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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0351553 / 176쪽 132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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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약사에서 ‘호모 큐라스’로!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삶과 공부, 그리고 병과 약에 관한 이야기
주 이틀 알바 약사로 일하며 인문학 공동체에서 공부하는 일상을 꾸려나가는 한 ‘호모큐라스’(스스로 치유하고 자기를 돌보는 사람)가 말하는 병과 건강, 삶과 앎에 대한 이야기.
현직 약사인 저자는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약대에 진학한 후, 종합병원과 의약품 도매상, 제약회사, 약국 등을 두루 거치며 스스로를 불태우던 어느 날, ‘다르게’ 살기 위해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찾아간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루쉰, 일리치, 스피노자, 푸코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공동체 사람들[人]과 실험하고, 첫 글쓰기 세미나 시간부터 ‘이렇게 써서는 안 되는 예’에 꼽히면서도 변화해 가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기에 글쓰기[文]를 벼려 나간다.
우정과 공부, 글쓰기라는 수련을 통해 앓는 것, 아는 것, 읽는 것, 쓰는 것 모두가 삶을 기르는(養生) 약[藥]임을 깨닫고, 공동체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나’와 ‘약사’를 업으로 하는 ‘나’가 함께할 수 있는 곳[房]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 사람과 글로 통하는 ‘약방문’(藥方文, 처방전)이자 ‘약방/문’(藥房/文, 약방에서 태어난 글)인 이 책 『사람과 글과 약이 있는 인문약방』이다.
출판사 리뷰
본문 중에서 내게 타인은 신의 사랑을 실천할 대상이었고 나는 신에게 선택된 사람이었다. 신에게 선택된 만큼 그에 걸맞게 살려고 노력하며 살았던 것 같다. 심하게 말하면 내가 착해지고 특별해져 구원받는 게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스피노자에 따르면 우리는 원자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수많은 상호 영향 속에서 그때그때 나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타인들 속에서, 타인들은 내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이런 존재들 사이에 더 낫고 못나고는 없다. 스피노자는 모든 존재들은 완전하다고 말한다. 나는 ‘타인’에 대해 화두를 갖게 되었다. 늘 나와 경계 짓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존재들에 대해서. 이제 나 혼자 잘해서 잘 살 수 있는 건 불가능함을 안다. 스피노자는 우리가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정념에 휘둘리지 않는 능동적인 상태가 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힘들다고 말한다. 타인들과 공통의 감각을 키울 때 우리는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바꿔 말한다면 내 존재적 조건인 외부와의 관계에서 정념도 어쩔 수 없이 생기지만, 정념을 넘어 이성 또는 지혜를 만드는 조건도 다름 아닌 타인과의 관계이다. 타인과 (공)통할 수 있을 때 그 차이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스피노자가 말하는 ‘우정’이고 지혜이다.(「프롤로그: 인문약방, 여기가 로두스다!」, 19~20쪽) 하지만 약사가 된 나는 돈 많이 벌겠다는 목표와는 한참 먼 지점에 서 있다. 뭐든 열심히 했고 그렇다고 돈과 무관하게 산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전문직이라는 철옹성에서도 자본주의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여기저기 샛길로 빠지면서 철옹성에서 정주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은 적게 벌고 적게 쓰자고 일주일에 이틀 알바 약사로 일한다. (……) ‘전문성’ 자체가 ‘상품’이다(이반 일리치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허택 옮김, 느린걸음, 2014에서 전문성을 상품으로 말하고 있다). 점점 더 세상은 이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약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전문성이라는 상품에서 기인했다는 걸 이제 알겠다. 약사가 되어 부자로 살길 원했던 엄마의 기대를 저버린 딸이 되었지만 오히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번 돈으로 부유해졌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삶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은 이런 전문성과 상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거두고 자신의 자율성을 믿어 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전문가이지만, 전문성에 대항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 싶다. 자율성을 회복하는 일은 혼자서는 어려울 거다. 함께할 친구들을 찾아보자. 