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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벗 포 더

앨리 스미스 저 | 서창렬 역 | 민음사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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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44272 / 444쪽 127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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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데어 There] ‘임시 영구 센터’라 불리는 곳에서 난민 관련 일을 하다가 일을 그만둔 애나 하디는 약 이십 년 전 글쓰기 대회에 선발되어 영국 십 대 청소년 쉰 명과 유럽 여행을 했고 그곳에서 마일스 가스를 만난 적이 있다. 당시 혼자 스코틀랜드에서 와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도는 그녀에게 유머러스하게 말을 걸어 주었던 소년이 그다. 그녀의 기억에 마일스는 매우 재치 있고 똑똑한 아이였다. 20년 만에 마일스의 지인으로 부름을 당한 애나는 문을 두드리며 묻는다. “당신, 거기(there) 있어요?” [벗 But] “내가 그러나(but)라는 단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생각해 보니 이 단어는 항상 우리를 옆길로 데려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녀석이 데려가는 곳은 언제나 흥미롭지요.” 마크는 극장에서 우연히 만난 낯선 사람 마일스와 ‘그러나’에 대한 흥미로운 대화를 나누고 호감을 느낀다. 혼자 가기 싫었던 디너파티에 마일스 가스를 데려온 사람은 바로 마크 파머다. 이 디너파티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마일스는 예비 침실로 들어가 버린 것일까. [포 For] 90세가 넘은 치매 노인 영 부인은 노인 병동에 누워 그토록 싫어하는 핑크색 환자복을 입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젊은 시절 딸을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똘똘했던 막내딸은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를 묻고 대답을 수집했다.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for)… 딸이 죽은 이후 기일이 되면 매년 한 소년이 찾아왔다. 소년은 별 말도 하지 않고 가끔 무언가를 주고 가곤 했다. 올해 기일에도 그는 올 수 있을까. [더 The] 소설의 처음부터 거의 모든 장에 등장하는 영리한 9세 소녀 브룩은 마일스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다. 둘은 문틈으로 쪽지를 주고받고, 운율과 말장난, 언어유희를 나눈다. 예비 침실에 들어가 유일하게 그와 대화를 나누는 소녀 또한 브룩이다. “소녀는 공원을 달렸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수식어를 덧붙이지 않는다면 소녀는, 또는 남자든 누구든 명백히 흑인이 아니라 백인이다. 아무도 백인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마치 기사 제목에서 더(the)를 빼도 사람들은 거기에 더가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워싱턴 포스트》《보스턴 글로브》《가디언》《뉴욕 타임스》 언론이 선정한 최고의 책 소설가 지넷 윈터슨이 선정한 베스트 북 현대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영리하고 재치 있는 앨리 스미스의 노련함이 빛나다 현재 영국 문단에서 가장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앨리 스미스는 이 작품에서도 분리와 진정한 연결에 대한 역설적 필요성을 시사한다. 문 아래 비좁은 틈으로 비밀 메모를 주고받는 마일스와 소녀 브룩은 물론, 그를 거의 알지 못하는 낯선 이들을 통해 마일스의 진정한 면을 이해하게 하는 소설적 구성 또한 이를 잘 드러낸다. 현대 문명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도 볼 수 있다. 캠프의 군중들은 더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마일스를 제멋대로 마일로로 부른다. 심령술사는 마일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판다. 그에 관한 기념품도 넘쳐난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마일로” “위험에 처한 이스라엘 아동을 위한 마일로” “평화를 위한 마일로” 등 다양한 메시지의 현수막도 내 걸린다. 또한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9세 소녀 브룩은 부르주아적인 감성이나 선입견, 속물근성, 군중 심리 등을 교묘하게 꼬집는 장난기 어린 인물로서 어른들의 세계를 가감 없이 조명한다. 동시대성이 짙은 이 소설은 우리 사회의 면면을 낱낱이 비춘다. 또 시간, 역사, 기억, 생각, 존재, 인식론 등 진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동시에 유머러스하고 재치가 넘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서창렬 역자는 옮긴이의 말에서 “『데어 벗 포 더』는 작가의 문학적 완숙미와 언어를 다루는 기술이 눈부실 만큼 현란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다. 너무 눈이 부셔서 그녀가 그려 내는 그림을 똑똑히 바라보고 그 함의를 또렷이 파악하기 힘들 정도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느 날 별안간 시작된 기발하고 엉뚱한 이 마일스의 이야기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괴상하지만 아름다운 결말로 독자들을 안내할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앨리 스미스
저자 : 앨리 스미스
1962년 스코틀랜드의 인버네스에서 태어났다. 애버딘 대학교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은 뒤 1995년 발표한 단편집 『자유 연애(Free Love and Other Stories)』로 데뷔작에게 주어지는 샐타이어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97년 발표한 첫 장편소설 『좋아해(Like)』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한 『호텔 월드(Hotel World)』(2001)는 언론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와 더불어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스코틀랜드 예술 협회 도서상과 앙코르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 쓴 『우연한 방문객(The Accidental)』 역시 맨부커상과 오렌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동시에 휘트브레드상을 수상하며 앨리 스미스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이후 이피스 신화를 토대로 재구성한 『소녀 소년을 만나다(Girl Meets Boy)』(2007)로 클레어 맥클린상과 르 프린스 모리스상 후보에 올랐다. 2011년 『그리고 사라진(There But For The)』을 발표했으며, 2017년 ‘사계절 4부작’의 첫 권인 『가을(Autumn)』을 출간해 문단과 언론으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역자 : 서창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면』, 『아메리칸 급행열차』, 『보르헤스의 말』, 『축복받은 집』, 『저지대』, 『모스크바의 신사』, 『밤에 들린 목소리들』, 『그레이엄 그린』, 『에브리데이』, 『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토미노커』, 『이곳이 아니라면 어디라도』, 『제3의 바이러스』, 『암스테르담』, 『촘스키』, 『벡터』, 『쇼잉 오프』, 『마틴과 존』, 『구원』 등이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서창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 『토미노커』, 『암스테르담』, 『촘스키』, 『벡터』, 『쇼잉오프』, 『마틴과 존』, 『구원』, 『에브리데이』,『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그레이엄 그린』, 『축복받은 집』, 『저지대』, 『보르헤스의 말』, 『소설을 쓰고 싶다면』, 『모스크바의 신사』 등이 있다.


