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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준 편지

김수우, 김민정 저 | 열매하나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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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6171193 / 232쪽 122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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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작은 책방에서 시작된 10년간의 아름다운 편지
많은 이들이 부산 구도심, 쇠락한 인쇄 골목을 떠날 때 시인 김수우는 지역서점이자 문화공간인 ‘백년어서원’을 열었다. 사하라 사막과 스페인 섬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던 그는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이 작은 공간에서 인문학의 책임을 고민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쉼 없이 지역 시민들과 읽기와 쓰기, 다양한 공부 모임을 열었다.
백년어서원은 글쓰기공동체를 지향하며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계간지 <백년어>도 펴내고 있다. 이곳에서 청소년, 주부, 활동가, 철학자, 교수 등 수많은 사람들은 나이와 직업에 관계없이 인문적 성찰과 진실한 삶의 이야기를 펼친다.
『나를 지켜준 편지』는 <백년어> 창간호(2009년 가을)부터 35호(2018년 가을)까지 부산의 50대 시인 김수우와 서울의 20대 청년 김민정이 주고받은 따뜻한 기록이다. 파도 같은 삶의 고비, 시대 문제, 지구 저편의 아이들, 책, 글쓰기, 용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소통이기도 하다. 30년의 세대 차, 물리적 거리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두 여성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글 쓰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10년의 편지는 서로가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인생의 버팀목이 된 ‘좋은 여자 어른’
부모의 기대를 따라 고시 공부를 하던 부산 청년 김민정은 졸업을 1년 앞두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선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해야 할까.’ 그런 고민을 하다 지역서점 백년어서원을 방문한다. 청년은 책이 가득한 백년어서원에서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김수우 시인의 활동에 감동하고, 시인처럼 스스로 가슴 뛰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부산에서 서울로 터전을 옮겨 교육생과 인턴을 거쳐, 자본주의 경제의 최전선에 해당하는 마케터로서 일한다. 좋아하는 일이지만 늘 사람에 부대끼고 숫자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 청년은 편지를 썼다. 취업과 이직, 여행과 이사, 결혼과 퇴사, 독립출판 도전 등 삶의 변곡점마다 시인에게 소식을 전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은 것이다. 편지는 ‘가장 지키고 싶은 나’의 모습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 어려운 순간이 있을 때마다 \"선생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어른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을 등대로 삼았다. 그에게 시인은 늘 곁에 있었으면 하는 ‘좋은 여자 어른’이었고 인생의 버팀목이었다.

사라짐의 시대, 위로와 희망의 공간
시인은 청년에게 공감하고, 배우고, 삶에서 배운 반짝이는 지혜를 들려준다. 어느 날은 책 속에서, 어느 날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계절 속에서, 어느 날은 가난하지만 자긍심을 잃지 않는 쿠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야기를 건져 올린다. 그는 청년에게 몸과 마음을 조여들게 하는 경쟁과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고뇌를 피하지 말고 용기내자 말한다. 어려운 살림에도 같은 자리에서 인문 공간을 지켜내고, 삶과 글쓰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시인의 한마디 한마디는 깊은 위로와 힘으로 다가온다.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공부하면서 연대해 실천해 나가는 형식, 이것이 지상에 살아남은 자의 꿈이겠지요. 나는 정말 백년어서원이 그런 공간이 되기를 꿈꿉니다. 누구든지 와서 함께 고민하고 공부하며 어깨를 비비는 자리 말입니다.”
마음을 준 공간이 사라지고, 소중한 인연이 희미해지고,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일을 하면서도 반문하게 되는 나날들. 이렇듯 속절없는 삶의 순간들에 진심으로 서로를 믿고 격려할 수 있는 관계와 공간이 여기 있다. 이 책은 좋은 어른이 되고 싶은 우리들, 작고 성실한 공간들에게 보내는 편지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

부산에서 태어나, 1995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서부 아프리카의 사하라, 스페인 카나리아 섬에서 십여 년 머물렀고, 대전에서 십 년 가까이 지내면서 문학지기들을 사귀었다. 틈틈이 여행길에 오르며 사진을 좋아한다. 이십 년 만에 귀향, 부산 원도심에 인문학 북카페 <백년어서원>을 열고 너그러운 사람들과 퐁당거리고 있다. 고지식함과 결벽증으로 여러 사람 괴롭히는 이상주의자. 시집 『길의 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붉은 사하라』, 『젯밥과 화분』, 산문집 『씨앗을 지키는 새』, 『백년어』, 『유쾌한 달팽이』, 『참죽나무 서랍』, 『쿠바, 춤추는 악어』가 있으며 사진 에세이집으로 『하늘이 보이는 쪽창』, 『지붕 밑 푸른 바다』, 『당신은 나의 기적입니다』가 있다. 2005년에 부산작가상을 수상하였다. 
장래희망으로 법관을 꿈꾸었지만, 법대 진학 후 두 번의 사법시험을 보고 깨끗하게 단념했다. 학창시절을 보낸 부산을 떠나 서울살이에 도전, 사람, 소통, 콘텐츠라는 키워드를 갖고 마케터로 일한다. 돈을 버는 직업인으로 일을 하면서도, 읽고 쓰며 사유하는 자아를 가장 소중히 여긴다. 독립출판물 『감동벽 기록증』을 펴냈다.
전공을 포기하고 방황하던 시기에 만난 김수우 시인은 늘 곁에 있었으면 했던 ‘좋은 여자 어른’이었다. 서로의 안부와 고민을 나누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는 불안했던 청춘, 고단한 서울살이 속에서 나를 지켜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www.instagram.com/janeor37