삶을 소비가 아닌 자율적 생산으로 함께 채울 친구들 말이다.(「1장: 약사가 되면 돈 많이 벌 줄 알았다」, 34~35쪽) 서양의 진화론으로도 동양의 의학과 역학(易學)으로도 ‘생명에 병이 포함되어 있다’는 같은 인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천식이라는 아픔은 내가 살아온 삶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구나! 나는 질병의 필연성을 알고 난 후 마음이 편해졌다. 더 이상 내게 천식은 아이러니도 비정상도 아니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약국에 오는 환자들도 비정상인들이 아니고 약사가 아픈 것이 수치가 되지 않는다. 이제 내게 남은 문제는 “이 아픔을 어떻게 겪을 것인가?” “어떻게 천식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인가?”이다. (……) 이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고 내게 물을 때 ‘천식’을 빼지 않는다. 물론 살다 보면 천식 증상이 없어질 수도 있겠고 그럼 좋긴 하겠지만, 천식을 고치기 위한 특별한 일상으로 잔잔한 일상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는 “어떻게 천식과 함께 살아갈까?”와 다르지 않은 질문이 되었고 약사로서 “어떻게 아픈 사람들과 만나야 할까?”라는 고민도 깊어졌다.(「2장: 천식에 걸린 약사」, 45~46쪽) 순전한 셀프-메디케이션은 불가능하다. 나 또한 혼자의 판단으로 해결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땐 의사에게 진찰을 받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상의를 한다. 어떨 땐 약에 대해 1도 모르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내 몸에 금쪽같은 조언이 된다. 또 약이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생활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스스로 몸을 돌본다는 건 일상의 여러 관계들을 통과하면서 스스로가 어떤 선택들을 하는 것이다.(「3장: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의 약」, 59쪽)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설탕과 기름과 조미료로 버무려진 저질의 음식을 과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몸에 좋다는 보약이니 영양제 등을 과하게 복용한다. 더불어 여러 오염물질, 환경 호르몬, 각종 화학물질도 몸속으로 들어간다. 현대의 ‘과식’은 과거보다 훨씬 더 해롭다. 몸이 이 온갖 것들을 소화하고 흡수해서 대사하고 배설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쓸 것이며 거기에 따라 내장기관들은 또 얼마나 혹사당할 것인가. 몸의 세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정보도 필요하지 않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또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지식 정도로 우린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 관심을 더 가지기만 한다면!(「4장: 영양제\u003d다다익선?」, 62~63쪽) “푸로작 한 알이면 금방 기분이 나아질 텐데 왜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공부를 하니?”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푸로작의 수많은 부작용은 차치하고라도, 화학물질에 내 기분을 맡기고 싶지 않노라고 답하고 싶다. 무엇보다 슬픔 계열의 감정들을 없애는 것이 치료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약으로 이런 감정들이 없어진다면 나는 그때 그 슬픔이 품은 진실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또 슬픔의 진실들을 외면하는데 어찌 기쁨의 진실들을 만날까? 순서가 바뀐 거다. 슬픔이나 우울 때문에 삶이 비참해진 게 아니다. 삶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슬픔과 우울이 있는 거다.(「8장: 슬픔의 치료제」, 125쪽)
지은이의 말
공동체 생활로 배운 것도 많고 그만큼 마음도 충만했지만 공동체 활동만으로는 먹고살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약국 알바를 주 1회 정도 하다가 주 2회로 늘렸다. 약사로서의 정체성을 잊고 살다가 갑자기 다시 약사로 살게 되면서 고민이 생겼다. 공동체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나와 약사라는 권위를 가진 전문가로서 일을 하는 나 사이에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런 괴리감은 진즉부터 내 안에서 똬리를 틀고 있었다. 인문학 공부와 내 업이 연결되지 않고 있었다. 내 공부가 내 업과 연결되기 시작한 계기는 아마도 이반 일리치의 『병원이 병을 만든다』를 읽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일리치의 책들은 지금 세상의 여러 제도들에 대해 의문점을 품게 한다. 이반 일리치는 산업화가 한창이던 70년대에 산업화와 성장을 멈추고 그것에 대해 성찰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사람들에게서 자율성을 뺏고 무언가에 의존하게 만드는 전문가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의료 제도가 대표적이다. 그의 책을 읽고 지금의 의료 제도에 대해 나 또한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일리치가 던진 문제 제기는 나에게도 커다란 물음표가 되었다.
