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구간

단풍 콩잎 가족

시리즈 : 푸른사상 시선 [101]

이철 저 | 푸른사상 | 2020년 08월

북트리

정가
$18.00
판매가
$9.90 (45%↓) 최저가 보상
적립금
$0.20 (2%P)
출고예상일
2026년 10월 09일 수령예상일 안내
북카트 담기 바로구매하기 위시리스트담기

평점 -  ·  리뷰 0

리뷰 쓰기

ISBN : 9791130817002 / 116쪽 129 x 205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추천inside
Adobe Flash Player 가져오기

이 분야의 베스트셀러

아래의 도서와 구매하시면 이 도서들의 적립금을 즉시적용해 드립니다.

  • 16,200
  • 10,800
  • 16,830
  • 16,200

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이철 시인의 시에는 든든하고 정직한 ‘삶’이 버티고 서 있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화려한 형식을 갖추진 못했지만 단단하고 믿음직한 내용 덕분에 형식을 가볍게 잡아먹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볍게’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존재론적인 시와도 거리가 있어서 낡아 보일 수 있지만 ‘삶’을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묵직한 주먹이 여러 번 날아온다. 바람을 가르며 매섭게 빨려 들어오는 주먹은 너무나 세서 피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강력한 주먹을 얻어맞은 독자들은 무기력하게 다운당할 확률이 높다. 그만큼 이철 시인의 ‘삶(내용)’은 값지다. 이철 시인의 투박한 고백을 듣고 있으면 시의 ‘잣대’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된다. 시는 무엇인가. 예술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다시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읽고 읽기를 반복하다 보면 ‘잣대’는 어느새 무너지고 그 텅 빈 공간에는 진솔한 이야기만이 남는다. 이 장소에서 우리는 지금, 이곳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나’와는 다른 ‘타자’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더욱이 그가 써내려간 이야기는 복제할 수 없는 하나의 굵직한 경험이다. 그는 동일한 감정을 여러 번 반복해 기술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보다는 살갗에 묻은 여러 감정을 다양한 결로 표현했다. 즉, ‘머리’로 시를 쓰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시집이 쏟아지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이 시집이 소중한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 문종필(문학평론가) 작품 해설 중에서

저자 소개

  • 저자 : 이철
저자 : 이철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2007년 『애지』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머리말

서시


어제는 사랑이 그리워
눈길을 걷다가

눈으로 꽃을 만들고
눈으로 사람을 만들다,
눈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오늘은 사람이 그리워 시를 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사람이 그리워

눈물로 시를 쓰고
눈으로 덮어주었다


 

책 속에서

단풍 콩잎 가족

암포젤M으로 몇 년을 살다가

제초제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뒷산 살구나무 아래 묻고

형과 누나와 나와 어머니와

우리는 그렇게 몇 달을

콩잎 가족으로 살았습니다

이제 집에는 선반 위 그 하얗게 달던

아버지의 암포젤M도 없고

아버지 윗도리 속의 세종대왕 백 원도 없고

찬이라곤 개다리소반 식은밥 곁에

돈다발처럼 포개진 삭은 콩잎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술을 대면

가만히 몸을 누이던

단풍 콩잎 가족


옴마가 다녀가셨다

철아, 옴마다
개줄에 자꾸 넘어지가꼬
고마 매느리가 사다 준 개 안 팔았나
서 서방하고 희야 왔다 갔다

철아, 듣고 있나
오늘 장날 아이가
빠마나 할라꼬

철아,
니는 댕기는 회사 단디 잘하고 있제
니 친구 영두 저그 아부지 죽었다
초상칫다
너그 옴마도 인자 울매 안 남았다

뭐라쿠노
시끄러바서 니 소리 잘 안 들린다
우짜든지 단디 해라
알긋제
끈는다이

나는 한마디도 안 했는데
회사 그만둔 지 석 달이 넘었는데
어머니가 편히 다녀가셨다


달팽이 9

인생을 풀처럼 나무처럼 살다 가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인생을 꽃처럼 새처럼 살다 가는 것은 참 힘든 일입니다

그래도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있어

황간면 황간역 무궁화호 상행 열차가 하루에 일곱 번 지나갑니다

당신도 인생을 바람처럼 이슬처럼 살다 가고 싶습니까

당신도 인생을 물처럼 구름처럼 살다 가고 싶습니까

아직도 인생을 사람처럼 살다 가고 싶은 사람은 있어

오늘도 황간면 황간역 무궁화호 하행 열차가 여덟 번 지나갑니다

목차

■ 서시

제1부 능소화에게 부재를 묻다
누나가 주고 간 시 / 단풍 콩잎 가족 / 능소화에게 부재를 묻다 / 달팽이 1 / 새똥과 된장 / 옴마가 다녀가셨다 / 달팽이 2 / 완행열차와 어머니 / 아버지와 국밥 / 시월은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는 달 / 생일 / 보수동 잠언 / 아버지와 니기미 / 산세비에리아와 애인 / 심층 면접

제2부 나와 북조선 시인 동무와 대동강 버들개지
구름 속에는 / 돼지국밥과 강아지풀 / 그림일기 1 / 북마산 김달곤 씨네 담벼락 아래 잉글랜드 양화 / 아버지와 뒷간 / 오늘 내가 한 일 / 그림일기 2 / 경부선 / 배호와 이희승 편저 국어대사전 / 나와 북조선 시인 동무와 대동강 버들개지 / 뜨개질하는 여자 / 가시나무새 / 해바라기와 노루와 슬픈 짐승 / 달팽이 3 / 잡부 안 씨

제3부 꽃밭에 앉아서
꽃밭에 앉아서 / 트로트 메들리로 도는 여리고성 / 사람의 아들 / 서울의 달 / 아버지의 기일인 나의 생일날 아침에 쓴 시 / 희망이와 신장개업 / 우 형 웅 현 주 솔 / 박용철 / 박미숙 / 달팽이 4 / 달팽이 5 / 똥물과 박하사탕 / 58년 개띠 / 달팽이 6 / 달팽이 7

제4부 달팽이
토마토와 별똥별과 정미정 / 강설기 / 달팽이 8 / 달팽이 9 / 하루 또 하루 / 모국어 / 이금석(李金石) / 구룡마을 7-B지구 부장품 / 고양이 가족과 안성탕면 / 독거와 행정 복지 센터 / 달팽이 10 / 나루터와 모래톱이 있는 밤의 암 병동 / 달팽이 11 / 달팽이 12 / 40년생 감나무

■ 작품 해설: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문종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