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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의 키스

옌롄커 저 | 김태성 역 | 문학동네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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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4072 / 752쪽 136 x 20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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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혁명주의자와 반혁명주의자의 치열한 대립 속 일사불란하게 재배치되며 도약하는 현대 중국 현실의 편린들 서우훠마을이 레닌의 유해를 구매하는 거대한 계획에 투입되면서, 이 계획 아래 크게 두 가지 힘이 대립한다. 마오즈 할머니와 류잉췌 현장이다. 두 사람은 각각 ‘반혁명’과 ‘혁명’을 상징하며 각자의 거대한 자장 속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마오즈 할머니는 서우훠마을의 정신적 지주다. 마오즈는 어머니를 따라 열한 살의 나이에 홍군이 되었고, 홍군 제4방면군의 전사가 되어 산길을 가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왼쪽 다리가 부러져 지팡이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바러우산맥을 지나다가 한 석공에게 구조되어 그가 살고 있는 서우훠마을로 온다. 이후 그녀는 석공과 결혼해 딸을 낳고 서우훠마을에 자리를 잡는다. 혁명에 참여했던 그녀가 편벽한 서우훠마을에서 세월을 보내는 일은 순탄치 않다. 세상과 단절된 채 농사만 짓던 마오즈는 또다시 혁명의 바람이 불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는 자신이 서우훠마을을 이끌어 혁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인민공사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후 강철재앙, 대흉년, 문화대혁명 등의 풍랑에 휩쓸리며 서우훠마을 사람들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고단해지기만 하고, 그녀의 혁명적 이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깊은 참회와 자책 속에서 마오즈는 혁명의 열성적 추종자에서 반혁명주의자로 철저히 돌아서게 된다. 대기근이 닥쳤던 1960년에 태어난 류잉췌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였다. 그는 사회주의교육학교 선생에게 양자로 입양되어 ‘사교의 아이’, 즉 ‘사교와(社校娃)’라고 불리면서 어릴 적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경제, 정치, 철학 등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며 컸다. 선생이었던 그의 양아버지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농으로 낙인 찍혀 교사직을 박탈당하고 우울증을 앓다 생을 마감하기 전, 류잉췌에게 어떤 창고의 열쇠를 쥐여준다.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꿰뚫고 있던 그의 양아버지가 출세의 비밀을 숨겨둔 창고의 열쇠였다. 류잉췌는 양아버지가 숨겨둔 비밀을 풀고, 각종 수단을 써서 관료의 길에 접어들어 빠르게 현장이 되었다. 요컨대 류잉췌는 중국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수혈받은 정통적이고도 전형적인 인물인 것이다. 중국의 현대사는 혁명의 점철이었다. 신해혁명을 비롯하여 5·4운동, 러시아의 시월혁명을 계승한 사회주의 혁명, 문화대혁명 등 수많은 혁명이 중국인들의 앞길을 열었지만 그 진행은 여의치 않았다. <옮긴이의 말> 735~736쪽 중에서 이렇듯 혁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여러 폭력들을 목격한 마오즈 할머니와, 혁명을 의심 없이 신봉하며 혁명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야망을 실현하려는 류 현장 사이에서 서우훠마을 사람들은 이리저리 부대낀다. 작가 옌롄커는 서우훠 사람들의 입을 빌려 묻는다. “제가 평생 할머니 말씀 잘 들었잖아요. 하지만 좋은 세월이 한 번도 없었어요.”(본문 203쪽), “이제 그 천당의 세월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설명 좀 해줘요.”(본문 424쪽) 라고.

저자 소개

1958년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났으며, 1985년 허난대학 정치교육학과를 거쳐 1991년 해방군예술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해 제1, 2회 루쉰문학상과 제3회 라오서문학상, 프란츠카프카문학상, 홍루몽상 최고상을 비롯한 20여 개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문단의 지지와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성취한 ‘가장 폭발력 있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에서는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미국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옌롄커는 자신의 고향 땅에 대한 기억으로 소설을 써냈는데, 『일광유년日光流年』 『물처럼 단단하게堅硬如水』 『딩씨 마을의 꿈丁莊夢』 『풍아송風雅頌』 『사서四書』 『작렬지炸裂志』 등이 모두 대지에 대한 비판과 배반이었다. 『물처럼 단단하게』는 ‘혁명’과 ‘성적인 주제’ 면에서 모두 금기를 범한 책으로 간주돼 쟁론을 비껴가지 못했고 『레닌의 키스受活』를 발표함으로써 작가는 군복을 벗어야 했다. 군인의 신분을 벗어나면서 옌롄커는 해방을 느끼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爲人民服務』를 썼는데, 또다시 중국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며 비판과 금지 대상이 되었다. 중국 현실 세계에 대한 도피와 풍자가 담긴 『사서』와 『작렬지』 역시 금서가 되었다. 
옌롄커 자신은 『딩씨 마을의 꿈』이 “인성의 따뜻한 온정으로 가득한 정신의 여행”이었다고 하며, “쓰는 과정에서 최대한도로 스스로 현실과 역사에 대해 너그럽고 포용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책 역시 금서 목록에 올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작가는 자기검열을 수없이 해 스스로를 “인격적 결함과 연약성의 실천 도감”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옌롄커는 자신이 “어둠을 가장 잘 느끼는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산문집 『침묵과 한숨』에 그가 목격한 중국 현실과 문학의 어둠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썼다. 불안, 두려움, 초조함이 평생 그의 뒤를 따라다녔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중국의 현실을 봤고, 이를 작품으로 쓸 수 있었다. 이 산문집은 그가 경험한 중국과 문학 그리고 글쓰기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역자 소개