일리치를 읽기 전의 나는, 과학의 진보와 궤를 같이하면서 진보된 학문을 수용하여 그 전문성을 유지해야만 약사라는 직업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전문성이 바로 약사의 권위이고 그런 권위가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인문학 공부는 의료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인문학 공부가 내가 생각하는 약사라는 업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약국에서의 내 태도는 조금씩 바뀌어 갔다.
내게 타인은 신의 사랑을 실천할 대상이었고 나는 신에게 선택된 사람이었다. 신에게 선택된 만큼 그에 걸맞게 살려고 노력하며 살았던 것 같다. 심하게 말하면 내가 착해지고 특별해져 구원받는 게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스피노자에 따르면 우리는 원자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수많은 상호 영향 속에서 그때그때 나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타인들 속에서, 타인들은 내 속에서 존재하고 있다. 이런 존재들 사이에 더 낫고 못나고는 없다. 스피노자는 모든 존재들은 완전하다고 말한다.
나는 ‘타인’에 대해 화두를 갖게 되었다. 늘 나와 경계 짓고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존재들에 대해서. 이제 나 혼자 잘해서 잘 살 수 있는 건 불가능함을 안다. 스피노자는 우리가 자유로워진다는 것은 정념에 휘둘리지 않는 능동적인 상태가 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힘들다고 말한다. 타인들과 공통의 감각을 키울 때 우리는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바꿔 말한다면 내 존재적 조건인 외부와의 관계에서 정념도 어쩔 수 없이 생기지만, 정념을 넘어 이성 또는 지혜를 만드는 조건도 다름 아닌 타인과의 관계이다. 타인과 (공)통할 수 있을 때 그 차이도 받아들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스피노자가 말하는 ‘우정’이고 지혜이다.(「프롤로그: 인문약방, 여기가 로두스다!」, 19~20쪽)
하지만 약사가 된 나는 돈 많이 벌겠다는 목표와는 한참 먼 지점에 서 있다. 뭐든 열심히 했고 그렇다고 돈과 무관하게 산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전문직이라는 철옹성에서도 자본주의 사회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여기저기 샛길로 빠지면서 철옹성에서 정주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은 적게 벌고 적게 쓰자고 일주일에 이틀 알바 약사로 일한다. (……) ‘전문성’ 자체가 ‘상품’이다(이반 일리치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허택 옮김, 느린걸음, 2014에서 전문성을 상품으로 말하고 있다). 점점 더 세상은 이 상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될 것이다. 약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전문성이라는 상품에서 기인했다는 걸 이제 알겠다. 약사가 되어 부자로 살길 원했던 엄마의 기대를 저버린 딸이 되었지만 오히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번 돈으로 부유해졌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삶이 건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선은 이런 전문성과 상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거두고 자신의 자율성을 믿어 봤으면 좋겠다. 나 역시도 전문가이지만, 전문성에 대항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 싶다. 자율성을 회복하는 일은 혼자서는 어려울 거다. 함께할 친구들을 찾아보자. 삶을 소비가 아닌 자율적 생산으로 함께 채울 친구들 말이다.(「1장: 약사가 되면 돈 많이 벌 줄 알았다」, 34~35쪽)
서양의 진화론으로도 동양의 의학과 역학(易學)으로도 ‘생명에 병이 포함되어 있다’는 같은 인식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천식이라는 아픔은 내가 살아온 삶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구나! 나는 질병의 필연성을 알고 난 후 마음이 편해졌다. 더 이상 내게 천식은 아이러니도 비정상도 아니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약국에 오는 환자들도 비정상인들이 아니고 약사가 아픈 것이 수치가 되지 않는다. 이제 내게 남은 문제는 “이 아픔을 어떻게 겪을 것인가?” “어떻게 천식과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인가?”이다. (……) 이제 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고 내게 물을 때 ‘천식’을 빼지 않는다. 물론 살다 보면 천식 증상이 없어질 수도 있겠고 그럼 좋긴 하겠지만, 천식을 고치기 위한 특별한 일상으로 잔잔한 일상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는 “어떻게 천식과 함께 살아갈까?”와 다르지 않은 질문이 되었고 약사로서 “어떻게 아픈 사람들과 만나야 할까?”라는 고민도 깊어졌다.(「2장: 천식에 걸린 약사」, 45~46쪽)
순전한 셀프-메디케이션은 불가능하다. 나 또한 혼자의 판단으로 해결이 안 될 때가 있다. 그럴 땐 의사에게 진찰을 받기도 하고 친구들하고 상의를 한다. 어떨 땐 약에 대해 1도 모르는 친구의 말 한마디가 내 몸에 금쪽같은 조언이 된다. 또 약이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생활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스스로 몸을 돌본다는 건 일상의 여러 관계들을 통과하면서 스스로가 어떤 선택들을 하는 것이다.(「3장: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의 약」, 59쪽)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설탕과 기름과 조미료로 버무려진 저질의 음식을 과식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몸에 좋다는 보약이니 영양제 등을 과하게 복용한다. 더불어 여러 오염물질, 환경 호르몬, 각종 화학물질도 몸속으로 들어간다. 현대의 ‘과식’은 과거보다 훨씬 더 해롭다. 몸이 이 온갖 것들을 소화하고 흡수해서 대사하고 배설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쓸 것이며 거기에 따라 내장기관들은 또 얼마나 혹사당할 것인가.
