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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무렵 내게 걸어온 말들 아픈 아내 곁을 지키는 어느 철학가의 고백
원제 : Walking Through Twilight
더글라스 그로타이스 저 | 함정화 역 | 북하이브 | 2020년 08월
ISBN : 9791197120107 / 248쪽 13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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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내의 마지막 순간을 동행하는 철학자의 정직한 기록 총명한 학생이자 편집자, 연사로 뛰어난 경력을 쌓아가던 한 여성이 있다. 멘사 회원이기도 했던 이 여성은 누구나 부러워할 경력을 쌓아가던 어느 날, 불청객처럼 찾아온 치매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뒤바뀌기 시작한다. 투병 초기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이란 병명을 진단받은 그녀는 알고 있던 단어를 하나씩 잊어간다. 서서히 무너져가는 삶을 붙들고 선 그녀 곁에서 이 모든 상황을 함께 감내하고 아파하는 남편. 철학자이자 신실한 신앙인기도 한 그는 병세가 악화돼 가는 아내를 바라보며 정직하고도 애달픈 기록을 꾹꾹 눌러 담는다. 이 책은 철학자이자 신앙인이기도 한 저자가 병든 아내를 보살피며 그 과정에서 경험했던 소소하고도 무거운, 그러나 어둡지만은 않은 고백을 담은 책이다.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겪었을 만한 고단하고 지난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이 경험들 속에서 길어 올린 철학적 사색, 깊은 기도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삶의 굴곡진 국면마다 성경을 인용하는데, 단순히 성경 구절을 묵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경 구절의 은유를 삶의 맥락에 맞닿게 해석해 낸다. 간병인과 만나 적응하는 이야기, 아내를 반갑게 맞이하면서도 그녀의 슬픈 내색을 누구보다도 빠르게 알아채는 반려견 이야기, 보호자이자 대리인으로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힘겹게 받아들이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까지. 이 책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 이야기를 생생하면서도 깊이 있게 펼쳐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 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가족들은 고통의 의미와 고통 속에서 확인하게 되는 삶의 가치, 기쁨,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 16 무엇보다 아내는 내가 이 책을 쓰는 것을 허락했다. 그녀는 이 책이 내게 도움이 될뿐더러 비슷한 시련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 아내에게 “작가, 편집자, 연사로서 당신이 한 모든 일은 당신의 강점만 부각시켜 왔어. 이제 이 책으로 당신의 약점을 사람들과 나눌 거야. 그 사람들이 당신의 이야기에 위로 받을지도 몰라”라고 아내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사랑하는 아내, 베키에게 진심을 담아 이 책을 헌정한다.
P. 31~32 간단한 대화로 이뤄지던 일상적인 일들이 복잡하게 변해버렸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모든 일을 어렵고 불가능한 과업으로 느끼게 되고 홀로 고립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조차 고통스럽다. 전화기를 떠올려 보라. 대다수 사람이 손에 든 스마트폰이 아니라 단순한 기능만 갖춘 유선 전화 말이다. 치매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단순하거나 정상적인 것은 하나도 없다. 나는 50년 동안 아무런 어려움 없이 전화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제 베키는 그렇지 않다. 사람이란 그렇게 무너져간다. 그녀는 단순한 기술에서조차 소외됐다. 그녀의 뇌는 아직 완전히 망가진 건 아니지만 가장 간단한 작업도 부담스레 느낄 만큼 달라져 있었다.
P. 39~40 치매는 무엇을 잃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건강한 몸에서 아픈 몸으로, 조화에서 균열로의 전환일 뿐이다. 치매는 올바르게 작동했던 두뇌 일부를 무력화시키고 남은 부분까지 차근차근 없애기 위해 뇌를 정리해 간다. 이 과정은 보기 좋게 전시된 작품 순서나 논리적인 강의 흐름, 혹은 공이 일사분란하게 전개되는 야구 경기가 망가지는 것과는 다르다. ‘순서’라는 말은 쉽게 떠오르는 낱말이긴 하지만 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치매 발병 이후 스스로 체계를 바꿔서 이상해진 뇌, 손상되고 쇠퇴하는 뇌에는 새로운 배열 체계가 자리 잡는다.
P. 124 눈물을 통해 보는 일은 모든 대상을 가장 진실하게 보는 이상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가르칠 때 슬픔을 절제해야 한다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학생들과 함께 아파하면서 교수들은 강의실 안으로 새로운 지식을 불러들인다. 이를 통해 지적 성취와 하나의 감정으로 묶인 공동체를 일굴 수 있다. 아내의 병으로 고통스러워하면서 나는 학생들의 고통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예수는 죽음과 신앙, 내세에 대해 가장 깊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기 전에 크게 울부짖으셨다. 가르치는 우리도 학생들 앞에서 은유적으로, 혹은 정말 말 그대로 울고 있다.
P. 141~142 이제 아내는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녀의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병에 사로잡힌 그녀는 기술로부터 더더욱 멀어져 간다. 이것이 그녀의 삶을 단순하고 서글프게 만든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쇠퇴해가는 삶 자체로 내게 한 인간의 존재, 단순함, 삶의 중심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아내는 자신을 보살피는 ‘직접적인 존재’를 필요로 한다. 사실 우리 모두 그렇다.
P. 212 치매의 황혼을 걷다가 나는 자주 길을 잃는다. 이 오솔길은 고통스럽고 나는 때로 비틀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꾹 참고 버텨나가며, 다쳤을 때도 한발 더 나아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헤매기도 한다. 아내와 나는 우리를 일으켜 세워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모든 환자는 마찬가지다. 고통스러워하며 터벅터벅 길을 걷는 사람에게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어쩌면 우리는 실수로 그들의 짐을 더 무겁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서문
들어가며
1. 정신과 병동에서 분노하다
2. 알고 싶지 않던 것을 배운 한 해
3. 산산이 부서지다
- 에피소드 | 멘사 카드
4. 기괴한 병
5. 포기
- 에피소드 | 우리의 반려견, 써니
6. 신을 원망하고 싶은 유혹
7. 한탄하는 법을 배우다
- 에피소드 | 예측하기 어려운 소리
8. 탄식 속의 기쁨
9. 모세와 우리의 슬픔
- 에피소드 | 빨간 책
10. 교실에서 한탄하다
11. 온라인에서 한탄하다
- 에피소드 | 박물관에서
12. 기술로부터의 자유
13. 아내에게 거짓말하는 법
- 에피소드 | 깊고도 소박한 진심
14. 기분 나쁜 농담
15. 강아지, 치매, 그리고 우리
16. 아내와 대화하는 법
- 에피소드 | 아내가 할 수 있는 일
17. 통하지 않는 말
18. 의미로의 도피
- 에피소드 | 나의 학생, 베키
19. 아내는 좀 어때?
- 에피소드 | 휴식
황혼에서 어둠으로
짐을 덜다
감사의 말
추천사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