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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 세상을 바꾸는 순수한 열정과 사랑을 잘 포착한 소설! 자연스러운 유머, 적당히 달콤하고,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하는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우리의 가슴에 따스한 온기를 채워 넣는다. -MD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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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4374232 / 448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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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평범한 그들의 특별한 사랑이 가슴을 울린다. 이 소설은 음악의 제목을 소제목으로 쓰고 있다. 음반 가게 주인 프랭크는 음악에 대해 독특한 지론을 갖고 있다. 클래식, 팝, 록, 재즈, 블루스, 헤비메탈, 펑크에 이르기까지 장르는 달라도 뿌리는 같기에 어느 한 가지 분야의 음악만을 편중해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장르만 선택해서 듣게 될 경우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을 끝내 듣지 못하고 지나칠 수밖에 없기에 다양한 음악을 들어야 후회할 일이 없다는 것이 프랭크의 생각이다. 음반을 진열할 때도 장르별로 구분하지 않고 정서가 같은 음반끼리 비치해놓는다. 이를테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 비치 보이스의 《펫 사운즈》 앨범을 정서가 같은 음악, 비슷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악으로 분류해 같은 자리에 놓아둔다. 바흐, 헨델,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쇼팽, 비발디, 베를리오즈 등의 음악가와 비틀스, 아레사 프랭클린, 레드 제플린, 섹스 피스톨즈, 마일스 데이비스, 더 댐드 같은 음악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식이다. 이 소설은 풍성한 음악 이야기와 더불어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이 어우러져 펼치는 유쾌한 웃음과 따스한 감동이 함께한다. 저마다 극복하기 쉽지 않은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고통과 회한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지난날의 어둠을 떨쳐버리고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모습이 눈물을 자아낸다. 성격이 괴팍한 어머니의 반대가 심해 실패로 끝난 첫사랑, 그때 받은 실연의 아픔이 너무 커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프랭크, 엉뚱하고 모자라 보이지만 순수하고 착한 키트, 원래는 신부였다가 가슴 아픈 사연을 뒤로 하고 실의에 빠져 한동안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가 재즈를 다시 들으며 삶의 의미를 되찾은 앤서니 신부,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이 야속해 늘 툴툴거리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용감하게 해내는 모드, 프랭크와 일사가 매주 만나는 카페 싱잉 티포트의 종업원도 입가에 웃음을 떠올리게 해주는 주인공들이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이 그리 밝지 않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끝내 유쾌한 웃음과 넉넉한 마음을 잃지 않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받아 안는 포옹력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정한 긍정과 낙관의 의미가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은 힘든 날들이지만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과 극복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기에 절망과 슬픔에 매몰되지 않고 웃을 수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는 동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한편 자기 안의 따뜻한 마음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영국의 어느 항구 도시의 작은 거리가 배경인 이 이야기는, 그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누구나 자신이 아는 어떤 곳을 떠올리면 그곳에 이와 비슷한 삶들이,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건물의 모습과 구조는 달라도, 길바닥의 형태와 재질은 달라도, 이 이야기에는 보편성이 있다. 그 보편성이 우리를 이야기 속으로 깊이 끌어들인다. 평생 엘피판만 고집한 프랭크의 예언대로 또다시 엘피판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문화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특히 엘피판을 들으며 음악을 접했던 사람들, 아날로그 시대에 이웃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 혹은 그런 경험이 없는 세대라고 하더라도 흥미로운 음악 이야기와 따스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소설을 통해 큰 웃음과 뜨거운 감동을 맛보게 될 것이다.
음악이 흐르고, 색색의 등불이 왈츠를 추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음반을 찾느라 분주하게 가게를 오갔다. 가게 주인인 프랭크는 클래식, 록, 재즈, 블루스, 헤비메탈, 펑크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가지도 소홀하게 다루는 장르가 없었다. 손님들이 정확한 곡명을 몰라도 분위기를 이야기해 주면 프랭크가 기가 막히게 마음에 드는 음반을 찾아내 주었다. 손님들 가운데 더러는 자신이 듣고자 하는 음악이 뭔지 아예 모르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런 경우에도 어김없이 마음에 드는 음반을 소개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음반을 손에 든 프랭크가 부스스한 갈색 머리를 손으로 쓸어 넘기며 말했다. “이 음반을 들어보세요. 아마 느낌이 팍 올 거예요.”
거기에 음반 가게가 있었다.
-9p
“아, 젠장! 어떤 청년이 가게에 들어오더니 시디를 찾아달라는 거예요. 시디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엘피판도 괜찮대요. 사장님과 제가 청년이 말한 엘피판을 찾고 있는 사이 다른 음반을 훔쳐 달아났지 뭐예요.”
