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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초

손태균 저 | 학이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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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2795 / 128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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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승 소식 궁금해 차마 눈 못 감으셨을 어머니께 마음으로만 올리던 솟대 하나하나 쓸고 다듬어서 사랑하는 내 어머니 영전에 바치옵니다 -‘사랑하는 내 어머니 영전에 바치옵니다’ 중에서 시인은 『불갑초』의 서두에 사랑하는 어머니의 영전에 바치는 헌시를 실었다. 이렇게 땅의 뜻을 하늘로 전하는 ‘솟대’는 시인에게 있어서는 어머니를 위해 마음으로만 올리던 시다. 그런 시가 하나하나 쓸고 다듬어져 시집이 되었다. 거친 듯하면서도 언뜻 애절함과 그리움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머니께 전하는 이승의 소식답게 시 곳곳에 시인의 삶과 감정이 녹아들어 있다. 손태균 시인의 시가 가지는 특징은 중심에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록된 시를 읽으면 연리지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마치 한 나무처럼 엉켜 자라는 현상으로 이상적인 세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목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담은 시는 이상세계에 대한 지향, 갈망과 동전의 앞뒷면처럼 서로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현상에 대해 묘사한다. 어버이와 자식, 또는 부부 사이의 사랑을 뜻하는 은애를 담은 시편은 시적 화자를 통해 화자의 서정적 속내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또한 손녀와의 관계에서 보이는 시적 화자의 자애로운 모습은 삼대가 어울려 살아가며 세계의 조화로운 성장과 성숙으로 이끄는 아름다움인 자애 연리지를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서정으로 시인은 삶 속에 담긴 비단실을 다듬고, 풀어내고, 물레에 감아 새로운 세상을 시로 펼쳐 보인다.

저자 소개

  • 저자 : 손태균
저자 : 손태균
1951년 합천군 가야에서 출생
대구공고, 경일대, 경북대농업개발대학원 졸업
경북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한국농어촌공사에서 33년 근무
낙동강살리기사업 공사관리
인도, 필리핀 최초 새마을시범사업 수행
- 경상북도 및 KOICA 주관 해외봉사
노을강시학 신인상(2019)
올해의 맛있는 시 작품상(2020)
국제펜 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원
노을강시학 동인
손태균 육필시집 『꽃을 향한 서시』 외 4편

머리말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국어선생님께서 서예전 준비를 해야 한다며 몇몇 학생을 뽑았다.
그 그룹에 우연히 들어간 나는 화선지에 쓴 시조 위에 투명지를 깔고 그대로 붓으로 따라 그렸다. 그때 처음으로 서예의 즐거움을 맛보았고 정형시의 흥도 느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교지 창간을 위한 정서작업을 하면서 문학가의 꿈은 커져만 갔지만 가정형편상 실업고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고교를 졸업한 후 경부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학업을 중단한 서러움을 느끼다가 월남 전쟁이 위기로 치닫던 1972년, 교육생 1개 대대를 전원 차출해 파병한다는 풍문을 듣고 광주포병학교에 입교했고, 사격지휘반장으로 선발되어 풍익당에 교육받으러 들어갔더니 도판 위에 쓰인 낙서가 눈에 들어왔다.

“어여쁜 아가씨가 찾아오거든 전선으로 떠났다 말해주오.
떠나면서 남긴 말이 없더냐고 묻거든
그저 눈물만 흘리더라 전해주오.”

이 글은 내게 첫 감동을 준 문학작품이었다. 물론 처지가 비슷해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한두 줄의 글이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로 인해 전방에서 근무하는 동안 육군본부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전우신문』에 나온 시를 읽고 가려 모아서 시화첩 『陣中念』을 만들어 제대할 때 가지고 나왔으나 더 이상 시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 느지막이 지금에사 시간이 허락되어 시를 배우고 일천한 지식으로 첫 시집을 내게 되어 부끄럽기 한량없다. 독자 여러분의 이해와 관용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책 속에서

