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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구판 정보
태백산맥 1 -양장 조정래 저 | 해냄 | 2003년 07월 [절판]
평점 - · 리뷰 0
ISBN : 9788965749219 / 480쪽 139 x 204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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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문학평론가 47인이 뽑은 80년대 최대 문제작 1위,
전국 애장가 720명이 뽑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태백산맥』
『태백산맥』은 한반도가 해방과 분단을 동시에 맞아 남한의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4·3항쟁과 여순사건이 일어난 1948년 10월부터 6·25전쟁이 끝나고 분단이 고착화된 1953년 10월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민족사의 매몰시대’, ‘현대사의 실종시대’라 불리는 역사에 정면으로 부딪쳐 80년대 최대의 문제작이 되었다.
1983년 《현대문학》에 제1부가 연재되었고 1987년부터 제2~4부가 《한국문학》에 연재되었다. 1986년 제1부 <한의 모닥불> 출간을 시작으로 1989년 제4부 <전쟁과 분단>이 출간됨으로써 16,500매에 이르는 전10권이 완간되었다. 2009년 200쇄를 돌파했으며(1권 기준), 2020년 현재 86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전10권이 모두 150쇄 이상 제작됨으로써 작품의 감동이 현재진행형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사회 각계각층의 주목을 받아온 『태백산맥』은 6·25전쟁의 비극성을 우리 민족 내부의 모순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출하며 이념의 금기 지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념 대립으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시킴으로써 한국문학사의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프랑스와 일본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영화, 만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2016년에는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춘 글과 삽화가 수록된 『태백산맥 청소년판』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소설의 배경인 전라남도 보성군에서는 2008년 11월 ‘태백산맥문학관’을 개관해 소설의 감동을 독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학적 완성을 향한 작가의 열정, 현대 독자들을 고려한 새로운 편집
‘고막’이 ‘꼬막’으로 사전에 수정 등재될 만큼 우리말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답게 이번 개정판에서도 전체적으로 문장이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읽힐 수 있도록 어휘부터 조사, 어미, 문장부호까지 하나하나 손보았다. 몇몇 장면은 상황 전체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히 살리기 위해 묘사를 강화했다. 한편 서술에서 불필요한 수식이나 쉼표 등을 삭제하여 속도감과 리듬을 더했고, 주인공을 제외한 몇몇 인물은 성(姓)이나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현대 독자들의 편의성을 고려하고 대하소설 읽기에 중요한 가독성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편집에서도 변화를 시도하였다. 기존 책에 담겨 있던 상징적인 요소는 지키되 책의 장정과 만듦새를 현대적인 감각을 살려 새단장했다. 본문의 판형과 글자 크기를 줄이고 ‘태백산맥’의 한자어 제호를 한글로 바꾸어 새 표지를 선보인다.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은 오랫동안 소장해 두고 아껴 읽는 애독자가 많은 만큼 사철 양장본으로 튼튼하게 제작했다.
현재의 거울, 미래를 위한 통찰이 되어주는 조정래 대하소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새 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갈등과 대립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도약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가 건너온 지난 1세기의 과오와 결과를 풀어낸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을 통해 오늘날의 사회문제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 그 뿌리를 찬찬히 톺아볼 수 있고, 미래를 위한 질문과 통찰을 얻어갈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 개정판 출간의 의미는 단순히 ‘기념’과 ‘회고’에 있지 않다. 우리 앞에 산적한 여러 갈등과 문제의 시원을 바로 알기 위한 ‘환기’이며, 불행이 반복되지 않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다짐’이다.
“올해로 등단 50주년이 되었다. 반세기 동안 글을 써온 그 세월이 언뜻 실감이 되지 않았다. 흘러간 세월 앞에서 으레껏 느끼게 되는 무상감이었다.
『태백산맥』부터 펼쳐 읽기 시작했다. 완간 후 31년 만의 일이었다. 『아리랑』도, 『한강』도 다시 읽기는 역시 처음이었다.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 감회는 낯선 듯 새롭고, 경이롭기도 했다.
다시금 ‘퇴고’를 하는 마음으로 손질을 했다. 그 작업의 결실이 독자 여러분들께 드리는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 개정판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 현대사를 다루는 문학에서
이 소설을 넘어설 작품이 있을 것인가
정하섭은 두 손으로 얼굴을 꼭 눌러 감싸며 신음처럼 긴 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밤새껏 걸어 여기까지 와 있지 않느냐고 스스로를 일깨우고 있었다. 그때 구원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암호는 백두산, 한라산, 복창하시오.” “백두산, 한라산.” 지난밤 위원장에게 하달받은 암호가 정하섭의 가슴에 안도의 따스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암호는 곧 생명이었다. 암호의 누설은 조직의 동맥을 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신에게 독립공작을 부여하고 암호까지 하달했다는 것은 당성을 의심하기는커녕 당성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가 하는 좋은 반증이었던 것이다.
