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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구름

히구치 이치요 저 | 강정원 역 | 민음사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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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7429729 / 196쪽 113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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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어그러지고 비껴가는 사랑, 그 속에서 도드라지는 진실의 순도 제등의 불이 흔들리며 여러 번 꺼져 상가에서 불씨도 두어 번 빌렸다. 차부 역시 길에 밝지 않은 것일까. 아직 이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일까. 같은 길을 오가고 있으니 답답할 만도 한데 말이 거칠어지지도, 가기를 그만두지도 않으며 들은 대로 길을 갔다. 밤이 점점 이슥해져 갔다. 인적은 드문드문해졌지만 눈은 더욱 기세를 더해 내리고 또 내렸다. ㅡ「마지막 서리」에서 에도의 끝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메이지의 시작점, 출세와 성공에 대한 욕망이 솟아오르는 과도기적 세계에서는 남녀의 소박한 사랑조차 쉬이 보답받지 못한다. 「마지막 서리」는 가문 간 모략으로 갈등의 골이 팬 연인의 이별과 그 관계의 변모를 다룬 작품이다. 가세가 기운 주인공은 인력거꾼이라는 가여운 신세가 되고, 하루는 귀한 손님을 모시게 되지만 이 손님이 애꿎게도 길답지 않은 길로 가 달라고 주문하여 의아해하면서도 발길을 재촉한다. 알고 보니 손님은 아직도 마음이 변치 않은 옛 연인이다. 수년이 지난 뒤에도 이들의 마음은 변치 않고, 세상이 허락하는 테두리 안으로 편입되지 못한 이들의 의리는 참담히 끝맺는다. 삶의 이정표를 놓친 소외된 사람들, 이들을 주목하는 시선의 굳건한 이정표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작게들 보였고 스치는 사람들의 얼굴도 아득히 먼 풍경을 보는 것만 같았으며, 자기가 밟고 있는 땅만이 한 장이나 위로 돋워진 듯 왁자지껄한 말소리는 들려오지만 우물 바닥에 무언가를 떨어뜨린 듯한 울림으로 느껴져 사람들 목소리는 사람들 목소리, 내 생각은 내 생각이라는 식으로 따로 떨어졌다. ㅡ「도랑창」에서 근대의 어두운 거리를 배회하는 일탈자들은 서로 연민의 정을 느끼지만, 이들은 힘이 없다. 「도랑창」의 겐시치는 유녀에게 이끌려 제 삶의 키를 놓침으로써 가정의 몰락까지 불러오는 인물이다. 사회와 가정, 본인의 삶에서조차 소외된 이들은 탈출을 향한 동경을 변명으로, 삶을 내던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궁핍한 현실 세계에서 과연 삶의 무게와 죽음의 무게, 어느 것이 더 무거운가에 대해 소설은 줄곧 냉소하는 듯하다. 그러나 종국에 삶을 내동댕이칠 수 있는 혹은 내동댕이칠 수밖에 없는 존재를 그려 내는 작가의 붓에는, 짧은 생에서나마 이들이 감행해 나가는 분투 또한 빠짐없이 포착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히구치 이치요
저자 : 히구치 이치요
히구치 이치요는 일본 근대 여성 문학의 선구자이자 여성 서사의 신경지를 개척한 인물이다. 2004년 일본 5000엔권의 도안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본명은 나쓰(奈津), 1872년 도쿄에서 하급 관리의 딸로 태어났다. 유년에는 중산층 가정에서 고전 문학을 접하는 등 비교적 모자람 없이 배우며 자랐으나, 큰오빠를 폐결핵으로 잃고,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마저 병몰하며, 방년 18세에 파산과 동시에 파혼을 당한다. 이에 일가 호주로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소설을 써 돈을 벌기로 결심하는데, 이는 지인의 성공 사례에서 동기를 얻은 것이었다. 1892년 「어둠 진 벚꽃」으로 문단에 등장한 이래 「파묻힌 나무」로 호평을 얻지만 생활고는 여전했다. 급기야 요시와라 유곽 근처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가운데 「꽃 속에 잠겨」를 발표하기도 했으나, 집필에 매진하기 위해 폐업한 이후 ‘기적의 14개월’이라 불리는 기간 동안 「섣달그믐」, 「가는 구름」, 「도랑창」, 「십삼야」, 「키 재기」 등 수작을 완성한다. 「배반의 보랏빛」으로 문학적 전기를 꾀한 듯하나 「바다대벌레」에 모티프를 제공하고 미완에 머물렀다. 1896년 11월, 25세에 폐결핵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강정원
대구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후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강정원
부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토리』(데라다 도라히코 수필선), 『밑손질&조리 방법』, 『열등감 버리기 기술』이 있다.

목차

어둠 진 벚꽃
마지막 서리
새벽달
가는 구름
매미 허물
도랑창
헤어지는 길
작가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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