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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

전화자, 박화진 저 | 문학공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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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6225546 / 160쪽 13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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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전화자, 박화진
저자 : 전화자
45년생, 부산. 유복한 집에서 가난한 대갓집으로 시집왔다. 남편과 자식들 뒷바라지하며 50여 년간의 전업주부로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내고 있다. 팔순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도 길가에 핀 꽃 한 송이에 가슴이 설렌다며 가던 길을 멈추는 10대 소녀 같은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가신다.

저자 : 박화진
63년생, 대구. 수필가, 시인.
경북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 국장으로 공직생활을 했다. 아직은 인생 2막으로 들어선 걸 실감하긴 이른 나이다. 가끔씩 신문 칼럼과 시, 수필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학에서 경찰 후진들을 위해 틈틈이 강의를 하고 있다.

책 속에서

♣ 이야기 하나

“애비야 밥은 먹고 다니냐? ”
팔순을 바라보는 숙모님은 환갑을 코앞에 둔 조카가 여전히 대갓집으로 시집오던 날 문지방에 걸터앉아 새색시를 빼꼼히 쳐다보던 배꼽둥이 5살 어린 녀석으로 보이는지 안부 말씀은 늘 한결같으십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 땅의 많은 중년 사내들은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 있는 시간들을 빨리 메우고 싶어 안달하게 됩니다. 여백 없는 삶에 어느 날 찾아온 여백을 메꾸려고 작은 배낭 하나 메고 산으로, 쇠 동아리 달린 작대기 몇 개 들고 골프장으로 이리저리 뒹굴어보지만 쉽게 메꿔지지 않음에 마음만 초조할 따름입니다. 저 역시 그런 시간들이 흐르고 있습니다.

초조함을 위로받을 겸 자식처럼 챙겨주시는 노 숙모님을 가끔 찾아뵙다가 평소 흐린 돋보기를 걸친 채 낡은 노트 한구석에 틈틈이 조곤조곤 글을 쓰시는 숙모님의 빛바랜 노트를 슬쩍 읽어 보았습니다.

50여 년 동안 전업주부로 숙부님과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며 살아오셨기에 발뒤꿈치 굳은살 같은 삶이신 줄 알았는데 봄날의 새싹 같은 여림과 옷깃을 다림질하여 정갈한 교복을 입은 여학생 같은 감성의 글들이었습니다.

정년퇴직 후 이제 내 삶은 퇴장의 쓸쓸함만이 남았다고 여긴 나에게 등짝을 때리는 죽비의 내리침으로 다가왔습니다.

“숙모님 같이 시집 한 번 내실래요?”
나의 제의에 노 숙모님이 쑥스러운 듯 곧장 몇 편의 자작시를 내밀었습니다.
마~알~간 정화수 같은 몇 편의 시를 읽으며 이슬 머금은 채송화 소녀의 마음과 세월로 터득한 생의 이치를 이곳저곳에서 다시금 보게 되었습니다.
나이 먹음과 늙음은 결코 멈춤과 끝이 아님을 새삼 느끼며 숙모님의 소박하지만 맑은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해드리고 싶어 함께 담아 묶어 보았습니다.

- 머리말 중-

오월의 어느 날
햇살 뜨스한 날
바람도 따스한 날
널따란 돌짝도 따스하다

빨간 꽃, 파아란 꽃, 노오란 꽃 따다
돌짝에 늘어놓고 아가가 인사를 한다
찬 겨울 잘 견뎌준 예쁜 꽃잎에 입맞춤을 하며 조잘거린다

한낮을 지나 엄마가 아가를 찾아 엄마의 손을 잡고 간 뒤
돌짝에 남은 빨간 꽃, 노오란 꽃, 파란 꽃잎 친구는 밤을 맞는다

밤엔 별님과 달님과 놀면서
구름 너머 이슬비 내린다

빨간 꽃은 빨간 새 되고
노오란 꽃은 노오란 새 되고
파란 꽃잎은 파랑새 되어
이슬비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리라

