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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 : 탐정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4]

와카타케 나나미 저 | 문승준 역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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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97103230 / 50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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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부디 내 딸을 찾아줘요. 20년 동안 찾은 적 없지만…….” 오랫동안 근무하던 탐정사무소가 폐업한 탓에 빈둥거리다 미스터리 전문서점 ‘살인곰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하무라 아키라. 위험한 구석이라곤 없는 서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그녀의 불행은 멈추지 않는다. 고서를 인수하러 간 집에서 책 정리를 했을 뿐인데 바닥이 꺼지질 않나, 꺼진 마루 밑 백골 사체와 맞닥뜨리질 않나. 결국 뇌진탕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말기 암으로 입원해 있던 왕년의 스타 배우와 같은 병실을 쓰게 된다. 얄궂게도 그녀는 하무라 아키라에게 20년 전 가출한 자신의 딸을 찾아달라고 의뢰한다. 하무라는 실종 직후 딸의 행방을 좇았던 탐정을 찾아가지만, 그 탐정 또한 20년 전에 실종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뿐이 아니다. 의뢰인의 6촌 조카는 교살당했으며, 의뢰인의 집에서 일했던 두 명의 가정부의 행방마저 묘연하다. 왕년의 배우를 둘러싼,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 잦은 살인과 실종 사건들. 20년 전 실종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건들 사이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리고 탐정은 왜 사라졌을까? 하무라 아키라는 20년이라는 긴 시간의 터널을 지나 오래된 비밀과 마주한다. 기나긴 이별 끝에 찾아온 와카타케 나나미만의 이별 방정식 와카타케 나나미가 여성 사립탐정의 모델을 정립한 P. D. 제임스의 영향을 받아 고독한 여성 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창조한 것이 1996년의 일이다. 단편집 《네 탓이야》의 날선 20대 탐정으로 우리 곁에 찾아온 하무라는 이후 《의뢰인은 죽었다》, 《나쁜 토끼》(국내 미출간, 2001년 일본 현지 출간)까지 출간되며 탐정 경력을 순조롭게 쌓아가는 듯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 2014년, 무려 13년 동안의 기나긴 이별 끝에 《이별의 수법》으로 그녀가 돌아왔다. 13년 동안 하무라와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먼저 와카타케 나나미는 《나쁜 토끼》 이후에도 하무라가 방송국을 무대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다 자신이 나이를 먹으며, “아무래도 나 스스로 납득이 안 되더군요. 《나쁜 토끼》 때의 하무라는 30대로, 당시의 저와 생각이나 말투가 통일되어 있었지만, 제가 나이를 먹다 보니 30대의 하무라를 묘사하는데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하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하무라의 가족이나 연애에 대해 쓰려고도 해봤지만 그 또한 잘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1년 3월 11일에 대지진을 겪게 되고, 그날 이후의 세상은 완전히 달라진 세상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세상을 묘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2011년 대지진 이후의 하무라 아키라 이야기가 탄생한 배경이다. 이는 와카타케 나나미가 항상 여성 탐정 하무라와 함께 걸어가고자 했기에 내릴 수 있는 결단이었다. 2011년 3월 11일 이후의 세상은, 대지진 탓에 하무라가 살던 연립이 기울어 셰어하우스로 이사했다든가, 하무라가 오래 일했던 탐정사무소가 문을 닫게 되었다든가, 대지진 이후 방사능 위험이라든가, 발전소 운영 중단에 따른 전력 부족 문제 등으로 소설에 녹아 있다. ‘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평답게, 아무리 만들어진 이야기여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을 다루고자 하는 와카타케 나나미만의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별의 수법》에서는 여러 형태의 이별이 다루어진다. 어머니와 딸, 아내와 남편처럼 사람 간의 이별. 그리고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2011년 3월 11일 이전의 일본과 그 시절처럼 한 시대와의 이별까지. 와카타케 나나미 특유의 담담한 하드보일드 문체야말로 상실의 양상을 담아내기에 최적의 수법인지도 모른다.

