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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 쪽으로 [개정판]

편혜영 저 | 문학동네 | 202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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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구판 정보

사육장 쪽으로 편혜영 저 | 문학동네 | 2007년 07월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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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7592 / 244쪽 133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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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교외의 전원주택에 사는 평범한 월급쟁이 가장에게 어느 날 닥친, 가족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은 사건 사고는 마치 내가 직면한 위기처럼 리얼하게 다가온다. 사육장에서 탈출한 개에게 물린 아이를 데리고 차를 모는 병원 방향이 사육장 쪽이라는 것, 그가 운전해가는 신작로와 고속도로에서 그를 앞지르거나 스치는 트럭, 트레일러 등 큰 기계에 대한 그의 무서움증에서 우리는 현대사회를 사는 공격적이지 못한 소시민의 위로받을 수 없는 불안과 분노와 피해의식을 본다. _박완서(소설가) 편혜영의 단편들은 경제적으로 제어된 서술, 정교한 디테일을 통한 암시, 통일된 인상의 창출 등과 같은 단편소설의 고전적 규범을 정확하게 습득한 바탕 위에 쓰인 것이다. 표제작은 물론 그 밖의 단편 모두 현대의 삶에 대한 은유를 이루는 여러 가지 상황을 박진감 있게 제시하고 있다. 그 상황의 핵심은 겉으로는 정연한 듯한 인간세계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어느 순간 인간 현실을 현실이 아니게 만드는 불확실성의 출현에 있다. 편혜영은 일상생활의 조건을 이루는 현실의 범주들이 어떤 원초적인 미혹에 먹혀버리는 광경을 기괴한 방식으로 포착한다. 그리고 모든 의미와 상징의 질서를 헛것으로 만드는 집합적 무의식의 심층을 냉혹하게 파고든다. 인간의 내부, 그 암흑의 핵심을 향해 이토록 깊이 시추를 내린 작가는 우리 문단에 흔치 않다. _한국일보문학상 심사평에서 접기

저자 소개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소년이로』 『어쩌면 스무 번』,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 『죽은 자로 하여금』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김유정문학상,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안개가 모든 것을 가려줄 것이다. 이런 안개라면 발가벗어도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소풍」, 15~16쪽)

그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출근해야만 했다. 파산 통보를 받은 날까지 시간에 맞춰 서둘러 출근을 해야 하느냐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돈을 벌어봤자 그들에게 다 빼앗길 테지만 일상을 지키는 것은 중요했다.(「사육장 쪽으로」, 42쪽)

높이 솟은 건물 그림자가 그들의 어깨 위로 찬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사내는 그림자를 따라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아무리 고개를 뒤로 젖혀도 고층건물에 가려진 밤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다. 둥글고 기다란 콘크리트 철창에 갇힌 느낌이었다.(「동물원의 탄생」, 82쪽)

그들은 박봉을 견뎌야 했다. 단장의 강압적인 지시와 까다로운 규율도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거울 속에서 마주치는 자신의 웃는 얼굴을 견뎌야 했다.(「퍼레이드」, 122쪽)

그는 불현듯 자신이 아이에 대해 아는 점이라고는 이름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되는 동안 그가 한 일은 회사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었던 것뿐이었다. (「금요일의 안부인사」, 156쪽)

그가 생각하기에 아파트는 이상적인 주거공간이었다. 아파트는 모두가 같다고 상상하지만 실은 전혀 다른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다르다고 생각하는 한편으로 모든 게 똑같아서 어디를 가나 낯설지 않았다. 박은 현대에 있어 개성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다르면 거부감을 주지만 지나치게 같으면 경박해 보였다.(「금요일의 안부인사」, 161~162쪽)

우연은 개인적인 능력이나 노력을 상관하지 않았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부의 정도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우연만큼 민주적인 것은 없었다.(「금요일의 안부인사」, 163쪽)

되풀이되는 일상은 박에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인지, 결국 자신이 원한 것은 무엇이었는지, 처음부터 그런 게 있기나 했는지, 이다음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을 남기지 않았다. 그는 단지 시간에 맞춰 일을 시작하고 식욕과 관계없이 순서에 따라 밥을 먹었으며 산적해 있는 잡다한 일을 처리하려고 시간을 쪼갰다.(「분실물」, 187쪽)

그는 자신의 이력으로는 도시에 있는 직장에 취업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이력서를 보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는 여전히 변두리의 구직자로 남을 것이다. 그나마 신도시가 완공되면 그가 사는 곳도 도시의 일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게 위안이 될 때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반지하방을 전전하는 생활이 나아질 리 없으리라는 생각에 치욕스럽기도 했다. 그게 뭐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치욕이나 위안이 인생을 바꾸지 못했다.(「첫번째 기념일」, 206쪽)

목차

소풍 … 007
사육장 쪽으로 … 035
동물원의 탄생 … 061
밤의 공사 … 087
퍼레이드 … 113
금요일의 안부인사 … 139
분실물 … 167
첫번째 기념일 … 195

초판 해설 | 신형철(문학평론가)
섬뜩하게 보기 … 219

초판 작가의 말 … 237
개정판 작가의 말 …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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