키트는 툭하면 ‘아, 젠장!’이라는 말을 썼다.
모드가 물었다. “어떤 음반을 훔쳐 달아난 거야?”
“제네시스의 《인비저블 터치(Invisible Touch)》.”
“놈을 잡았어?”
“아, 젠장! 사장님이 뒤따라가 잡긴 했는데 그냥 돌려보냈어요.”
키트의 말대로 프랭크는 급히 청년을 뒤따라가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잡았다.
프랭크가 숨을 헐떡이며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가 제네시스 음반을 가져가는 건 괜찮아. 다만 자네는 음반을 잘못 골랐어. 제네시스는 초창기에 나온 음반들이 훨씬 좋으니까. 나와 함께 가게로 돌아가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을 들어보겠나? 제네시스를 좋아한다면 멘델스존도 분명 마음에 들 거야.”
-15p
베토벤? 베토벤은 지나치게 경건하고 웅장했다. 자칫 음악에 압도 당할 수 있었다. 지금 그에게는 친구처럼 다정한 음악이 적당해 보였다. 노를 저어 집으로 데려다줄 뗏목 같은 음악…….
피아노? 금관악기? 아니면 보컬? 강렬하고 열정적인 음악? 어쩌면 섬세하면서도 단순해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음악이 좋을 수도 있었다.
바로 그거야.
프랭크는 마침내 중년 남자에게 권할 음악이 뭔지 떠올랐고, 카운터 뒤로 걸어가 음반을 꺼내들었다. 프랭크가 턴테이블로 걸어가며 “이 음반의 B면 다섯 번째 곡이 마음에 들 겁니다. 바로 손님이 찾던 곡이니까요.”라고 하자 중년 남자가 한숨을 푹 쉬었다. 한숨 소리가 어찌나 큰지 마치 흐느낌 소리 같았다.
“아레사 프랭클린?”
“아레사 프랭클린이 부른 <오 노 낫 마이 베이비(Oh No Not My Baby ‘아, 아니야, 내 애인은 안 그래’라는 뜻 : 옮긴이)>라는 노래인데 들어보시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겁니다.”
“내가 분명 쇼팽만 원한다고 했잖아요. 난 팝송은 안 들어요.”
“아레사 프랭클린의 음악은 팝이 아니라 소울입니다. 들어보면 아시겠지만 아레사 프랭클린은 항상 옳아요.”
-19p~20p
음반을 장르에 따라 나누거나 알파벳순으로 분류하지 않고, 그냥 음악을 들었을 때 받았던 느낌에 따라 정리했다. 가령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옆에 비치 보이스의 《펫 사운즈(Pet Sounds)》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루(Bitches Brew)》를 비치해두는 식이었다.
프랭크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뿌리와 정서가 같은 음악들이야.”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선호하는 장르나 좋아하는 작곡가, 가수의 음악을 편애하기 마련이어서 특정 분야만 고집해 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경우 다양한 장르의 명곡들을 접할 기회를 아예 놓쳐버릴 수도 있는 만큼 프랭크는 손님들에게 정서적으로 맥이 닿아있는 여러 음반들을 동시에 소개해주는 걸 선호했다. 평소 클래식을 가까이 하지 않던 사람들, 팝음악과 친하지 않던 사람들도 프랭크가 소개해준 음반들을 듣고 나면 장르에 상관없이 음악을 즐기게 되었다. 민들레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씨를 날려 보내 꽃을 피우듯 프랭크는 장르는 다르지만 비슷한 정서를 가진 음악들을 동시에 소개해 누구나 쉽게 다양한 음악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42p~43p
낯선 여자가 음반 가게 바깥 쇼윈도 앞에 서있었다. 녹색 코트 차림 여자를 보는 순간 프랭크는 뭔가 할 말이 있어 찾아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자의 크고 검은 눈이 유난히 반짝였다. 여자는 양손으로 차양을 만들어 이마에 대고 가게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여자의 얼굴이 왠지 창백하고 파리해 보인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그녀가 갑자기 쿵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프랭크는 급히 가게 밖으로 달려 나갔다. 키트와 가게에 와있던 모드, 앤서니 신부도 덩달아 뒤따라 나갔다.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쓰러진 여자의 모습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여자는 바닥에 똑바로 누운 자세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고, 구두코가 하늘을 향해 있었다.
프랭크는 정신을 집중해 기억을 떠올려 봤지만 단 한 번도 음반 가게에 들른 적이 없는 여자였다.