뜬 바위의 꿈
올봄엔 나도
라일락 한 송이 가슴에 피우고 싶다

그 향기
날숨 되어 터질 때 난, 찾아가리

비바람에 그만 갇혀
떨고 있을 그리움 위해

올봄엔 나도
종달새 한 마리 가슴에 키우고 싶다

그 노래
내 영혼 위로할 때 난, 찾아가리

어둠에 그만 갇혀
울고 있을 외로움 위해

-1부 경자의 봄, ‘뜬 바위의 꿈’(21쪽)


언제 어디서 왔는지
아파트 후미진 터에
납작 업드려 살고 있는 불씨족佛氏族

처음 만난 성씨지만
돌밭에 터 잡은 걸로 보아
변변찮은 씨족으로 여겼다

마음을 어떻게 비웠는지
늘 낮은 자리에 머물며
이웃에 기대지도 않고
굳세게 자손을 늘려가던 어느 날

웬 돌팔이 법관이
불법 주거하는 잡초라며 극형을 선고했고
상고의 기회도 박탈당한 채
경비警備의 억센 손아귀에 목이 낚여
시퍼런 곱사검에 다리가 잘려나갔다

원통해 썩지 못하는
메타세쿼이아 그루터기 위로
내팽개쳐졌지만
스산한 바람만 울고 갈 뿐
아무도 거두지 않았다

이렛날 아침
죽은 줄만 알았던 불씨
샛별의 기운을 받았는지
시체 더미 속에서도
푸른 기상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개똥밭에 뒹굴어도 이승이 극락”인 걸

그들이 명문名門 후손임을
그때서야 알았다

-3부 시월의 둥시, ‘불갑초’(80~81쪽)


낮은 자리에 머물며
아무 대가도 없이

세상 땟물
말없이 다 받아주고

바람결로 살을 떼어
타는 목마름 풀어주는 창해蒼海

무수히 사리를 품고
부처님 나투셨다

영원히 사멸하지 않는
고귀한 바다사리

그래서 나는
오늘도 소금을 탐한다

-4부 바다사리, ‘바다사리’(99쪽)


파도의 분탕질에 뿔난 의병
방어진 방파제에 집결해 있다

휴전선 너머
창린도 해안에 포문이 열렸는지
해병대는 보이지 않고

맨몸으로 맞서느라
만신창이 되었건만

뭍바람에 실려 온 그리움은
어쩌지 못하는지

갈매기 불러 모아
외로움 달래네

-4부 바다사리, ‘테트라포드’(101쪽)

목차

1부 경자의 봄

여한餘恨
하중도 가는 봄길
홍매를 기다리며
팔공산 왕건길
벗들은 사라지고
아기 참나무
유스띠노에게
뜬 바위의 꿈
체감무게
부활
새내기 하교시간
목련
산중山中 어머니
지경령地境嶺 넘으면
경자의 봄
기우祈雨
수성못 수양버들
영남건설기술교육원
홍매의 해후
마른 비

2부 달구벌 코로나

측백나무
마신록Masinloc 맹그로브
망일봉 철쭉
팔불취
죽부인의 비애
울타리 장미
허블레아니호의 할머니
달구벌 코로나
유학산 천둥
노을
태화강 십리대숲
매미 허물
옥산서원 홰나무
도라지
호수
먹구름
황강변 누렁이
명파鳴波 해변
퇴고
둑방

3부 시월의 둥시

8월을 넘기며
쌀米
간척농지
낙엽
달구벌 하늘 길
누님 영전靈前에서
칠성대七星臺
삼플라 마을Garhi Sampla
그리움
침산동구砧山洞口 은행목
시월의 둥시
오봉산 한로寒露
팔공산 단풍
국화 일가견
낙엽
늦가을 민들레
백로의 팽나무
가을 홍매
불갑초佛甲草
벌초

4부 바다사리

겨울 오봉산
박애博愛
그땐 그랬지
발린카깅 마을Barangay Balincaguing
팔달역암
폐타이어
망일봉 연리지
숙이
젊은 메타세쿼이아의 죽음
2·28 비
달비계
손녀 등굣길
바디body기타
비움
바다사리舍利
꿈길의 어머니
테트라포드
갓바위
모성애
음덕蔭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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