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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기르며 당신을 위한 반려동물 인문학 수업

재키 콜리스 하비 저 | 김미정 역 | 을유문화사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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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474359 / 380쪽 130 x 1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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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만남부터 헤어짐까지, 사랑의 모든 단계를 맞이하는 우리의 자세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는 친절하게 구성돼 있다. 바로 동물과의 만남부터 헤어짐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풍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도록 꾸려 놓았다. 예를 들어, 만남에 해당하는 1장 ‘반려동물 찾기’는 우리 각자가 동물을 처음 만나게 되는 순간을 인류가 처음으로 동물과 함께 지내기 시작한 순간과 연결한다. 2만 6천 년 전에 어두운 동굴 바닥에 발자국을 남긴 한 소년과 개의 이야기가 인류와 동물의 관계 전체로 이어졌다가 다시 저자 자신이 어릴 때 사랑했던 반려견 이야기로 연결되는 모습은 더없이 자연스럽고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처럼 다양한 시점을 연결해서 반려동물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친절하고도 재미있게 알려 준다. 특히 우리가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에게 자꾸 말을 거는 이유,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하는 이유, 귀엽게 생긴 동물에게 더 끌리는 이유처럼 얼핏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주제에 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또한 반려동물이 인간과 동물 사이의 모호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논쟁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든다(예를 들어, 아직도 수많은 사람이 동물을 ‘반려한다’는 표현이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는 이렇게 반려동물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상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읽으면 그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가끔은 이기심이고, 가끔은 심리적 편향이며, 가끔은 그저 인류의 오래된 본능에 따른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런 내용들은 동물을 향한 사랑이 사실은 사랑이 아니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각각의 부분으로만 따지면 사랑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합쳐지면서 논리와 합리를 넘어선 커다란 사랑이 태어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소보다 비싼 시절이 있었다고? “가장 긴 문장을 말하려 해도 / 단어는 필요 없다네.” 보들레르의 시 「고양이」에 등장하는 이 시구는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나타낸다고 한다. 고대 아일랜드에서는 한때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도 소 한 마리의 값어치를 한다고 보았다(쥐를 잘 잡는 고양이의 몸값은 소 세 마리에 해당했다). 저자는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내는 이유가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그와 별개로 이 소리가 얼마나 매력적인지에 관한 역사 속의 에피소드를 몇 가지 소개한다. 『살며 사랑하며 기르며』는 이렇게 다양한 에피소드와 문학 작품을 가득 소개한다. 최고의 동물언어학자인 아이린 페퍼버그가 자신을 ‘간택’한 새끼 앵무새를 거부하지 못한 일화처럼 따뜻한 이야기도 있고, 동물 애호가였던 알렉상드르 뒤마의 반려동물 중에는 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소년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처럼 기묘한 이야기도 있으며, 고양이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통해 상대를 테스트한 장 자크 루소의 일화처럼 유쾌하고 기발한 이야기도 있다. 또한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풍부하게 준비돼 있다. 영국의 유명 소설가 호러스 월폴은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위해 시를 썼는데, 이 책의 저자가 소개한 시구는 그 슬픔만큼이나 아름답다. “올해 핀 가장 달콤한 장미.” 또는 인간이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는 사실 속에 담긴 모든 기쁨과 슬픔을 네 문장 안에 담아낸 매리 엔셀의 문구는 어떨까. “동물은 그 자체로는 굉장히 무기력하다. 내가 그들 중의 하나가 되면서, 나도 그렇게 되었다. 나 역시 무기력하다. 그러나 그들은 이 나약한 내게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만약 특별하거나 놀라운 통찰을 얻지 못한다 해도, 이 책은 이런 표현들만으로도 제값을 다할 것이다. 사랑하는 동물로 인한 기쁨과 슬픔을 세심하게 언어로 다듬은 표현들은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더 깊고 넓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당신처럼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이 그 사랑을 말하기 위해 끝없이 공들여 갈고 닦은 단어들을 읽는 순간, 당신은 사랑을 이해하기에 앞서 이미 그 사랑 안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작가이자 출판 편집자. 영국 서포크 지방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자랐다. 이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영문학을, 코톨드미술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고 예술과 대중문화의 관계를 탐구하는 해설가이자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 권의 단행본을 출간했으며, 그중 『붉은 머리의 역사Red: A History of the Redhead』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동물을 키워 왔으며, 현재는 동물 보호 센터에서 데려온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소개

서울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MBC, EBS 등 영상 번역가를 거쳐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세대학교 국제언어학부와 고려대학교 외국어센터 전문번역가 과정을 강의했다. 옮긴 책으로 『이토록 달콤한 고통』, 『아내를 죽였습니까』,『캐롤』, 『칼리의 노래』, 『테러호의 악몽 1, 2』, 『크래시』, 『여왕 페기』,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서른 살의 여자를 옹호함』 등이 있다.