앤서니 신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왜 갑자기 쓰러졌지? 지병이 있는 건가?”
키트가 방정맞게 물었다. “세상에! 여자가 죽었어요?”
키트의 옆에 있던 모드가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그냥 잠시 기절한 것뿐이야.”
-46p~47p
프랭크는 평소 구부정한 자세로 걷기 일쑤인데 오늘은 등을 꼿꼿이 펴고, 턱을 당기고,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를 살짝 머금은 모습으로 걸었다. 아직 아는 게 별로 없는 여자였지만 이상스레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여자가 턴테이블 쪽으로 걸어오는 프랭크를 향해 눈을 찡긋하더니 손가락으로 쇼윈도를 가리켰다.
“관객들이 많네요.”
청하지도 않은 관객들이 단체로 쇼윈도 유리에 뿌연 입김을 뿜어내며 가게 안을 눈이 부르트도록 들여다보고 있었다. 키트, 폴란드 빵집의 노박, 앤서니 신부, 윌리엄스 형제의 눈에 호기심이 그득했다. 그 반면 문신 가게 모드는 뭐가 못마땅한지 등을 돌리고 서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고 있었다.
키트가 수수께끼의 여자가 다시 나타났다며 동네방네 호들갑을 떨고 다닌 게 분명했다. 밤하늘에 새로운 별 하나가 나타났고, 다들 프랭크가 그 별의 이름을 지어주길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69p~70p
모드의 마음 깊이 프랭크라는 이름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오른쪽 가슴 브래지어 끈 아래에 몰래 프랭크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겨놓기도 했다. 프랭크와 이야기를 나눌 때 모드는 종종 문신이 새겨져있는 브래지어 끈에 손을 얹곤 했다. 나름 자기 암시이자 프랭크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프랭크를 마음에 담아둔 지 제법 오래되었다. 무슨 말이든 귀 기울여 들어주고, 기꺼이 도우려고 애쓰는 프랭크의 푸근한 성품이 마음에 들었다. 프랭크는 무슨 부탁을 하든 냉소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었다. 프랭크가 남다른 친화력과 포용력을 갖춘 사람이라서인지 음반 가게에는 언제나 손님들이 많았다. 프랭크는 울화가 치밀어 맘껏 소리를 지르고 싶거나 눈물을 펑펑 흘리며 하소연하고 싶은 사연이 있는 사람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고, 기꺼이 어깨를 빌려주었다.
-93p~94p
“자네는 음반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주로 무슨 말을 해주나?”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음반을 찾아줄 테니 저를 믿어달라고 하죠.”
“그래, 자네는 손님들에게 늘 믿어달라는 말을 하지.”
“네, 그런데요?”
“자네는 약속대로 언제나 손님들이 흡족해하는 음악을 찾아주곤 하지. 자네가 가진 매우 특별한 재능이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게다가 자네는 언제나 성심성의껏 손님들을 상대하지. 처음에는 대부분 음반을 사러오지만 나중에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고민거리를 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
“그런 손님들이 제법 있긴 해요.” 프랭크는 벌레를 쫓아버리듯 팔을 휘저었다. “제가 손님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주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니까 그런가 봐요. 게다가 위안이 되는 음악을 추천해 주기도 하니까. 손님들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해 주는 게 저에게 주어진 일이잖아요.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손님들과 좋은 친구가 되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러니까 자네는 마음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사람이야. 손님들을 돕고자 하는 건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자네 스스로 정한 거잖아.”
“네, 그렇긴 하죠. 자, 이제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뭔지 빙빙 돌리지 말고 털어놔 보세요.”
앤서니 신부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손님들이 여러 가지 고민을 털어놓고 나서 좋은 해결 방안이 없는지 물을 때마다 자네가 해준 말이 뭔지 기억하나? 고민을 해결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어.”
“풀리지 않는 매듭을 풀고 싶으면 당연히 방식을 바꾸어야 하잖아요. 자기 자신이 변해야만 상대도 변하고, 그래야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니까.”
“지극히 합당한 말인데 자네 자신은 정작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게 문제야. 자네가 엘피판을 고집하는 마음은 분명 아름답지만 이제는 시대의 흐름을 수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음반사의 요구대로 시디를 취급하는 대신 엘피판을 중점적으로 팔면 되잖아.”
-152p~153p
A면 : 1988년 1월 / 10p
B면 : 1988년 2월 / 164p
C면 : 1988년 봄 / 280p
D면 : 2009년 / 363p
감사의 말 / 442p
옮긴이의 말 / 444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