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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5700508 / 112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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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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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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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흰색이 바탕일까
검은색이 바탕일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흰색과 검은색이 어우러진 무늬가
내 존재감이야
적성? 재능?
그런 게 뭐가 중요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거야
최고가 되고 싶지는 않아
난 인생이라는 초원을 뛰노는
행복한 무늬야
―?얼룩말? 전문
돌연변이가 될까 두려운 마음
감수성이 한창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에게는 말 못 할 고민이나 “비밀이 생기면/목이 길어”졌다가 “목이 빠져라/내일을 기약”(?고백해, 기린?)하며 “겨울 속 봄”(?나비의 계절?)을 찾는 풋풋한 마음이 있다. “숨는 게 아니라/옆에 있어 주”(?카멜레온?)면서 서로를 보듬는 따뜻한 마음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때때로 “한집에 살지만” 각자의 “고집”(?비버 가족?)에 사는 가족에게서 외로움을 느끼고, 부모님이 다투는 날에는 “달팽이관처럼 이불을 말고 누워” 찢어질 것 같은 “고막 같은 방문”(?춤추는 달팽이?)을 쳐다보는 마음이 슬프다. ‘스카이 대학’에 가기 위해 방학 중에도 ‘속성’ 학원을 다니다가는 자칫 “속도가 낳은 돌연변이가 될 것 같다”(?터널뱀?)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다. “커서 뭐가 될 거냐”는 부모님 잔소리에 “클 만큼 컸다”고 반항도 해보지만 곰곰 “생각해 보니 조금 더 커야 할 것 같다”(?이팔청춘 개냥이?)며 슬그머니 한발 물러서 자신을 돌아보기도 한다.
우리 가족은
집 짓기를 좋아한다
한집에 살지만
각자의 집에 산다
아빠는 아빠 집에
엄마는 엄마 집에
나는 내 집에
고집에
가깝고도 먼 외딴집에서
우리는 각자 외롭다
―?비버 가족? 전문
그림자는 왜 나만 따라 해?
나무는 왜 겨울에 옷을 벗어?
매미는 왜 맴맴밖에 몰라?
고양이는 왜 쥐랑 친구 안 해?
도토리 같은 생각을 물고 뛰어다니던
다람쥐는 어디로 갔을까?
꼬리를 물음표 모양으로 말고
생각의 껍질을 까던 다람쥐는 없다
(중략)
우린 왜 행복에 관해 묻지 않아?
우린 왜 불행하지 않는 것에 만족해야 해?
오늘도 말하지 못하고
꿀꺽 삼킬 뿐이다
―?도토리와 묵? 전문
우리에게도 한 표가 있어요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이라고 어깨를 으쓱해 보지만 “열다섯 올챙이”들은 “개구리 되려면 아직 멀었다”(?열다섯 올챙이?)고 핀잔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언제나 철부지인 것만은 아니다.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호랑이는 호랑이답게?) 비틀린 세상과 부조리한 사회의 모순을 바라보는 눈이 매서울 때가 있다. 아파트 단지 안의 새 둥지를 전기톱으로 잘라 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참 이기적이다”(?빼앗긴 둥지?)라는 생각에 이르기도 하고, 하이에나가 먹이를 찾아 헤매듯 오로지 “한 표를 찾아” 여기저기 어슬렁대면서 “입으로만 봉사”(?치즈 하이에나?)하는 정치꾼 어른들의 가식을 꼬집는 성숙한 일면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러니 “개구리 되려면 아직 멀었다” 해서 청소년들의 생각과 발언을 가벼이 흘려듣거나 낮추볼 수만은 없다. 그들도 제 나름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알고, 어른들 못지않은 판단력과 비판 의식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청소년들은 그렇게 “아름다운 내가 되기 위해/달리고 달”(?치타가 달리는 이유 2?)리며 성장해 나간다.
세상의 모든 집은 감옥이야
집주인이 만든 규칙을 지켜야 하거든
그곳에서 나는 내가 아니야
내가 만든 규칙이 아니니까
나는 단지 누군가의 규칙을 따르는 존재일 뿐이야
착하다는 말은 집어치워
그건 자유를 버렸다는 거야
가출하는 거냐고?
아니! 내 집을 찾아가는 거야
―?고양이의 완벽한 이사? 부분
불불 뿔, 안과 밖을 뒤흔드는 무적의 주문!