책 속에서


벌써 지난 해 여름의 일이 되었네요. 제게 ‘편지를 주고받아보자’라고 제안해 주셨던 선생님과의 통화가 기억납니다. 어떤 주제라도, 젊은 여자와 나이 든 여자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나누면 재미있지 않겠냐는 웃음이 담뿍 묻은 목소리를 들으며 제가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타인의 고통을 나누는 법> 41p

저는 제가 살아갈 공간이 저 자신과 같았으면 좋겠어요. 제 마음이 힘을 잃지 않고, 가치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일을 거듭할 때 아늑한 배경이 되어 품어 주었으면 합니다. 선생님 말씀처럼 차 한잔, 책 한 모금, 좋은 음악으로 채울 수 있는 울타리면 충분하지요. 그곳에 제가 머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음을 추스르며 누울 자리, 그런 가치 있는 것들로 공간을 꾸리려 합니다. 선생님, 그리운 공간을 생각하면 자꾸만 ‘백년어서원’이 떠오릅니다.
<터무니없는 집값 앞에서> 95p

2009년 봄, 백년어서원은 모두가 반대하고 또 의아해 하는 부산의 원도심인 동광동에 자리잡았습니다. 주변 분들은 인문학을 표방하고 있으니 좀 더 그럴싸한 문화적인 공간이나 대학가를 권했지만, 저는 굳이 이 잊히고 버려진 뒷골목을 고집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소를 갖게 되었지요.
<욕망이 아닌 꿈을 닮은 집> 100p

그럴지라도 육체를 가진 우리는 ‘가능성’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냥 말없이 손을 잡아 주거나 차를 한잔 건네거나 시를 한 편 전하는 건 어떨까요. 아마 말보다는 더 울림이 있지 않을까요. 우리는 체온을 가진 자들이니 체온에 닿을 수 있는 것이 위로가 될 듯도 싶네요. 미각이나 후각, 촉각을 통한 것 말이에요.
<말의 한계, 손의 가능성> 153p

나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일도 글쓰기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누구든지 자신과 사회를 발견하고 변화시키는 발언을 하고, 흔쾌히 자신의 책으로 묶을 수 있어야 합니다.
<책이라는 생명을 만드는 일> 206p

목차

프롤로그
막막한 일상 속 등대를 찾는 신호
함께한 눈부신 10년

하나. 진짜 나를 알아가는 시간
숫자를 좋아하는 시끄러운 세상에서
고뇌하는 일에 지치지 맙시다
불안정한 청춘의 일과 직업
모험가이자 여행가로 살아요
타인의 고통을 나누는 법
우리는 서로 물드는 존재
저만의 고유한 수식어를 찾고 있습니다
목적을 설정하지 마세요

둘. 씩씩하게 살아가는 시간
나만의 소리를 가진다는 것
울림이 만드는 무한한 힘
새로운 직장과 서툰 나
내가 걸어온 길을 기억하기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산다는 것
일상의 장소를 만드세요
터무니없는 집값 앞에서
욕망이 아닌, 꿈을 닮은 집

셋. 세상을 이해하는 시간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나이 든다는 건
사는 일에는 애틋함이 필요합니다
어른의 우정이란 무엇일까요?
지금, 이 순간의 배려
암이라고 합니다
몸과 마음 환하게 지켜내길
세월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우리에겐 슬픔이 부족합니다
위로의 어려움
말의 한계, 손의 가능성

넷. 좋은 어른을 고민하는 시간
우리다운 결혼식을 준비하며
사랑이라는 능력
있는 그대로의 기록
우리 안의 우주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한 위시리스트
나다움, 관대함, 용기
아기를 낳아야만 할까요
삶과 사랑을 이해하는 방식

다섯. 책으로 성장하는 시간
퇴사하고 독립출판에 도전합니다
책이라는 생명을 만드는 일
책을 내고 깨달은 한계
나를 넘어 타자를 향한 글쓰기
생산적 시간이 아닌, 창조적 시간을 가지려면
언제나 질문에 소홀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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