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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하청호 저 | 학이사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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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542535 / 104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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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문학평론가 박남일 씨는 하청호의 시를 관류하는 것은 ‘그리움과 애정, 언어에 대한 외경’으로 보았다. “봄날이네 / 잊힌 뒤꼍에 / 벚꽃이 활짝 폈네 / 그대가 좋아하던 / 그 꽃이네 // 그대는 없고 / 웃음소리만 / 꽃잎처럼 날리네 // 그대 생각에 / 눈자위가 젖네 / 흩날리는 꽃잎에 / 마음이 베였네”(「꽃잎에 베이다」) 아물아물하는 그리움이란 탈의지적脫意志的인 존재여서 끈 끊어지지 않는 한 떠나보내지 못하는 것. 인용 시의 배경은 ‘봄날 잊힌 뒤꼍’이다. 그래, 집의 숱한 공간 가운데서 뒤꼍만치 잊힌 데가 있을라고. -중략- 그곳은 우리의 어머니 누나들이 사분사분 찾아들어 옷고름으로 연신 눈물 찍어내던 은밀한 장소 아니던가. 시인인들 예외랴, 흩날리는 벚꽃잎을 ‘그대 웃음소리’로 인식하는 그는 속절없이 마음 번지고 눈가장이 지적지적해지는 것이다. 하청호 씨는 지금까지 다수의 아동문학 작품집을 출간하여 세종아동문학상(1976), 대한민국문학상(1989), 방정환문학상(1991),윤석중문학상(2005), 박홍근아동문학상(2019)과 시 부문에서는 경맥문학상(20)을 수상했다. - 책 속에서 어머니는 감 껍질이 가득한 등짐을 지고 늦은 밤에 돌아왔네 하루 종일 감을 깎은 품삯으로 껍질을 받아 왔네, 입에 단내가 나는 힘든 품의 대가였네 어머니는 속살을 내어준 붉은 감 껍질을 안쓰러운 가을볕을 깔고 마당에 널었네 그래도 껍질에 남은 단내가 마당에 가득하네 그해 겨울, 창밖엔 흰 눈이 고봉으로 쌓이는데 우리는 쫀득한 감 껍질로 긴긴 겨울의 허기를 채웠네 어머니의 고단한 사랑을 질겅질겅 씹었네 말린 감 껍질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네 텔레비전에선 붉은 감 껍질이 좋은 먹거리라고 참 물색없이 얘기하네 (32쪽, 「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

저자 소개

  • 저자 : 하청호
저자 : 하청호
《현대시학》(76) 시 추천 및 〈매일신문>, <동아일보〉 신춘문예(72) 동시 당선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경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다비(茶毘)노을』, 『새 소리 그림자는 연잎으로 뜨고』,
동시집 『빛과 잠』, 『잡초뽑기』, 『어머니의 등』, 『말을 헹구다』 등이 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머리말


세 번째 시집을 엮는다
거의 반세기가 훌쩍 지나갔다
시를 생각할 때마다 아팠다
나는 아직도 그리움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2020년 초가을
하청호

책 속에서


봄날이네
잊힌 뒤꼍에
벚꽃이 활짝 폈네
그대가 좋아하던
그 꽃이네

그대는 없고
웃음소리만
꽃잎처럼 날리네

그대 생각에
눈자위가 젖네
흩날리는 꽃잎에
마음이 베였네

(12쪽, 「꽃잎에 베이다」)


어머니는 감 껍질이 가득한 등짐을 지고
늦은 밤에 돌아왔네
하루 종일 감을 깎은 품삯으로 껍질을
받아 왔네, 입에 단내가 나는 힘든 품의 대가였네
어머니는 속살을 내어준 붉은 감 껍질을
안쓰러운 가을볕을 깔고 마당에 널었네
그래도 껍질에 남은 단내가 마당에 가득하네
그해 겨울,
창밖엔 흰 눈이 고봉으로 쌓이는데
우리는 쫀득한 감 껍질로 긴긴 겨울의 허기를 채웠네
어머니의 고단한 사랑을 질겅질겅 씹었네

말린 감 껍질을 보면 눈시울이 붉어지네
텔레비전에선 붉은 감 껍질이 좋은 먹거리라고
참 물색없이 얘기하네

(32쪽, 「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꽃잎에 베이다
소나무와 도끼날
입술을 훔치지 않았다
막차가 떠날 즈음
페르소나 그 민낯
침묵에 주목하다
민달팽이는 나의 성자다
꿀밤묵을 먹으며
그냥 살았다
시간에 맞서다
마당 쓸기
풀의 눈
미완의 가을
가을과 광장
나무로 서다
소리의 혀는 귀다

제2부

늙은 어머니의 오줌값
눕는 풀
품삯으로 감 껍질을 받다
낡은 길마
바다에 메밀꽃 피다
겨, 그리고 개떡
용이 할매
지렁이의 기도
늘 바깥에 있었다
시래기
톱밥
금반지를 낀다
렌즈로 세상보기
시계의 잠
아버지와 구두코
콩의 모정

제3부

가을 엽신
동강할미꽃
종이 사슬에 묶이다
매화 붉은 뺨
냉이야
봄의 캔버스
당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앵두나무의 말
봄, 그대
사랑하는 법
꽃 속에 갇히다
아직도 그 자리에 있나요
‘그립다’는 말
가을 노래
그대 목소리
슬픔의 둥지

제4부

바다의 뼈
돌아가는 계절
밥 한번 먹자
책, 그리고 착각
시간 죽이기
투구꽃과 철모
큰 돌
바람의 옷
요양원에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
칡
개구리의 경 읽기
‘코로나19’와 삼식이
물이 깎은 곰
빈 그릇
배밀이와 달팽이

작품해설
그리움, 애정, 언어에 대한 외경畏敬_박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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