저자 소개

1963년 도쿄에서 태어나 릿쿄대학교 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헸다. 1991년『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으로 데뷔했고, 이 작품은 1992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에 선정되었다. 경쾌한 문체와 치밀한 구성으로 많은 팬을 거느린 작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만나게 되는 범죄나 수수께끼를 다룬 작품을 주로 발표해왔는데, 특히 교묘한 트릭을 구사하는 단편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 외 주요 작품으로 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소설 시리즈 『네 탓이야』『의뢰인은 죽었다』『나쁜 토끼』 및 가공의 도시 하자키를 무대로 한 장편 시리즈 『헌책방 어제일리어의 사체』『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네코지마 섬의 소동』등이 있다. 


 

역자 소개

대학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한 후, 잡지사 기자를 거쳐 출판 편집 및 기획자로 일했다. 추리, 스릴러, 판타지, SF, 연애소설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소설을 국내에 소개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곡》, 《살인범은 그곳에 있다》, 《고양이가 있는 카페의 명언탐정》,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내 이름은 하무라 아키라. 국적은 일본, 성별은 여자, 대학교를 졸업한 이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서른 살 이후 10여년간은 하세가와 탐정사무소와 계약하여 프리랜서 탐정으로 일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탐정으로서의 실력은 나름 괜찮아서 동년배 회사원보다는 많이 벌었다. 가족과는 10년 넘게 만나지 않았고, 취미도 없고, 친구도 거의 없고, 애완동물도 기르지 않고, 남자와도 인연이 없다.
(중략)
많은 수입에 적은 지출. 현재 주거지는 집주인인 오카베 도모에가 손수 농사지은 채소가 공짜라는 멋진 특전까지 포함되어 있다. 결과, 내 통장에는 상당한 금액이 쌓였고, 반년 전, 주 수입원이었던 하세가와 탐정사무소가 사정상 문을 닫아 실업 걱정을 하게 되었음에도 느긋하게 지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문제였다.
_p.8~9

내가 이송된 곳은 조후 역 근처에 있는 ‘부슈 종합병원’이다. 4인 병실의 입구 오른쪽 침대를 배정받았는데, 침대 위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금이 간 가슴 근처에 통증이 느껴졌다. 두통도 심했고, 일단 온몸이 불편해서 짜증이 났다. 바닥이 꺼져 떨어진 것으로도 모자라 두개골에 박치기를 한 여자는 떼를 써도 될 권리가 있다. 응석을 부릴 상대가 있다면 말이다.
그런 것은 없기 때문에 진통제를 받았다.
_p.27

그로부터 며칠 사이에 소변줄과 산소호흡기와 링거에서 해방되었다. 걸어서 화장실에 가서 거울로 내 얼굴을 확인했다. 내 용모에 대한 환상과는 10대 때 이별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며 인상에 남지 않아 기억하기 힘들다. 원래부터 탐정에 어울리는 얼굴이었는데, 마흔을 넘기니 그 경향이 더욱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현재 내 얼굴은 상당히 개성적이다. 이마 한복판에 두개골에 박치기를 한 흔적이 남아 있다. 동그란 녹색 멍이다. 벽장 바닥이 부서지며 꽂힌 가시를 뽑은 곳들에 딱지가 져서 뺨이나 목에 여기저기 남아 있다. 눈 아래에는 다크서클이 생기고, 안색이 안 좋고, 입술이 말라 거칠거칠했다. 별다른 분장 없이도 좀비 영화의 엑스트라를 맡을 수 있는 용모였다.
_p.46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걸어서 오다이바 가이힌 공원 역에 도착했다. 걸으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무거운 한숨만 나왔다.
누군가에게 분풀이를 하고 싶어졌다. 이와고 가쓰야가 생각났다.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음성사서함에 메시지를 남겼다.
“어머님께 간곡히 부탁을 받았기 때문에 연락했을 뿐, 이와고 가쓰히토 씨의 행방에 대해 관심이 없으시다면 이쪽도 별로 상관없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후회했다. 이와고 가쓰야 역시 그리 간단히 포기한 것은 아니리라. 아버지가 없어진 다음에도 집에 자주 찾아와서 자료를 가지고 갔다고 미에코가 말했다. 20년. 엄청난 사실을 간신히 밝힐 수 있게 될 정도의 시간.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그리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깨닫게 될 정도의 시간.
_p.282~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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