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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햇살

서윤택 저 | 청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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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58608729 / 114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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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책 속으로 싸리발지게에 한 짐 실려진 노란 참외 한 접 반 동트는 새벽녘 쉬~엄 쉬~엄 십여 리 길 발품 팔아 강나루 뱃길 건너 읍내 시장바닥 한구석을 차지했다 반나절 만에 애지중지 키워낸 널 장사꾼에게 넘기고 길모퉁이 국밥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며 제값 받지 못한 아쉬운 속내 막걸리 사발로 벌컥벌컥 마음재우다 저물녘 해 걸음걸이 농부가 흥얼흥얼 갈지자걸음은 오 리 길은 십 리 길 되어 저녁때가 다돼서야 사립문 들어서시던 아버지 지게 발목엔 어김없이 소금절인 간 갈치 한 두름*과 고등어한 손 매달리고 누런 사각봉투 속엔 겹겹이 포개진 식은 풀빵 열 개가 담겨있었다 취중 말씀은 들리지 않고 봉투 속만 관심 많았던 어린 자식들 마음… 당신이 그립습니다 *두름: 한 두름은 20마리 조기, 짚으로 한 줄에 10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 「강경장날 」 날고 싶다 날고 싶다 저 창공을 접었던 나래를 펴고 저 하늘을 날고 싶다 칡과 등나무처럼 얽힌 너와 나의 갈등을 걷어내고 저 푸른 하늘 솔개의 눈빛으로 그 성(城)을 날고 싶다 --- 「날개」 산속 어둠 짙다하나 내속보다 더하랴 보름달이 밝다한들 내속까지 비추랴 장미꽃이 붉다한들 내속보다 붉으랴 매화나무 잔설가지 속울음 쌓였는데 재 너머 봄소식은 언제 오려나 ---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저자 소개

  • 저자 : 서윤택
저자 : 서윤택

책 속에서


*강경장날


싸리발지게에
한 짐 실려진 노란 참외
한 접 반

동트는 새벽녘
쉬~엄 쉬~엄
십여 리 길 발품 팔아

강나루 뱃길 건너
읍내 시장바닥 한구석을 차지했다

반나절 만에
애지중지 키워낸
널 장사꾼에게 넘기고

길모퉁이 국밥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며

제값 받지 못한 아쉬운 속내
막걸리 사발로 벌컥벌컥 마음재우다

저물녘 해 걸음걸이
농부가 흥얼흥얼 갈지자걸음은
오 리 길은 십 리 길 되어

저녁때가 다돼서야
사립문 들어서시던
아버지 지게 발목엔

어김없이 소금절인
간 갈치 한 두름*과
고등어한 손 매달리고

누런 사각봉투 속엔
겹겹이 포개진 식은 풀빵 열 개가
담겨있었다

취중 말씀은 들리지 않고
봉투 속만 관심 많았던
어린 자식들 마음…
당신이 그립습니다

*두름: 한 두름은 20마리 조기, 짚으로 한 줄에 10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



*날개


날고 싶다
날고 싶다
저 창공을

접었던 나래를 펴고
저 하늘을 날고 싶다

칡과 등나무처럼 얽힌
너와 나의 갈등을 걷어내고

저 푸른 하늘
솔개의 눈빛으로
그 성(城)을 날고 싶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산속 어둠 짙다하나
내속보다 더하랴

보름달이 밝다한들
내속까지 비추랴

장미꽃이 붉다한들
내속보다 붉으랴

매화나무 잔설가지
속울음 쌓였는데

재 너머 봄소식은
언제 오려나



*해설

산 자와 지상과의 포옹

정성수(丁成秀)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서윤택 시인의 첫시집 『요양원 햇살』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지구인, 그 생활의 보편적 다반사를 다룬 시, 즉 ‘생활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평생 살아오면서 스스로 체험하고 보고 들은 수많은 세상사들이 모두 그의 시속에 다양하게 용해되어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기교가 승하다기보다 소박하고 진정성이 있는 시적 리얼리티가 따뜻하게 살아 숨 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어느 시를 읽어도 기교를 위한 기교, 지나친 시적 제스처에 의한 거부감이나 조작된 난해함이 느껴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초연한 모습으로 평화롭게 다가온다. 말하자면 그의 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세상과의 불화가 아니라 화해의 시이다.
이미 생에 대한 해답을 얻은 자로서의 지혜가 엿보이는 시편들, 즉 가족애, 내세에 대한 탐색, 삶의 덧없음, 노인 문제, 자연에 대한 외경, 고독, 추억의 스케치 등 여러 가지 소재들을 노래한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즉 화자의 생애와 세상에 대한 진솔한 접근이 보편적 휴머니티와 함께 평화로운 정서적 여운을 거느리고 있다.