몸의 세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그렇게 많은 정보도 필요하지 않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또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지식 정도로 우린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 관심을 더 가지기만 한다면!(「4장: 영양제=다다익선?」, 62~63쪽)
“푸로작 한 알이면 금방 기분이 나아질 텐데 왜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공부를 하니?”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푸로작의 수많은 부작용은 차치하고라도, 화학물질에 내 기분을 맡기고 싶지 않노라고 답하고 싶다. 무엇보다 슬픔 계열의 감정들을 없애는 것이 치료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약으로 이런 감정들이 없어진다면 나는 그때 그 슬픔이 품은 진실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또 슬픔의 진실들을 외면하는데 어찌 기쁨의 진실들을 만날까? 순서가 바뀐 거다. 슬픔이나 우울 때문에 삶이 비참해진 게 아니다. 삶이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슬픔과 우울이 있는 거다.(「8장: 슬픔의 치료제」, 125쪽)
머리말: 약사에서 ‘호모 큐라스’로
프롤로그: 인문약방, 여기가 로두스다!
약사가 되기 싫었다│인문학을 만났다│읽고 쓰면서 공부를 했다│인문약방을 시작하다
1장: 약사가 되면 돈 많이 벌 줄 알았다
전문가로 훈련된 첫 직장│전문성에 포함된 대상화│상품과 윤리 사이에서│돈은 별로 못 벌었지만
2장: 천식에 걸린 약사
천식이라는 아이러니│의료화가 만들어 낸 신화와 맹목│생명에는 병이 포함되어 있다│천식과 함께 살아가기
3장: ‘셀프-메디케이션’ 시대의 약
약에 대한 오해│어떤 셀프여야 할까?│슬기로운 셀프-메디케이션(약국 활용법)
4장: 영양제 \u003d 다다익선?
학교 때 배운 영양소│기묘한 영양실조│영양제의 중도
5장: 현대판 만병통치약, 진통제
통증과 진통의 메커니즘│늘 작용 중인 부작용│만병통치약이 되어 가는 진통제│느리지만 덜어 내는 치료
6장: 수면제와 네모창
강박과 수면제│수면 장애 \u003d 불면증?│네모창이 밝히는 밤│수면제와 네모창을 대신할 일
7장: 달콤살벌한 다이어트
소름 끼치는 다이어트 처방│‘정상 체중’이라는 신화│문제는 살이 아니다
8장: 슬픔의 치료제
나의 힐링 방랑기│슬픔과 기쁨의 실존│정신질환 권하는 사회│슬픔을 품은 삶의 진실들
9장: 노인과 박카스
약국으로 출근하는 노인들│늙음이 당황스럽다│늙지 않으려는 세상│‘다가오는 것들’
10장: 바이오 기술의 과속 스캔들
바이오 스캔들│Genetically Modified Life(유전자 변형된 일상)│플라스틱 자궁 공학 또는 새로운 우생학?│속도를 늦추고 삶이라는 맥락에 머물자
에필로그: 인문약방의 ‘학업수행’
부록: 필연과 자율의 삶, ‘건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