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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9736 / 200쪽 113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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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쏜살 문고 [64]
출판사 리뷰
돈 없는 사람도, 돈 많은 사람도, 돈에 놀아나는 돈의 세상 한가운데에서 하여간에 돈의 세상에서는 고상하다느니 정교하다느니 해 봤자 결국은 거래되는 시세 위에 놓이는 것이다. 도매상이 좋은 평판의 물건을 가장 고마워한다는 건 무릇 어디서 나오는 말일까. 역시나 나라를 팔아먹는 간사한 장사치들에게 휘둘려 값을 깎고 또 깎는 것일 터다. 그러잖아도 미약한 기술은 목이 꺾이고 있는데 아직도 무명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지에 맞지 않게 도매상에서 하청받은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아끼고 비용을 줄이니 열 개가 하나 값인 조잡한 그림에 함부로 붓을 놀리는 것이다. ㅡ「파묻힌 나무」에서 실력은 있지만 뒷배 보아줄 사람이 없어, 세상에서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파묻힌 나무」 속 라이조의 어려움은, 꼭 지금 이야기 같다. '돈의 세상'에서 '고상'과 '정교'를 추구하는 미련하고도 고매한 이상을 좇는 것은 일견 이치요 작가의식의 반영일 터다. 다른 작품 「섣달그믐」은 이치요의 문학에서 보기 드문 유쾌한 희극으로 돈에 관련한 소동을 다룬다. 부모 없이 가난한 삼촌 집에서 자라다가 살림을 돕기 위해 부잣집의 하녀가 된 오미네의 쌀통 하나 없는 처지는 비극으로서의 충분조건이지만, 막다른 처지에 몰려 주인의 돈에 손을 댄 오미네에게 수호신이 나타난다는 설정은 다감하다. 주인집의 철부지 아들이 돈을 홀랑 들고 가출하면서, 오미네의 위기는 극적인 소강상태를 맞이한다. 한 가락 거문고 소리가 구원하는 한 생의 무게 그런데 마음 깊숙한 곳에 잦아든 다정함이 삼경 월하의 거문고 소리와 어울리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달빛이 점점 맑아지는 밤, 울타리에 핀 국화의 향기가 논바닥을 메우는 가운데 밤바람이 세차게 불며 마음의 구름을 날리자 다시 타는 거문고의 소리는 과연 백년의 벗이 될까, 백년의 번민을 남길까. 긴고는 이로부터 백화난만한 세상으로 나섰다. ㅡ「거문고 소리」에서 녹록지 않은 세태 속에서 이름난 도적이 되어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는 「거문고 소리」의 긴고는 어느 날 거문고 한 자락을 듣는다. 이날의 거문고 소리는 \"덧없는 세상에 사람 한 명을 낳\"는 온정을 베푼다. 구시대적 활기와 메이지 시대의 어둠, 아이다운 익살과 유년 끝의 슬픔이 교차하는 이치요의 대표작 「키 재기」의 주인공 미도리는 쾌활한 예비 유녀다. 미도리가 내심 짝사랑하는 신뇨는 주지의 아들로, 절을 이어받아 운영해야 한다는 주변의 기대를 짊어지고, 승려 수행에 나서기 전에 수선화 한 송이를 미도리의 집 격자문에 몰래 꽂아 두고 떠난다. 히구치 이치요가 1년에 걸쳐 잡지에 연재한 이 작품은 모리 오가이, 고다 로한 등 당대 문학가들에게 격찬받으며, 이치요를 일약 문단의 총아로 자리매김시켰다. 어릴 적부터 서로 키를 재 보던 허물없는 사이에서 어느덧 사랑의 미묘한 감정에 번민하는 성인의 문턱에 선 존재들을 예리하고 아름다운 문어체로 포착한 이 작품은 연약한 존재들이 가난과 세상의 풍모에 스러지기 전에 빛을 발하는 찰나의 화양연화를 오롯이 담아낸 히구치 이치요 문학의 정수다.
파묻힌 나무
거문고 소리
꽃 속에 잠겨
섣달그믐
십삼야
키 재기
작가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