책 속에서


P. 175 1961년, 나사는 ‘햄’이라는 침팬지를 우주로 보냈다. 지구를 떠난 최초의 유인원은 그저 ‘65번’이라고 알려진 채 우주로 향했다. 이 프로젝트의 홍보를 맡은 담당자들은 침팬지에게 주어진 이름과 캐릭터와 거기 담긴 서사를 공개할 경우, 이 침팬지가 살아서 지구로 귀환하지 못했을 때 자신들에게 돌아올 후폭풍을 예상했던 것이다. ‘65번’은 성공리에 귀환한 후에야 햄이라는 이름이 공개되었다(녀석의 특성을 잘 알고 있던 사육사들은 이미 이 침팬지를 ‘촙촙챙’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4년 후, 런던 동물원은 독수리 한 마리가 동물원을 탈출하고 나서야 이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처음에 동물원 직원들은 탈출 사태 자체에만 주목했다. 그런데 탈주한 독수리가 리전트 공원에서 묘기를 부리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열기가 극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독수리를 지칭할 이름이 꼭 있어야 했고, 결국 독수리는 ‘골디’라는 이름을 얻었다.
(...) 유명한 동물에게 이름을 지어 주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 동물에게 붙은 이름은 인간이 그 동물을 자신의 공간으로 들였음을 알리는 비유이자 상징이며, 동물을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고, 인간과 동물을 운명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장치다. 


P. 236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추구하는 것 중에는 ‘근감각적 공감kinesthetic empathy’이라는 게 있다. 근감각적 공감은 그저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언어의 도움 없이도 서로를 연결시키는 능력이다. 아마 당신은 주로 동물들이 이런 능력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사실이 있다. 인간끼리 소통할 때는 말과 글이라는 도구를 마음대로 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장 신뢰하는 관계에서는 말과 글이 전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 301 샤를 보들레르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가르랑거리는 소리를 고차원의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해석했다.

골골거리는 소리는 가장 날이 선 통증을 잠재우고
온갖 환희를 전한다.
가장 긴 문장을 말하려 해도
단어는 필요 없다네.

골골거리는 소리는 특히 반려인에게 가장 큰 만족을 안기는데, 자신의 보살핌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고대 아일랜드 법령집』에 따르면, 고양이가 쥐로부터 헛간과 방앗간을 지켜낸다면 소 세 마리의 값어치가 있으며, 가르랑거리는 소리만 내도 소 한 마리의 값어치는 있다고 한다.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가르랑거리는 소리는 돈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법령집은 고양이의 몸값을 소보다 비싸게 매겼다. 이는 과거 사람들도 동물이 제공하는 정서적 가치를 중요시했다는 증거다. 동물이 인간을 위로하고 보살핀다는 사실은 그만큼 커다란 중요성을 지닌 것이다. 


P. 336 모든 죽음은 일종의 질문이고 수련이다. 반려동물이 죽을 때, 우리는 우리의 죽음을 연습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는다. 내 아버지는 경미한 뇌졸중을 여러 번 겪으셨다. 아흔이 되자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고, 어떤 죽음을 맞이하길 바라는지도 표현하지 못하셨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니 그 누가 아버지에게 죽음을 권할 수 있을까. 우리가 ‘좋은 결말’을 우리 입으로 꺼내지 못하는 건 때가 왔음을 몰라서가 아니다. 내가 아닌 존재의 죽음을 내가 결정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다. 모두에게 가혹한 일이다. J. R. 애커리는 (반려견) 퀴니를 데리고 마지막으로 동물병원으로 향하던 길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퀴니는 자기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전혀 몰랐다. 그리고 나는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목차

들어가는 글

1장 반려동물 찾기
2장 선택하기
3장 이미지 메이킹
4장 이름 짓기
5장 소통하기
6장 유대감
7장 보살핌
8장 이별
9장 상상하기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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