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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60404241 / 276쪽 150 x 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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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시시콜콜한 일상이 시가 되는 특별한 순간들을 기록하다 포복절도할 해학과 눈물겨운 서정을 동시에 지닌 시인으로, 시집 《정말》, 《의자》, 《제비꽃 여인숙》으로 알려진 이정록 시인의 첫 산문집 《시인의 서랍》이 출간되었다. 시인으로 등단한 지 20년 만에 처음 쓴 산문집에서 저자는 자신의 시가 되었던 가족 이야기에서부터 일상이 시로 바뀌는 특별한 순간들, 그리고 저자가 몸소 깨우친 시작詩作에 관한 편지들을 모두 담았다. 1부 <밥상머리>에서는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가족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툭툭 내뱉는 어머니의 말들이 곧 시가 된 이야기, 자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못 간 누나가 첫 월급으로 들여놓은 전집에 부록으로 딸려온 시집이 생애 첫 시집이었음을 고백하는 저자는, 자신의 시 뿌리가 곧 가족이었음을 고백한다. 2부 <좁쌀일기>에서는 어린 시절 추억과 현재의 삶을 기록하는 일상 이야기로, 저자 특유의 유머와 감성이 버무려진 글들이 이어진다. 3부 <시 줍는 사람>에서는 시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시를 쓰며 몸으로 배운 가장 큰 것은 지금 곁에 있는 것부터 껴안고 살라는 ‘문지방 시학’이다. 이 외에도 시를 쓰면서 처절하게 느꼈던 베테랑 시인의 솔직한 경험들이 잘 녹아 있다.
이정록(지은이)의 말
산문집을 꾸리며 느낀 한 가지만 뽑으라면, ‘이짓, 정말 못 하겠다’였습니다. 옷이 다 벗겨진 느낌이랄까요. 산문 어디에서나 왕따가 된 아이가 훌쩍이고 있었습니다. 한구석에서 오소소 떨고 있는 어린 정록이가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그 애가 자라서 시인이 되고 아버지가 되고 선생이 되어 이 글을 묶습니다. 혹, 보탬이 됐으면 하고 제 시와 시작詩作의 비밀 서랍을 몽땅 드러내보였습니다. 제 시를 조금이나마 좋아했던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다 달아날까봐 걱정이 듭니다만, 시집보다 이 책을 먼저 펼쳐본 이들이 제 시를 찾아 읽는 행운도 있었으면 하고 욕심을 내봅니다.
저는 더 좋은 시를 줍기 위해 꽃샘추위 속 꽃망울처럼 다시 실눈을 뜰 겁니다.
1. 밥상머리
세상 모든 말의 뿌리는 모어母語다
부엌은 우리들의 하늘
어머니의 한글 받침 무용론
교무수첩에 쓴 연애편지
버스는 배추 자루를 닮았다
치맛자락은 간간하다
그 소가 우리 집에서 오래 산 까닭
기적을 믿어라
황새울에는 오리가 산다
훠어이 훠어이
텔레비전과 간첩의 상관관계
할머니의 광주리
노심초새
고무신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앞바퀴로 왔다가 뒷바퀴로 가는 자식
보랏빛 제비꽃을 닮은 누나
사나이끼리라
반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구른다
2. 좁쌀일기
그는 시처럼 산다
오늘밤 바람은 어느 쪽으로 부나
파리의 추억
다 담임 잘못이지유
짬뽕과 목탁
신 구지가新龜旨歌
시인보다 아름다운 경찰
자식이 씨눈, 희망이 싹눈
내 마음의 신작로에는
배고픔과 밀접한 것들
‘물끄러미’에 대하여
손길과 발길
등짝의 무게
편지봉투도 나이를 먹는다
너도 지금 사랑 중이구나
참 좋은 풍경
초승달, 물결표, 그믐달
처음은 언제나 처음이다
날개
마음의 꽃물
3. 시 줍는 사람
이야기 있는 곳으로 내 귀가 간다
쓴다는 것
다시 태어난다는 것
다듬는다는 것
품고 산다는 것
설렘과 그늘 사이에서 사는 것
홀로 전복顚覆을 기도하는 것
오래 몬다는 것
중심을 잃지 않는 것
숲과 집을 닮는 것
시간과 공간을 짐작하는 것
낚시 바늘과 같은 것
수직의 문장을 세우는 것
늘 새로이 태어나는 것
시의 리듬과 동행하는 것
언 우물을 깨는 도끼질 같은 것
작가의 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