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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74072 / 752쪽 136 x 202 (㎜) /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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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혁명주의자와 반혁명주의자의 치열한 대립 속 일사불란하게 재배치되며 도약하는 현대 중국 현실의 편린들 서우훠마을이 레닌의 유해를 구매하는 거대한 계획에 투입되면서, 이 계획 아래 크게 두 가지 힘이 대립한다. 마오즈 할머니와 류잉췌 현장이다. 두 사람은 각각 ‘반혁명’과 ‘혁명’을 상징하며 각자의 거대한 자장 속에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마오즈 할머니는 서우훠마을의 정신적 지주다. 마오즈는 어머니를 따라 열한 살의 나이에 홍군이 되었고, 홍군 제4방면군의 전사가 되어 산길을 가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왼쪽 다리가 부러져 지팡이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바러우산맥을 지나다가 한 석공에게 구조되어 그가 살고 있는 서우훠마을로 온다. 이후 그녀는 석공과 결혼해 딸을 낳고 서우훠마을에 자리를 잡는다. 혁명에 참여했던 그녀가 편벽한 서우훠마을에서 세월을 보내는 일은 순탄치 않다. 세상과 단절된 채 농사만 짓던 마오즈는 또다시 혁명의 바람이 불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는 자신이 서우훠마을을 이끌어 혁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인민공사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후 강철재앙, 대흉년, 문화대혁명 등의 풍랑에 휩쓸리며 서우훠마을 사람들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고단해지기만 하고, 그녀의 혁명적 이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깊은 참회와 자책 속에서 마오즈는 혁명의 열성적 추종자에서 반혁명주의자로 철저히 돌아서게 된다. 대기근이 닥쳤던 1960년에 태어난 류잉췌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고아였다. 그는 사회주의교육학교 선생에게 양자로 입양되어 ‘사교의 아이’, 즉 ‘사교와(社校娃)’라고 불리면서 어릴 적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경제, 정치, 철학 등 ‘제대로 된 교육’을 받으며 컸다. 선생이었던 그의 양아버지는 문화대혁명 기간에 부농으로 낙인 찍혀 교사직을 박탈당하고 우울증을 앓다 생을 마감하기 전, 류잉췌에게 어떤 창고의 열쇠를 쥐여준다. 권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꿰뚫고 있던 그의 양아버지가 출세의 비밀을 숨겨둔 창고의 열쇠였다. 류잉췌는 양아버지가 숨겨둔 비밀을 풀고, 각종 수단을 써서 관료의 길에 접어들어 빠르게 현장이 되었다. 요컨대 류잉췌는 중국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수혈받은 정통적이고도 전형적인 인물인 것이다. 중국의 현대사는 혁명의 점철이었다. 신해혁명을 비롯하여 5·4운동, 러시아의 시월혁명을 계승한 사회주의 혁명, 문화대혁명 등 수많은 혁명이 중국인들의 앞길을 열었지만 그 진행은 여의치 않았다. <옮긴이의 말> 735~736쪽 중에서 이렇듯 혁명의 이름으로 자행된 여러 폭력들을 목격한 마오즈 할머니와, 혁명을 의심 없이 신봉하며 혁명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인 야망을 실현하려는 류 현장 사이에서 서우훠마을 사람들은 이리저리 부대낀다. 작가 옌롄커는 서우훠 사람들의 입을 빌려 묻는다. “제가 평생 할머니 말씀 잘 들었잖아요. 하지만 좋은 세월이 한 번도 없었어요.”(본문 203쪽), “이제 그 천당의 세월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지 설명 좀 해줘요.”(본문 424쪽) 라고.
기록에 따르면 서우훠마을은 천하 장애인들의 집결지였을 뿐만 아니라 혁명의 성지이기도 했다. 29쪽
다리 하나인 사람이 둘인 사람보다 더 빨리 달리고 맹인이 귀만 가지고 어디가 동서남북인지 알아낸다면 믿겠어? 그게 다가 아니야. 귀머거리가 손가락으로 자네의 늘어진 귀를 만지기만 해도 자네가 주절주절 떠들어대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니까. 또 죽은 지 이레나 지나 땅에 묻은 사람이 나흘이나 지나 다시 살아난 일을 본 적 있어? 까마귀도 집에서 잘 기르면 비둘기랑 똑같이 길들일 수 있지. 이런 얘기들이 하나도 믿기지 않겠지. 서우훠마을에 도착하면 내가 보여줄게. 자네도 견문을 좀 넓힐 수 있게 말이야, 어때? 87쪽
“여러분, 올해 이 괴로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내면 내년에는 천국 같은 날들이 여러분 머리 위로 펼쳐질 겁니다.”137쪽
논밭이 모두 나라에 귀속되면서부터 이처럼 편안하고 실속 있는 생활이 끝나버렸다. 그리하여 서우훠 사람들은 각자 자기 땅에 농사를 지으며 평생 타인의 구속을 받지 않는 여유 있고 자유로우며 풍족했던 생활방식을 잃어버렸다. 모든 것이 꿈이요 환상이 되어버렸다. 194쪽
지나간 일들은 모두 세월에 묻어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213쪽
가을 흰구름이 하늘 위를 가볍게 떠나고 있었다. 햇살은 물로 씻은 것처럼 맑게 빛났다. 대지와 만물이 모두 이 밝음 속에서 기이한 변화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216쪽
종이를 손에 받아든 그녀의 손이 약간 떨렸다. 하늘처럼 중요한 일, 천만 근의 무게를 지닌 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종이 한 장의 무게로 변해 도무지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268~269쪽
이 세상에는 기이한 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런 사람은 기이한 일을 하기 위해 산다. 또 어떤 사람은 기이한 일을 기다리기 위해 살아간다. 기이한 일을 기다리며 종일 일상적인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290쪽
바러우산맥 깊은 골짜기의 팔다리가 부러진 볼품없는 나무가 도시에 들어오더니 며칠 만에 하늘을 찌르는 거목으로 변한 것 같았다. 서우훠마을의 어느 집 처마 밑에서 시들시들 다 죽어가던 누런 풀이 서우훠를 떠나자마자 순식간에 새파랗고 왕성한 풀로 자라나 알록달록하고 커다란 꽃송이를 피워낸 것 같았다. 299쪽
뭘 믿고 감히 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단 말이오? 415쪽
이런 젠장, 감히 혁명 앞에서 말장난을 하는 걸 보니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군. 533쪽
때는 혹한의 겨울이어야만 했지만 봄을 건너뛰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 바러우산맥을 지키게 되었다. 세월이 정신착란을 일으킨 것이 분명했다. 미친 것이다. 555쪽
“사람이 다 죽게 생겼는데 이까짓 돈이 있으면 뭐해!”587쪽
나는 맹인 너는 절름발이 / 너는 수레에 올라 나더러 끌라 하네 / 나의 발이 너의 발을 대신할 테니 / 너의 눈을 내게 빌려다오…… 727쪽
한국어판 서문 _5
서문 _13
제1권 수염 _19
제3권 뿌리 _57
제5권 줄기 _177
제7권 가지_251
제9권 잎 _365
제11권 꽃 _513
제13권 열매 _629
제15권 씨앗 _659
후기 _729
옮긴이의 말 _735
옌롄커 연보 _7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