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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903559 / 180쪽 135 x 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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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서정시학 시인선 [120]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동학과 증산교 집안에서 태어나, 뼛속에 스민 내 어릴 적 온종일 혼자 지내던 강원도 사북면 가일리 웃말 외딴 집 개울가 숲속 그 찬란하고도 외로운 자연 체험과, 초등학교 저학년 이후 전라도 정읍 땅에서 배어든 그 황토빛 저항의 숨결들이 하나로 아우러지면서, 시詩라 하는 것이 이젠 나를 ‘동편제’도 아니구 ‘서편제’두 아닌, 저 ‘중고제’ 소리 같은 어떤 ‘문지방threshold/liminal area’, 중간지대로 나를 데리고 가는 것 같다. 표현하는 말이나 어법도 그리 되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중고제’ 본고장 충청도식 어법으로 되어가는 것도 같다.
이런 길이 우리 시가 좀 더 풍부하고 다양하고 섬세한 농담濃淡이 있는 그늘과 내포를 거느리도록 하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내 시가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르나, 그래도 늘 행복하다. 하고 싶은 대로 아직은 ‘메나리 소리’ 혹은 ‘광대 소리짓’이라도 하고 있는 셈이니. 어떤 낡은 관념 · 이념 · 관습에도 얽매이지 않고, 그저 나대로 내 느낌대로 내 생각대로, 꽤나 멀리서 그러나 상당히 분명하게 늘 새롭게 내게 다가오며 열리고 있는, 아직은 나도 잘 모르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매 순간순간 아주 작고 사소한 ‘먼지 낀 체험들’, 그 ‘쉼표’ 같은 사소한 호흡과 체험들을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영혼’으로 숨쉬며 살고 있다.
그래서, 내 시에는 늘 어쩔 수 없이 ‘쉼표’가 이토록 많은 것인가. 유일한 내 삶의 사소한 일상들이 이 작은 쉼표들 사이사이에서 숨쉬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행복하다.
내 삶의 사이사이에 찍힌 작디작은 ‘쉼표들’과 함께, 사소한 일상의 영원 속으로, 그 일상의 말 속에 깊이 오래오래 숨어 있는 삶의 진수들 속으로 더 깊숙이 스며들고 싶다.
가람, 소월, 미당, 목월, 용래 시인이 그리운 날, 자상하고도 따스한 발문 해설을 써주신 이동순 성님께 부끄럽고도 감사ᄒᆞ다. 온밤을 꼬박 밝혀, 시집 곳곳에 놓여 있는 내 어법적인 실수들을 꼼꼼히 찾아 일일이 고쳐준 나의 문학적 도반인 윤효 형께도 뼈저린 감사를 드린다.
아직도, 낡아가는 시골집, 솜털 뽀얀 제 새끼들이 그 노오랗고 작은 주둥이로 간절히 기다리는 마당가 뚝방 돌틈의 제 집으로 들어가기 전, 한없이 까딱거리는 저 어미 할미새의 살아 있는 꼬랑지를 보는 것은,
행복하다.
2020년 봄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