호박잎 껍질 이야기
40여 년 전

이웃들과 큰 시장을 갔다
호박잎 한 묶음을 샀다

풀어헤쳐 놓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깨끗이 다듬어 물에 데치고
푹 삭은 된장을 끓여 밥상 위에 대령시켰다

근데 중학생 두 아들놈이 하는 소리
“엄마는 소가 먹는 것을 우리를 먹이려고 하느냐?”고
이웃에게 얘기했더니 박장대소다

호박잎 껍질을 줄기 따라 벗겨서 찜통에 쪄야 된단다
난 그것도 모르고 껍질째 삶았으니
입안에 들어가면 꺼칠하고 질겼다

이런 사소한 것도 모르고 살아온
이 늙은 아낙의 추억 속 이야기다

냉면 사발과 우리 숙모님
애비야! 밥은 먹고 다니냐?

새색시 붉은 볼 대갓집 문 들어설 때
까만콩 배꼽둥이 조무래기 조카놈
반백이 넘어도 배곯을까 걱정이다

팔순 세월 칭칭둘린 냉면가락을
국물 말아 후루룩 들이켜보니
삼복더위인데 고막까지 시원하다

개나리 새순 손마디는 어디 가고
솔가지 검푸른 손자락으로
냉면 사발에 온기를 버물리셨네

지금처럼 남은 생도 건강하시길 비는 걸로
비싼 냉면 값을 드렸다
염치없기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목차

시집을 내며

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
오월의 어느 날 16
마음 18
소금 20
봄 개나리 21
멈칫거리고 거리낌 없는 세월 22
저녁 서쪽 하늘 석양 23
꿈을 꾸다 24
시간 헤아리기 25
6월엔 밤꽃이 핀다 26
달밤에 취해 27
메꽃 28
그림자놀이 29
바다와 하늘 30
하루살이 32
비 오는 날 33
산책길에서 34
들풀 35
돌멩이 36
초록이 흐르는 계절 바람이 분다 37
8월의 어느 날 38
엄마 39
님 41
바다 42
산 나들이 43
습관 44
가을인가! 45
별 47
호박잎 껍질 이야기 48
흘러간 세월 50
한밤중에 52
밤나무 아래서 53
가을 들판 55
오늘 56
그리움 57
들어봐라 59

가을, 겨울, 봄, 여름, 그리고 사랑
냉면 사발과 우리 숙모님 64
낙엽등을 바라보다가 66
가을 68
나는 이 가을에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나 69
가을 사랑 71
낙엽 72
가을편지 73
겨울나기 75
봄 그리기 77
3월의 비 79
꽃비늘 날리는 봄날에 80
설익은 봄비 81
봄은 올 거니까 82
봄날에 내리는 눈 85
비 갠 오후 87
연분홍 손편지 88
기다림 90
사랑의 종소리 91
꽃 약속 93
꽃이 흔들리니 나비도 흔들린다 94
사랑 계산법 96
언약 97
관심 98
소망 99
무명 꽃 102
짝사랑 숨바꼭질 104
사랑 사용법 106
비 오는 날엔 108
그대 가던 길 주저하지 말아요 110
꽃과 와인 방정식 112
花夢 113
꽃이 사람에게 1 114
비 오는 날 수채화 115
고백 117
꽃이 사람에게 2 118
석양이 질 때쯤 119
동심 120
파도 121
사람이 사랑에게 122
연애 123
술잔 125
거울 126
五季 127
할매 시인을 향한 연가 128
단풍 연가 130
사랑 보관법 131
화음 132
모정 1 135
자식 137
사모곡 138
저녁노을 139
동행 140
공깃밥 141
온기 우편함 142
부모 마음 143
모정 2 144
민들레 145
자식교육 147
친구 148
우정 149
원죄 150
900원짜리 151
커피 유희 153
사내 155
오! 추자여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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