“내가 너무 신경과민이군.”
정하섭은 스스로를 안심시키듯 분명한 어조로 혼잣말을 하며 머리칼을 쓸어올렸다. 위원장은 사소한 실수로 야기될지 모를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했던 것이다. 위원장다운 주도면밀한 조치였다. 그는 거의 웃는 일이 없이 냉혈적인 침착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가 정하섭을 불렀을 때는 다소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사태가 우리한테 약간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똑똑히 들으시오. 이건 당의 명령이오.” 당의 명령이라는 전제 앞에서 정하섭은 반사적으로 부동자세를 취하며 긴장했다. 당의 명령은 ‘사태가 약간 불리한’ 정도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취해야 하는 행동은 결정적인 패주였던 것이다. 그러나 정하섭은 묵묵히 명령을 수령하는 자세를 지켰다. 명령 앞에서는 그 어떤 이의제기나 회의적 질문이 용납될 수 없다는 불문율 때문이 아니었다. 직감적으로 느끼기에도 자신들이 처한 상황은 너무나 급박해져 있었다. -「일출 없는 새벽」 중에서
스무 살 나이가 가까워질 임시부터였으니까 아들의 열 받친 행동거지는 일정(日政) 때부터 시작되어 이미 10년이 가까워 있었다. 일본인 지주한테 대항해서 소작쟁의를 벌이면서 아들은 가도가도 목마르고 허기진 소작농군의 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일반 소작쟁의도 삭신 녹아내릴 매타작에 콩밥신세가 확연한 죄로 정해진 세상에서, 일본인 지주를 상대로 한 소작쟁의가 어떤 결과를 부를지는 너무나 빤한 노릇이었다. 그것은 맨주먹으로 닛뽄도 휘두르는 순사한테 덤벼드는 것이나 진배없었고,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성미 급한 나방이나 다를 바 없었다. 피걸레가 되어 내던져진 아들을 업고 집으로 돌아오며 판석 영감은 제 살이 찢겨나가는 아픔에 떨며 울었고, 차라리 죽지 못하고 살아 있는 목숨의 구차함이 비통해서 울었다. 축 늘어진 아들을 수십 번 추슬러 업어가며 판석 영감은 피물림하듯 대대로 이어진 소작농의 비애와 운명을 씹었다. 대를 물리는 가난이라는 것처럼 무서운 죄가 없었고, 견디기 어려운 벌이 없었다. 아들은 그 죄를 타고나서 이제 철든 나이가 되면서 그 벌을 받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부지, 지발 암 말도 마씨요. 목심 내걸고 독립운동허는 사람들도 있는디, 뺏긴 지 밥그럭 찾아묵는 일도 못헌다먼 고것이 무신 사내새끼다요. 그라고 우리가 허는 짓이 계란으로 바우 치기라는 것도 다 알고 있당께요. 그려도 허고 허고 또 혀야지라. 작인 없는 지주놈들도 ?는 법잉께요.” -「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 중에서
“범우, 빨리 피허게. 자네 춘부장 어르신은 몰라도 자네의 안전까지 내가 보장할 수는 없네. 자네한테 이런 말 미리 하는 것은 우정 때문이 아니네.”
그날 밤 꼭 귀신처럼 느닷없이 나타난 염상진은 그 느닷없음과 똑같이 아무 설명 없이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김범우는 가슴이 쿵 무너지는 것과 동시에 그 말뜻을 알아차렸다. 공산당 활동이 불법화되면서 염상진은 체포되어 1년 형을 살고 나왔다. 그 다음부터는 잠잠하게 지내는 것 같았다. 그런데 금년 3월에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 실시가 공포되고, 그 준비가 본격화되자 좌익계 반대폭동이 전국적으로 극렬하게 일어났다. 그때 염상진은 지하조직화되어 있던 부하들을 이끌고 경찰서를 습격했다. 그 실패로 7개월 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그가 밤중에 느닷없이 나타난 것과, 그 말하는 품의 당당함으로 보아 일이 벌어져도 크게 벌어졌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형님, 무슨 말이오. 앉어서 차근차근 좀 말해 보시오.”
짐작만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김범우는 염상진의 옷소매를 잡아끌었다.
“나 그럴 시간이 없네. 간단하게 말해서, 마침내 혁명의 날이 왔네. 이번에는 먼젓번 같은 것이 아니라 군인들과 힘이 합쳐진 결정적인 것이네. 그쯤 알고 오늘 밤중으로 피하게. 내 말 우습게 알고 뭉기적이다가 체포되면 그땐 난 모르네. 이만 가네.”
-「민족의 발견」 중에서

1.일출 없는 새벽|2.가슴으로 이어진 물줄기|3.민족의 발견|4.소화, 하얀 꽃이라는 이름의 무당|5.조계산 숯막|6.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7.그리고 청년단|8.이념 이전의 인간|9.문딩이 가시내, 팔자도 참 험허게 변했다|10.암약(暗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