다음 시를 살펴보자.

싸리발지게에
한 짐 실려진 노란 참외
한 접 반

동트는 새벽녘
쉬~엄 쉬~엄
십여 리 길 발품 팔아

강나루 뱃길 건너
읍내시장바닥 한구석을 차지했다

반나절 만에
애지중지 키워낸
널 장사꾼에게 넘기고

길모퉁이 국밥집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며

제값 받지 못한 아쉬운 속내
막걸리 사발로 벌컥벌컥 마음재우다

저물녘 걸음걸이
농부가 흥얼흥얼 갈지자걸음은
오 리 길은 십 리 길 되어

저녁때가 다 돼서야
사립문 들어서시던
아버지 지게 발목엔

어김없이 소금절인
간 갈치 한 두름과
고등어 한 손 매달리고

누런 사각봉투 속엔
겹겹이 포개진 식은 풀빵 열 개가
담겨있었다

취중 말씀은 들리지 않고
봉투 속만 관심 많았던
어린 자식들 마음…
당신이 그립습니다

-「강경 장날」 전문

새벽녘에 ‘강경 장날’에 나가 참외를 팔고 저녁때에 돌아오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나 따뜻하고 인간적이다. 시 전체가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마치 동영상을 보는 듯하다.
특히 후반부, ‘저녁때가 다 돼서야/사립문 들어서시던/아버지 지게 발목엔//어김없이 소금절인/간 갈치 한 두름과/고등어 한 손 매달리고//누런 사각봉투 속엔/겹겹이 포개진 식은 풀빵 열 개가/담겨있었다’에서는 가장의 노고와 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듬뿍 묻어있다.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실감나게 하는 대목이다.
시가 조금도 난해하지 않고 상황 표현이 적절하여 그 누구에게나 쉽게 감동의 파장을 전해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목차

목차
1부 / 당신

8 강경장날
10 삯바느질
12 백일 꽃
14 문상(問喪)
16 외갓집 가는 길
18 고향 가는 길
21 성묘회한
22 추석 그림자
24 부모 마음
25 요양원 햇살
28 고독 사
30 하늘 그리움
32 폐지 줍는 노파
34 갈대꽃 필 때면
35 바느질
36 새끼
38 부모자식
39 기일(忌日)
40 백사장에 핀 그리움
42 사랑은 저울이 아니야
44 거리의 잔상
45 산 그림자
46 산사(山寺)
48 할미꽃이 된 할매

2부 / 내 곁에

50 꿈자리
51 자리
52 당신 떠난 후
53 독주(獨酒)
54 벚꽃 향연
56 정적
57 장미
58 사람이 그리운 날은
60 달무리
61 그리움의 반추
62 정적의 빗소리
63 내 안의 너
64 놀빛 부부
66 뫼산의 사계
68 네 속/내 속
69 빛바랜 연서
70 청산에 묻혀
72 그림자

3부 / 바람

74 너에 잔영
76 월세방
77 술향
78 혼술
80 분재의 아픔
82 나이
83 그 속내
84 바람 불면 떠나라
86 존재의 유무
88 늙마와 주름
90 고사리
92 위선자
93 거꾸로 가는 시계
94 소유의 회전
96 사람 사이
97 생사는 어디에 있나
98 구름인생

4부 / 희망

100 야생화 슬픔
102 거리의 노숙자
105 날개
106 기도의 제목
108 로드거리의 생명력
109 민들레 꽃씨
110 외모
111 운명
112 내가 거한 곳
114 권력
116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
117 참새 떼
118 홍수
120 올빼미는 잠들지 못했다
121 매미소리
122 길
124 생사관
125 초(草)
126 소생
128 이 봄날
129 자아

130 해설_산 자와 지상과의 포옹
정성수(丁成秀)(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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