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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평범한 우리들이 처음으로 가족과 이웃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관계를 맺는 곳이며 사회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곳, 학교. 『주관식 문제』는 학교를 배경으로 삼은 아홉 편의 추리소설을 엮은 책이다.
실제로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장우석 작가는 2014년 『계간 미스터리』에 「대결」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 꾸준하게 학교를 소재로 하여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담은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사회상이 녹아든 현실감 있는 배경 안에서 긴박하게 전개되는 사건들, 우리 주변의 누군가를 닮은 인물들이 얽히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아홉 편이 이 여름에 독자들을 찾아왔다.
출판사 리뷰
“학교라는 사회가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들, 당신은 이 문제를 풀어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는 좋든 싫든 학교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학교는 이해되는 일과 이해되지 않는 일, 아름다운 관계와 추악한 관계,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인생의 빛과 그림자를 처음으로 겪는 곳이다. 사실 그 둘이 하나라는 것을 모른 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 아니라 사회 그 자체다. 한국추리문학선 시리즈의 아홉 번째 단행본인 『주관식 문제』는 학교를 배경으로 삼은 아홉 편의 추리소설을 묶은 작품집이다. 저자 장우석은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이자, 소설 외에 일반 대중을 위한 수학 교양서적도 여러 권 집필한 바 있다. 표제작이자 장우석 작가의 등단작이기도 한 「주관식 문제」는 2014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에 「대결」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게재되었던 작품이다. 교실에서 사라져 버린 학급회장 소영의 지갑. 그와 똑같은 지갑을 친구 지선이 가지고 있다. 두 학생을 각각 면담하면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추적해 가는 수학 교사 주관식의 추리는 인간 본성에 관한 물음까지 이어지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범죄자와 탐정, 학생과 교사 간의 ‘대결’이 짧은 이야기 안에서 그리 무겁지 않은 어조로 경쾌하게 그려진다. 2017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영상화되어(<주관식 문제>, 김다영 연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단편경선 부문에 진출하기도 한 작품이다. 「안경」, 「영혼샌드위치」, 「가로지르기」, 「파트너」, 「인상파 소묘」. 「늪」, 「방해자」, 「인멸」 등 다른 단편들에서도 주로 학교를 배경으로 자살, 살인, 성범죄, 시험문제 유출 등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결핍이 있는 가정이나 환경에서 성장하며 충족되지 못한 욕구들을 다른 관계에 투영하는 듯도 싶고, 어쩌면 다른 누군가의 욕망을 대리하면서도 그것을 스스로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한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파괴적인 행동들이 때로 섬뜩하고 때로 슬프게 그려진다. 그렇게 우리에게 떠맡겨지기도 하고, 우리 스스로 거기에 매몰되고 마는 어리석은 목표들이 결국 우리의 삶을 얼마나 일그러지게 하는지, 아홉 편의 이야기들에 작가가 담아낸 학교, 나아가 이 사회와 사람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고민에 독자들도 함께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무언가 색다른 휴가법이 필요한 여름, 이 책과 함께 가슴 한편이 서늘해지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또 하나의 피서법이지 않을까. - 책 속으로 어느 누구도 논리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수 없으니 도덕적 우위를 점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J는 순간적으로 오한을 느꼈다. 만약 그렇다면 일종의 악의(惡意)이다. (38쪽, 「주관식 문제」) 병준은 쪽지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자습관 옥상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눈물이 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문득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병준에게 끝까지 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철문이 열리며 가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214쪽, 「파트너」) 없어야 한다. 아니 있어야 한다. 없어야 해. 아니 있어야 해. …있을…거야. 자동 촬영된 동영상을 열어보는 하지은의 손이 떨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수련은 문을 등지고 창 쪽을 향해 젖은 교복을 벗고 있었다. 상의가 벗겨지고 맨살과 함께 등 전체에 지도처럼 펼쳐진 멍 자국이 드러났다. 누런 멍 자국 위에 다시 생긴 시커먼 멍들. 손으로 맞아서는 결코 생길 수 없는 상처. 하지은의 눈에 굵은 망울이 맺혔다. (300쪽, 「늪」)
어느 누구도 논리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수 없으니 도덕적 우위를 점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치자 J는 순간적으로 오한을 느꼈다. 만약 그렇다면 일종의 악의(惡意)이다.
(38쪽, 「주관식 문제」)
병준은 쪽지를 호주머니에 쑤셔 넣으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자습관 옥상에서 바라본 밤하늘은 눈물이 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문득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병준에게 끝까지 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철문이 열리며 가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214쪽, 「파트너」)
없어야 한다. 아니 있어야 한다. 없어야 해. 아니 있어야 해. …있을…거야. 자동 촬영된 동영상을 열어보는 하지은의 손이 떨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수련은 문을 등지고 창 쪽을 향해 젖은 교복을 벗고 있었다. 상의가 벗겨지고 맨살과 함께 등 전체에 지도처럼 펼쳐진 멍 자국이 드러났다. 누런 멍 자국 위에 다시 생긴 시커먼 멍들. 손으로 맞아서는 결코 생길 수 없는 상처. 하지은의 눈에 굵은 망울이 맺혔다.
(300쪽, 「늪」)
주관식 문제
안경
영혼샌드위치
가로지르기
파트너
인상파 소묘
늪
방해자
인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