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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912646 / 33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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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옮긴이의 한마디
두 주인공은 고비마다 우연에 의해 운명이 엇갈린다. 그리고 그때마다 상황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운명을 엇갈리게 만드는 우연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나중에 필연이었음이 밝혀진다. 처음부터 작가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일어난 우연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두 사람의 상이한 운명은 기적처럼 하나로 묶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웨덴 군대에서 열심히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던 그 시기에, 또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던 그 시기에, 아버지는 어떻게 그리도 자주 한밤중에 내 방을 찾아와 창문을 두드릴 수 있었을까? 만약 아버지가 죽은 게 아니라면, 왜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 평생 풀리지 않는 어둡고 슬픈 미스터리로 남았다.
- 본문 14쪽
무척 위험한 여정이 되리라는 것은 자명했다. 용기병들한테 붙잡히면 사거리마다 선 어느 교수대에서 즉각 처형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언제 단 한 번이라도 위험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운명은 늘 가혹하게도 굶어 죽는 것과 교수대에 오르는 것,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했다. 바야흐로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날마다 빵 한 조각과 따뜻한 잠자리를 얻는 대신 자유를 포기하려는 순간, 도둑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깥으로 나가 죽음과 마지막 사투를 벌여 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느꼈다.
- 본문 44쪽
<쳐라, 쳐!〉 도둑은 이를 악물고 쇳소리를 냈다. 〈내 비록 고귀한 귀족의 피는 타고나지 못했지만 악독한 고리대금업자는 아니야. 쳐라, 쳐! 내 비록 천민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돈과 마차와 말을 빼앗지는 않아. 쳐라, 쳐! 귀족이라며 뽐내던 콧수염 남자는 대장의 검을 보고 꽁무니를 내뺐고, 토르네펠트는 전쟁에 참가할 거라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손가락이 동상에 걸릴까 봐 겁을 먹지. 쳐라, 쳐! 나는 그런 자들과 달라. 나는 그들보다 훨씬 나은 귀족이 될 거야!〉
거의 혼미해진 도둑의 머릿속에서 엄청난 생각들이 소용돌이쳤다. 그는 자신이 떠돌이 도둑이 아니라 진짜 귀족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와, 하인들의 기강을 바로잡고 장원을 되살리겠다고 결심했다. 이 장원에 있는 모든 것, 아가씨를 비롯해 저택과 농장과 경작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동안 나는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만 살았어.」 도둑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이제는 신사들의 식탁에 앉을 때야.」 살을 찢는 고통 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갈수록 강해졌다. 몽둥이가 그의 등을 내리칠 때마다 결심이 마음속에 더 깊이 각인되었다.
- 본문 88~89쪽
그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 그의 적인 모든 권력자와 맞서 싸울 것이다. 커다란 주사위 게임이 그를 유혹했다. 그는 다시 한번 운명의 주사위를 던져 볼 작정이었다. 비록 도둑질은 했지만 어렵고 힘들게 사는 농부들의 물건은 한 번도 탐한 적 없는 도둑은, 이제 온 세상의 금이 어서 가져가라며 자신을 기다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본문 91쪽
그녀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두 손을 덜덜 떨며 부싯돌로 램프 심지에 불을 붙였다. 잠자는 남편의 얼굴 위로 불빛이 가물거렸다. 크리스티안은 두 손을 얌전히 가슴 위에 포갠 채 편히 자고 있었다. 그런데도 마음속 공포가 가시지 않았다.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남편의 얼굴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전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얼굴만 같았다. 어딘가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정확히 말할 수 없었다.
- 본문 201쪽
이름 없는 남자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을 알았다. 남은 소원은 하나뿐이었다. 딸 마리아 크리스티네에게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야만 했다. 아빠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 본문 297쪽
서문
제1장 도둑
제2장 성물 도둑
제3장 스웨덴 기사
마지막 장 이름 없는 남자
레오 페루츠와 『스웨덴 기사』에 대하여 (엠마뉘엘 카레르)
역자 해설: 두 운명의 교차를 통해 완성되는 진정한 정체성
레오 페루츠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