가르치는 생태적 지혜처럼 말이다. ‘어떻게 대지의 온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신선한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인디언 추장의 질문을 다시 떠올린다. 15쪽 “들에 핀 백합화를 보십시오. 심지도 거두지도 길쌈도 하지 않는데 솔로몬 왕의 모든 영광으로도 그 꽃 하나만 같지 못합니다.” 26쪽 그래서 어리석음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틈을 찾아 스며든다. 틈새에 핀 꽃처럼 말이다. 우기엔 아가미로, 수년 수개월의 건기엔 폐로 숨을 쉬던 고생대 물고기 폐어처럼 철저히 자신의 밑바닥에 들어간다. 묵묵함과 겸허함. 세계와 자신의 존재 이유를 향한 끊임없는 성찰은 어리석음에서 나온다. 39쪽 세상 어느 곳에선가 못을 박는다. 누군가는 못을 뽑는다. 박히고 또 뽑히면서 살아가는 못의 일생은 존재의 굴곡을 그대로 닮았다. 사정없이 두들겨 맞기도 하고, 한순간에 뽑히기도 하지만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를 온 힘으로 버텨낸다. 사람도 사람의 삶도 하나의 못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하나의 못으로 풍진 세상을 걷는다. 때문에 못은 그 어떤 시대가 와도 모든 삶을 버티고 고정시키고 견뎌내는 관계의 상징이 된다. 자기 역할을 견딜 뿐 아니라 누군가를 견디게 하는 힘이 있다. 63쪽 달팽이는 날카로운 면도날 위로 걸어갈 수 있다. 그 느림의 힘 때문이다. 20~30g밖에 되지 않는 자신의 무게보다 200배나 되는 물체를 끌 수 있는 것도 그가 느림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그는 어마어마한 시간의 지평을 그 느림으로 넘어온 것이리라. 달팽이의 둥근 자태에서 武治가 아니라 文治를 본다. 곧 시의 정신이라 하겠다. 91~92쪽 삶은 끊임없이 부유浮遊하지만 어떤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일만이 모든 불화를 견디게 한다. 호소를 들을 수 있을 때만 내 안과 밖의 타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 그 응답은 환대의 밥상을 차리는 일에 우리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장소를 생성해내는 장소이다, 나는, 내 자아는, 우리는, 돈은, 꿈은, 도시는, 동광동은, 몸은, 책은 다 여행자의 집인 것이다. 134~135쪽 새김은 경외와 경이가 담긴 기억이었다. 정성을 다하여 무언가를 감동시키려는 나눔이었다. 이 시대 책이 정신의 새김이 되고 있는지 반성한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깊이 인식한다는 말이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정성스럽게 실천하는 일이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지극하게 나눈다는 말이다. 새긴다는 말은 일상을 역사로, 미래의 꿈으로 바꾸어낸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우주적인 어리석음이 필요한 것이다. 156~157쪽 자기 안에 들판을 가진 사람은 우주의 이치를 잘 알고 있다. 어떤 고단함 속에서도 생명의 순리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무수한 희망의 경계를 길러내는 힘이 그 마음의 들판에 있는 것이다. 꽃들은 결국 마음의 들판에 피어나는 우주이다. 내 속에 우주를 담은 사람은 내가 우주에 담기는 법도 안다. 광대한 우주가 한 방울 물에 담기기도 하고, 우리 자체가 작은 우주인 것처럼 말이다. 우주에 담기는 법을 안다는 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는 예수의 말이나, 무소유를 가르친 붓다의 언어를 이미 안다는 말이 아닐까. 209쪽 생명 연대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던져진 과감한 질문이다. 이제 ‘반려’를 적극적으로 사유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타자를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해러웨이는 상대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종들, 자연 문화적 역사를 공유해온 종들을 ‘반려종’이라 부른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와 어린 왕자처럼 반려종은 대개 길들이기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여기서 누가 누구를 만들고, 누가 주체이며 대상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젠 ‘반려 인간’ 즉 ‘반려종 인간’이 분명한 시점이다. 237쪽 문학은 쫄병이다. 대장은 참 많다. 뮤즈가 문학의 대장이다. 자유도 자연도 문학의 대장이요, 정의도 평화도 그러하다. 모든 타자가 대장이다. 감동시키고 치유해야 할 모든 소외된 슬픔들도 대장이다. 문학에서는 결코 내가 대장이 될 수 없다. 자유와 정의 없이 문학은 뼈를 세울 수 없다. 평화 없는 땅에서 문학은 품격을 지킬 수 없다. 253쪽 추천사 김수우 시인은 부산의 동광동 백년어서원에서 백 마리의 물고기와 함께 산다. 그곳에서 독서와 글쓰기를 장려, 소통과 공존, 실천을 통한 생명 회복을 꿈꾸며 부지런히 산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의 이름자인 어리석을 우(愚)를 발판 삼아 모든 환(幻)과 욕심을 내려놓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을 향해 한 걸음, 또 한 걸음, 달팽이처럼 느리게, 행복한 왕자와 같은 측은지심으로, 순하고 우직한 암소처럼 하루하루를 되새김질하며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게 학문의 큰 기쁨임을 알기에 그 기쁨을 모두와 나누기 위해, 이 빠르고 영악한 시대를 뚜벅뚜벅 거룩한 바보처럼, 느림보 달팽이처럼 최선을 다해 걸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김수우 시인의 하나하나의 발자취인 동시에 그녀가 추구하는 ‘어리석음’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가늠 없는 큰 뜻과 큰 세계, 그 안에서 발견하는 놀라운 지혜와 성찰에 대한 고백서이다. 같은 시우로서, 동향으로서 그녀의 그 끝없는 공부, 더 큰 어리석음의 아름다운 얼굴로 나아가고자 날마다 질문하고 또 질문하며 더 어리석어지고, 다시 어리석어지고, 새롭게 어리석어지는 그 길에 동참의 끝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만의 아주 깊고 소박한, ‘어리석음’이라는 그 빛나는 숨은 능력에! ―김상미(시인)