그렇다 하더라도 청소년은 아직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불완전하다는 것은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말이다. 그런즉 “절망 속에서 희망을 부르는 주문”이 있다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불불 뿔?)다. 하늘로 솟기도 하고 땅으로 꺼지기도 한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무 생각 없이 되는대로 사는 “오합지졸” 같기만 하지만, “막춤도 춤”이고 “무질서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까마귀 떼 고고?)라고 항변하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시인은 누구보다 잘 헤아린다. 시인은 “단지 누군가의 규칙을 따르는 존재”(?고양이의 완벽한 이사?)로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학교라는 가시 울타리를 뛰어넘어 “인생이라는 초원”(?얼룩말?)에서 자유롭게 뛰놀기를 바란다. 획일적인 생활과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흔들고 싶은 대로 고고”(?까마귀 떼 고고?), 명랑하고 유쾌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이중 부정’이거나 ‘강한 긍정’의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세상을 맘껏 즐기기를 바란다.
아니불 아니불 불불 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부르는 주문
이중 부정으로 들이받아
강한 긍정으로 바꿔 버려
자! 시작해 볼까
시험을 망쳤니 뿔
망쳐 보지 않은 사람은 성공할 수 없어
엄마한테 혼났니 뿔
혼나 보지 않은 사람은 혼자 설 수 없어
절망에 빠졌니 뿔
절망 없는 인생은 희망도 없어
희망이 없었니 뿔
없는 게 아냐 절망을 뒤져 봐
―?불불 뿔? 부분
꿈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
신미나 시인은 추천사에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마에 근질근질 뿔이 돋을 것 같고, 송곳니가 챙, 하니 솟을 것 같고, 답답한 세상을 향해 성난 코끼리처럼 코를 흔들고 싶어집니다.”라고 말한다. 오늘보다는 내일을 향해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꿈은 주어지는 게 아니고/찾아가는 거”(?아름다운 쳇바퀴?)다. 적성과 재능은 어른들의 잣대일 뿐, 바탕색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바탕색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최고’가 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거야”(?얼룩말?)라고 당당히 말할 때 비로소 “바람의 속삭임”을 귀 기울여 들으며 “멀게만 느껴지는 나”(?나무와 늘보?)의 본모습을 찾게 될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이 시집이 지금보다 더 나은 맑고 푸른 세상을 가꾸어 나가는 데 참된 교과서가 되고, ‘꿈을 업고 가는 낙타’가 되어 “내 방식대로 하늘을 마음껏 주무”(?코끼리 점프?)르는 희망이 되어 주리라 믿는다.
낙타는 혼자 갈 때도
혼자 가는 게 아니다
혹 하나 혹 둘
혹을 업고 간다
더위도 추위도 목마름도
혹이 있어 견딜 수 있다
나도 혼자 가지만
혼자 가는 게 아니다
꿈 하나
꿈 둘
아직 멀었지만
아직도 가고 있다
―?낙타? 전문
사전에서 사람을 만났다 / 열다섯 올챙이 / 까마귀 떼 고고 / 고슴도치 / 코뿔소의 콧소리 / 이팔청춘 개냥이 / 불불 뿔 / 박쥐 사전에 똑바로는 없다 / 킹콩과의 면담 / 카멜레온 / 비둘기가 된 기분 / 고양이의 완벽한 이사 / 금붕어의 마술 쇼 / 까마귀 / 민달팽이 / 하늘을 나는 원숭이 / 도토리와 묵 / 산토끼 / 놀아줘사우루스 / 고백해, 기린 / 아름다운 쳇바퀴 / 고래와 바다 / 꼬마 물고기 / 모자 속 토끼 / 터널뱀 / 춤추는 달팽이 / 독수리 마크 / 고래를 낳은 새우 / 거미 떼 / 낙타 / 나무와 늘보 / 캥거루 주머니에 동전이 있다 / 학춤 / 치타가 달리는 이유 1 / 호랑이는 호랑이답게 / 개미 답 / 갯벌에 사는 말들 / 올빼미의 밤은 환하다 / 서커스 / 빼앗긴 둥지 / 지렁이 연가 / 비버 가족 / 치타가 달리는 이유 2 / 코끼리 점프 / 축제 / 치즈 하이에나 / 소라게 / 나비의 계절 / 얼룩말 / 동물원에서 사람을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