金泰成 전문번역가이자 한성문화연구소 대표.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 이후 같은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함.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문화연구소를 운영하며, 약 20여 년 전부터 대학 강의와 중국 저작물 번역을 꾸준히 해옴. 2016년부터는 번역과 문학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음.
◦ 『노신의 마지막 10년』,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목욕하는 여인들』, 『딩씨 마을의 꿈』, 『풍아송』, 『황인수기』,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등 약 100여 권의 중국 저작물을 우리말로 옮겼음.
◦2016년 중국 광전총국에서 수여하는 제10회 중화도서특별공헌상을 수상함.

책 속에서

기록에 따르면 서우훠마을은 천하 장애인들의 집결지였을 뿐만 아니라 혁명의 성지이기도 했다. 29쪽

다리 하나인 사람이 둘인 사람보다 더 빨리 달리고 맹인이 귀만 가지고 어디가 동서남북인지 알아낸다면 믿겠어? 그게 다가 아니야. 귀머거리가 손가락으로 자네의 늘어진 귀를 만지기만 해도 자네가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니까. 또 죽은 지 이레나 지나 땅에 묻은 사람이 나흘이나 지나 다시 살아난 일을 본 적 있어? 까마귀도 집에서 잘 기르면 비둘기랑 똑같이 길들일 수 있지. 이런 얘기들이 하나도 믿기지 않겠지. 서우훠마을에 도착하면 내가 보여줄게. 자네도 견문을 좀 넓힐 수 있게 말이야, 어때? 87쪽

“여러분, 올해 이 괴로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내면 내년에는 천국 같은 날들이 여러분 머리 위로 펼쳐질 겁니다.”137쪽


논밭이 모두 나라에 귀속되면서부터 이처럼 편안하고 실속 있는 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서우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며 평생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는 여유 있고 자유로우며 풍족했던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꿈이요 환상이 되어버렸다. 194쪽

지나간 일들은 모두 세월에 묻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213쪽

가을 흰구름이 하늘 위를 가볍게 떠나고 있었다. 햇살은 물로 씻은 것처럼 맑게 빛났다. 대지와 만물이 모두 이 밝음 속에서 기이한 변화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216쪽

종이를 손에 받아든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하늘처럼 중요한 일, 천만 근의 무게를 지닌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한 장의 무게로 변해 도무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268~269쪽

이 세상에는 기이한 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 사람은 기이한 일을 하기 위해 산다. 또 어떤 사람은 기이한 일을 기다리기 위해 살아간다. 기이한 일을 기다리며 종일 일상적인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290쪽

바러우산맥 깊은 골짜기의 팔다리가 부러진 볼품없는 나무가 도시에 들어오더니 며칠 만에 하늘을 찌르는 거목으로 변한 것 같았다. 서우훠마을의 어느 집 처마 밑에서 시들시들 다 죽어가던 누런 풀이 서우훠를 떠나자마자 순식간에 새파랗고 왕성한 풀로 자라나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꽃송이를 피워낸 것 같았다. 299쪽

뭘 믿고 감히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단 말이오? 415쪽

이런 젠장, 감히 혁명 앞에서 말장난을 하는 걸 보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 533쪽

때는 혹한의 겨울이어야만 했지만 봄을 건너뛰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 바러우산맥을 지키게 되었다. 세월이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미친 것이다. 555쪽

“사람이 다 죽게 생겼는데 이까짓 돈이 있으면 뭐해!”587쪽

나는 맹인 너는 절름발이 / 너는 수레에 올라 나더러 끌라 하네 / 나의 발이 너의 발을 대신할 테니 / 너의 눈을 내게 빌려다오…… 727쪽

목차

한국어판 서문 _5
서문 _13

제1권 수염 _19
제3권 뿌리 _57
제5권 줄기 _177
제7권 가지_251
제9권 잎 _365
제11권 꽃 _513
제13권 열매 _629
제15권 씨앗 _659

후기 _729
옮긴이의 말 _735
옌롄커 연보 _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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