저자 소개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서부 아프리카의 사하라, 스페인 카나리아 섬에서 십여 년 머물렀고, 대전에서 십 년 가까이 지내면서 문학지기들을 사귀었다. 틈틈이 여행길에 오르며 사진을 좋아한다. 이십 년 만에 귀향, 부산 원도심에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서원>을 열고 너그러운 사람들과 퐁당거리고 있다. 고지식함과 결벽증으로 여러 사람 괴롭히는 이상주의자. 시집 『길의 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붉은 사하라』, 『젯밥과 화분』, 산문집 『씨앗을 지키는 새』, 『백년어』, 『유쾌한 달팽이』, 『참죽나무 서랍』, 『쿠바, 춤추는 악어』가 있으며 사진 에세이집으로 『하늘이 보이는 쪽창』, 『지붕 밑 푸른 바다』, 『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가 있다. 2005년에 부산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책 속에서

인문학이란 결국 바보 정신을 배우는 학문이 아닐까. 바보들은 결과를 따지지 않는다. 손해를 보고도 손해라고 생각지 않는다. 이것이 무위의 철학이다. 성과에 매달리지 않는 삶. 그래서 바보의 삶은 자연이고 지혜이고 끈기이고 용기이다. 결과를 따지기 이전에 과정 자체에서 이미 완성이다. 인디언 영성이 가르치는 생태적 지혜처럼 말이다. ‘어떻게 대지의 온기를 사고판단 말인가? 신선한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인디언 추장의 질문을 다시 떠올린다. 15쪽

“들에 핀 백합화를 보십시오. 심지도 거두지도 길쌈도 하지 않는데 솔로몬 왕의 모든 영광으로도 그 꽃 하나만 같지 못합니다.” 26쪽

그래서 어리석음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틈을 찾아 스며든다. 틈새에 핀 꽃처럼 말이다. 우기엔 아가미로, 수년 수개월의 건기엔 폐로 숨을 쉬던 고생대 물고기 폐어처럼 철저히 자신의 밑바닥에 들어간다. 묵묵함과 겸허함. 세계와 자신의 존재 이유를 향한 끊임없는 성찰은 어리석음에서 나온다. 39쪽

세상 어느 곳에선가 못을 박는다. 누군가는 못을 뽑는다. 박히고 또 뽑히면서 살아가는 못의 일생은 존재의 굴곡을 그대로 닮았다. 사정없이 두들겨 맞기도 하고, 한순간에 뽑히기도 하지만 매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무게를 온 힘으로 버텨낸다. 사람도 사람의 삶도 하나의 못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하나의 못으로 풍진 세상을 걷는다. 때문에 못은 그 어떤 시대가 와도 모든 삶을 버티고 고정시키고 견뎌내는 관계의 상징이 된다. 자기 역할을 견딜 뿐 아니라 누군가를 견디게 하는 힘이 있다. 63쪽

달팽이는 날카로운 면도날 위로 걸어갈 수 있다. 그 느림의 힘 때문이다. 20~30g밖에 되지 않는 자신의 무게보다 200배나 되는 물체를 끌 수 있는 것도 그가 느림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그는 어마어마한 시간의 지평을 그 느림으로 넘어온 것이리라. 달팽이의 둥근 자태에서 武治가 아니라 文治를 본다. 곧 시의 정신이라 하겠다. 91~92쪽

