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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열매

시리즈 : 미야자와 겐지 컬렉션 [1]

미야자와 겐지, 오이카와 겐지 저 | 박종진 역 | 여유당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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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351898 / 48쪽 235 x 250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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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엄마, 안녕.’ ‘엄마, 안녕.’ 아이들은 다 같이 한꺼번에 비처럼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새벽, 올해 태어난 천 명의 은행 아이들은 한꺼번에 잠에서 깨어나 오늘이 바로 여행 떠나는 날이라며 시끌벅적 대화를 나눕니다.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아이들은 준비물을 챙기고,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거나 사과를 하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활기차게 나눕니다. 그러나 생김새가 다른 만큼 천 명의 아이들은 홀로서기를 맞이하는 자세 또한 모두 다릅니다. 엄마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아이, 빨리 여행을 떠나고 싶은 아이, 황금빛 별이 되고 싶은 아이, 살구나라 공주님을 잡아간 괴물을 물리치고 싶은 아이 등등, 한 부모에게서 태어났어도 모두 성향이 다르지요. 준비가 덜 되어 있어 안쓰러운 아이도, 의지가 강해 듬직한 아이도 모두 여행을 떠나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만나고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요? “해님은 타오르는 보석처럼 동쪽 하늘에 걸려 슬퍼하는 어머니 나무와 여행을 떠난 아이들에게 온 힘을 다해 눈부신 빛을 던져 주고 있었습니다.” 한낮, 빛다발이 황금 화살처럼 쏟아지고 북풍이 불어오자, 아이들은 한꺼번에 “비처럼” 뛰어내립니다. 북풍이 아이들을 데리고 떠난 언덕은 쓸쓸하지만, “슬퍼하는 어머니 나무와 여행을 떠난 아이들에게 온 힘을 다해 눈부신 빛을 던져 주“는 해님이 있으니, 얼마니 다행인지요. 마치 한 해 동안 수고했으니 이제 올 한 해를 기억에 품고 다음해를 위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라고 어머니 나무를 토닥여 주는 듯합니다. 동시에 아이들 여행길이 춥지 않도록 따스하고 환한 빛을 던져 주며 응원하는 것 같습니다. 과연 더 큰 자연의 품이 이들을 안아 줄 것입니다. 미야자와 겐지의 섬세하고 투명한 언어, 오이카와 겐지의 단순 경쾌한 그림, 박종진 연구자의 정갈한 우리말의 조화! 사후 90여 년이 지났지만 끝없이 사랑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 동화작가 미야자와 겐지는 시인이자 농업과학자로서 자연 관찰을 좋아했고, 섬세하고 탁월한 언어로 자연 만물과의 교감을 소재로 한 동화도 여럿 남겼습니다. 생전에 동화집 시리즈를 구상한 겐지는 꽃과 새, 나무 등을 주인공으로 한 화조동화집에 단편동화 「은행나무 열매」를 포함할 계획이었으리라 추측하는데(책 말미의 작품 해설 참조), 겐지 특유의 독특한 상상력과 언어 표현은 이 작품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이러한 언어들은 미야자와 겐지 연구자로서 겐지의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박종진 번역가의 해석을 거쳐 정갈하고 투명한 우리말로 되살아났습니다. 겐지는 자연 현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묘사합니다. 차가운 새벽하늘은 “담금질을 해댄 강철 덩어리”로, 동트는 하늘은 “연한 도라지 꽃잎 같은 오묘한 빛”으로, 날이 밝은 하늘은 “하얗게 타오르는” 듯하며, 한낮에 쏟아지는 햇살은 “빛다발”이 “황금 화살”처럼 날아온다고 표현합니다. 또 은행 아이들의 대화는 아이들다운 생각과 상상으로 경쾌하게 이어 나가는 반면, 어머니 은행나무는 “부채 모양 황금 머리카락을 모조리 떨구”고 “죽은 듯이 가만히 서 있”는 모습으로 그 슬픔을 표현합니다. 이렇게 미야가와 겐지가 펼쳐 놓은 세계를 그림작가 오이카와 겐지는 절묘하게 이미지로 구현했습니다. 아이가 그린 듯 간결하고 자유로운 터치로 최대한 색깔을 절제하고 검정, 노랑, 회색을 주조로 이 모든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표현했지요. 밝은 노랑으로 그린 은행 아이들은 표정이 모두 달라 어떤 마음일지 추측하게 하고, 어머니 나무는 검정으로 슬프고도 복잡한 심정을 묵직하게 담았습니다. 또 아이들을 안내하는 북풍도, 이 모두를 비추는 해님도 다정하게 의인화해 홀로 남은 어머니 나무와 자기 길을 가는 은행 아이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90년 전에도 지금도, 다시 90년 뒤에도 독립을 위한 이별과 성장의 통과의례는 이와 같을 것입니다.

저자 소개

(1896~1933)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미야자와 겐지는 1896년 헌옷가게와 전당포를 운영하는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부터 일본의 전통시인 단가(短歌)를 짓기 시작했으며, 모리오카고등농림학교 농학과에 입학한 뒤부터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겐지는 이때부터 많은 동화와 시를 썼으며, 농업에 관한 연구논문도 활발하게 발표했다. 고향인 이와테 현에서 농업학교 교사로 일하면서도 시, 동화 등을 집필하며 작품 활동을 쉬지 않았다. 그러나 겐지는 서른일곱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비록 짧은 생애였 지만 겐지는 동화집 『주문이 많은 요리점』과 시집 『봄과 수라』를 비롯해 <은하철도의 밤> <첼로 켜는 고슈>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등 100여 편이 넘는 작품을 썼으며 지금도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975년 일본 지바현에서 태어나 다마 미술대학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했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부인인 다케우치 마유코와 함께 100%ORANGE라는 이름으로 공동작업도 한다. 아이가 그린 듯 간결하고 자유로운 터치가 특징이며, 일러스트레이션, 디자인, 만화, 광고, 그림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요시오가 우유를 쏟게 된 이야기』로 일본그림책상 대상을 받았으며, 우리나라에는 『꿀꿀이 꿀꿀』과 『그린피스의 집』이 소개되어 있다.

역자 소개

한국과 일본의 어린이문학을 연구하면서 일본 어린이문학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합니다. 일본 시라유리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문학 전공)를 받고, 현재 전주교육대학교에서 어린이문학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중일 공동기획 평화그림책 『평화란 어떤 걸까?』와 『사쿠라』를 비롯해, 『신기한 시간표』 『첼로 켜는 고슈』 『은하 철도의 밤』 『해적』 등의 어린이책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책 속에서

"올해는 황금색 아이들이 천 명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이들 모두 한꺼번에 여행을 떠납니다.
어머니는 그것이 너무 슬퍼서 부채 모양 황금 머리카락을
어제까지 모조리 떨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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