 

책 속에서

거기(There) 한 남자가 있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디너파티의 주요리가 끝나고 디저트가 나오기 전에 2층으로 올라가서는 파티를 주최한 주인집 침실 가운데 하나로 들어가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갔다. (21쪽)

그는 매우 재치 있고 단연 똑똑하다. 아마도 여행단 학생들 중에서 옥스퍼드 대학이나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일 것이다. 그러나 집이 부유한 것 같지 않고, 비싼 학교에 다닐 것 같지 않다. 그는 이미 그녀를 정말 웃게 만들었다. (69쪽)

그는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었을까? 그는 죄수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아보고자 스스로 문을 걸어 잠근 것일까? 그 행위는 우리가 새처럼 자유롭다고 믿고 있지만 사실은 죄수라는 것을 보여 주는 일종의 시답잖은 중산층 게임일까? (98쪽)

백열전구가 가득 실린 컴컴한 트럭 짐칸에 숨어 몸을 웅크린 채 수천 킬로미터를 가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 그리고 그는 트럭에 실려 어딘가에 있는 소켓을 향해 무작정 가고 있는 수많은 백열전구 하나하나가 자신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백열전구는 상자 안에 든 상자 안에 든 상자 안에 손상을 막기 위한 물체에 싸여 들어 있고, 또한 그 사람보다 목적지가 한결 더 확실하다. (91~92쪽)

우린 그걸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변형할 수 있는데 왜 우리가 진짜 호랑이의 멸종을 자꾸만 걱정하고 신경 쓰는가 하고 말이에요. 서서 그 화면을 보고 있을 때 이 생각이 떠올랐어요. 이제 우린 지금도 앞으로도 진짜 호랑이를 볼 필요가 없어. 우리에게 그런 이미지가 있으니까. 무슨 필요가 있겠어. (167쪽)

물론 있죠. 그러나 내가 그러나라는 단어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생각해 보니 이 단어는 항상 우리를 옆길로 데려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녀석이 데려가는 곳은 언제나 흥미롭지요. (227쪽)

하나만 말해도 될까요, 마크가 말했다. 그 사람의 이름은 마일스입니다. 마일로가 아니고요.
예, 알아요. 애나도 항상 그 얘기를 한답니다. 하지만 마일로가 더 나아요. 마일로라는 이름엔 뭔가 있잖아요. 안 그래요? 남자가 말했다. 더 기억하기 쉽잖아요. 이곳 캠프 주위에선 마일로라는 이름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반면 마일스는 약간 뭐랄까, 물렁해 보여요. 약간 중산층 사람처럼 들린다고요. 안 그래요? (245쪽)

어쩌면 여자애는 사람들이 귀에 끼는 것을 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모두들 그걸 낀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 목소리와 속으로 말하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의 생각도 듣지 못한다. (259쪽)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냐하면 즐겁게 지내기 위해서 패트릭
왜냐하면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 엘리너
왜냐하면 서로 보살펴 주기 위해서 엄마
왜냐하면 오래가는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아빠 (324쪽)

사실은. 어쩌면 사실은. 아마도 사실은. 이야기는 이렇다. 옛날에 한 남자가 시계를 2층 창문 밖으로 던졌다. 남자는 왜 시계를 2층 창문 밖으로 던졌을까? 시간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어서. 하지만 이 농담은 전적으로 좋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실은 다음과 같이 끝나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그는 시간이 추락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423쪽)

 

목차

데어 · 19
벗 · 115
포 · 253
더 · 343

옮긴이의 말 ·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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