삶은 끊임없이 부유浮遊하지만 어떤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일만이 모든 불화를 견디게 한다. 호소를 들을 수 있을 때만 내 안과 밖의 타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 그 응답은 환대의 밥상을 차리는 일에 우리를 일으켜 세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장소를 생성해내는 장소이다, 나는, 내 자아는, 우리는, 돈은, 꿈은, 도시는, 동광동은, 몸은, 책은 다 여행자의 집인 것이다. 134~135쪽

새김은 경외와 경이가 담긴 기억이었다. 정성을 다하여 무언가를 감동시키려는 나눔이었다. 이 시대 책이 정신의 새김이 되고 있는지 반성한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깊이 인식한다는 말이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정성스럽게 실천하는 일이다. 새긴다는 말은 삶을 지극하게 나눈다는 말이다. 새긴다는 말은 일상을 역사로, 미래의 꿈으로 바꾸어낸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우주적인 어리석음이 필요한 것이다. 156~157쪽

자기 안에 들판을 가진 사람은 우주의 이치를 잘 알고 있다. 어떤 고단함 속에서도 생명의 순리를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무수한 희망의 경계를 길러내는 힘이 그 마음의 들판에 있는 것이다. 꽃들은 결국 마음의 들판에 피어나는 우주이다. 내 속에 우주를 담은 사람은 내가 우주에 담기는 법도 안다. 광대한 우주가 한 방울 물에 담기기도 하고, 우리 자체가 작은 우주인 것처럼 말이다. 우주에 담기는 법을 안다는 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는 예수의 말이나, 무소유를 가르친 붓다의 언어를 이미 안다는 말이 아닐까. 209쪽

생명 연대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던져진 과감한 질문이다. 이제 ‘반려’를 적극적으로 사유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타자를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출발한다. 해러웨이는 상대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종들, 자연 문화적 역사를 공유해온 종들을 ‘반려종’이라 부른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여우와 어린 왕자처럼 반려종은 대개 길들이기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 하지만 여기서 누가 누구를 만들고, 누가 주체이며 대상인지는 불분명하다. 이젠 ‘반려 인간’ 즉 ‘반려종 인간’이 분명한 시점이다. 237쪽

문학은 쫄병이다. 대장은 참 많다. 뮤즈가 문학의 대장이다. 자유도 자연도 문학의 대장이요, 정의도 평화도 그러하다. 모든 타자가 대장이다. 감동시키고 치유해야 할 모든 소외된 슬픔들도 대장이다. 문학에서는 결코 내가 대장이 될 수 없다. 자유와 정의 없이 문학은 뼈를 세울 수 없다. 평화 없는 땅에서 문학은 품격을 지킬 수 없다. 253쪽

목차

1부 어리석음의 이유: 영혼과 영원을 위하여

바보의 자격

되새김질을 위하여

행복한 왕자의 수수께끼

가장 위대한 바보 예수

어리석은 이름, 아버지, 어머니

무위를 꽃피우는 바보들

물질을 정신으로 바꾸는 싸움

내가 돈을 버는 방법

못, 어리석음의 견고한 기도

어리석음을 길러준 나의 장소들

불가능한 것을 믿는 연습

백 마리 물고기의 부호, 마이너스

달팽이의 비밀


2부 어리석음의 방법론: 거닐며 공부하기

먼 길을 가는 법

길가메시의 여행

당신의 심장은 날개보다 가벼운가요

물에 비친 까마귀 그림자를 읽다

고유한 죽음을 향해

‘어른’이라는 선물

너는 여행자의 집이니

무용지용의 독서를 위하여

삶을 견디게 하는 工夫

공부라는 놀이를 위하여

책, 그 새김의 세계

주는 공부, 받는 공부, 잊는 공부


3부 어리석음의 숨은 능력: 상상력과 감수성

응시 그리고 상상력 Ⅰ

응시 그리고 상상력 Ⅱ

응시 그리고 상상력 Ⅲ

엄마, 우리 돌아가는 중이에요

나의 쑥바구니는 어디에 있을까

거대한 들판을 품은 사람들

강, 가장 오래된 연애편지

나에게도 분명 아름다운 꼬리가 있었다

자연, 흉내 내어야 하는 자유

반려종 인간 그리고 툴루세

서사적 능력을 위하여

얼굴을 찾아

새 신발 한 켤레, 감수성과 용기

문학은 쫄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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