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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간직한 비밀

라라 프레스콧 저 | 오숙은 역 | 현암사 |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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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320755 / 504쪽 145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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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평범한 타자수로 취직했지만 비밀 작전에 투입된 이리나, 2차 대전에서 맹활약했던 매혹적인 스파이 샐리, 그리고 대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연인이자 대리인인 올가.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여자들의 활약! 이야기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소비에트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동’의 사건들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와 그 연인 올가 이빈스카야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미국이 주 무대가 되는 ‘서’의 사건은 미 정보국 CIA의 타이핑 부서 직원들이 펼쳐간다. 『닥터 지바고』의 여주인공 라라의 모델로 유명한 올가 이빈스카야. 이미 가정이 있던 파스테르나크와 14년이란 긴 시간을 함께한 그는 흔히 파스테르나크의 ‘뮤즈’ 정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저자는 올가에게 목소리를 부여함으로써 그를 평면적인 뮤즈가 아닌, 파스테르나크의 비서이자 대리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자신의 생각과 욕망과 고뇌를 가지고 살아간 입체적인 인물로 그려낸다. 파스테르나크는 그의 애독자였던 스탈린의 명령 ‘덕’에 동료 작가들이 하나둘 숙청되는 동안에도 안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의 지침에서 벗어난 작품을 쓴다는 것이 알려지자 당국은 그를 압박하기 위해 그가 사랑하는 여인 올가를 잡아들인다. 그러나 KGB의 위협에도 끝까지 비밀을 지킨 그녀는 결국 수용소로 보내져 수년간 고된 강제 노동을 하게 된다. 그런 올가의 희생 덕분에 파스테르나크는 결국 소설을 완성하지만, 당연하게도 러시아에서 그의 작품을 출간하려는 출판사는 없었다. 한편 미국 워싱턴에서는 러시아에서 이주해 온 이민자의 2세인 이리나가 타자수로 지원한다. 평범한 그는 그저 월세를 낼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왔을 뿐이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띄어 첩보원으로 발탁된다. 2차 대전에서 활약한 매력 넘치는 여성 스파이 샐리가 그런 이리나의 훈련을 담당하면서 이리나는 곧 민첩한 현장 요원으로 거듭난다. 그러던 중 『닥터 지바고』의 소식이 흘러든다. 냉전 시기, 미국은 동구권 국가들을 상대로 문화전을 벌이고 있었다. 문학과 미술, 음악 등을 무기로 하여, 공산주의 국가들이 어떻게 예술과 자유사상을 박해하는지 알리는 선전 활동을 펼친 것이다.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파스테르나크의 소설, 자국에서 출판이 금지당한 이 책은 바로 미 정보국이 원하던 그런 작품이었다. 곧 ‘지바고 작전’이 세워지고 이 임무에 이리나와 샐리가 투입된다. 『닥터 지바고』의 원본을 입수한 뒤 그것을 다시 러시아로 들여보내는 작전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저자 소개

  • 저자 : 라라 프레스콧
저자 : 라라 프레스콧
워싱턴 D. C.의 아메리카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오스틴의 텍사스 대학교 미치너 작가 센터에서 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물보호 운동과 정치 운동을 했으며 《서던 리뷰》, 《허드슨 리뷰》, 《데이 원》 등 다양한 매체에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2016년 『우리가 간직한 비밀』의 첫 장에 해당하는 글로 크레이지호스 소설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냉전 시기, 소련 당국으로부터 금지당한 소설 『닥터 지바고』의 집필과 출간, 배포를 둘러싼 사건들을 세 여성의 시각에서 써나간다. 남성의 그늘에 가려 있을 수밖에 없었던 당대 여성들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함과 동시에 대작가의 집필 과정과 CIA의 대소련 선전전을 절묘하게 결합함으로써 출간 즉시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에 선정되었으며 각종 베스트 차트를 석권했다. 30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될 예정이며 영화화 계약도 완료되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역자 : 오숙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회사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게으름 예찬』, 『정글 북』, 『사랑학 개론』, 『단테의 신곡에 관하여』, 『공감 연습』, 『위작의 기술』, 『브루클린』, 『프랑켄슈타인』, 『노예 12년』, 『궁극의 리스트』, 『추의 역사』 등 다수가 있다.

역자 소개

  • 역자 : 오숙은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브리태니커회사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게으름 예찬』, 『정글 북』, 『사랑학 개론』, 『단테의 신곡에 관하여』, 『공감 연습』, 『위작의 기술』, 『브루클린』, 『프랑켄슈타인』, 『노예 12년』, 『궁극의 리스트』, 『추의 역사』 등 다수가 있다.

책 속에서

그는 옷 주머니에서 때 묻은 손수건을 꺼내 코를 풀었다. “그자가 쓰고 있는 소설에 관해 말해주시죠. 이런저런 말이 들리더군요.”
“이를테면요?”
“말해보세요. 이 『닥터 지바고』가 무엇에 관한 소설입니까?”
“저는 몰라요.”
“모른다고요?”
“아직 집필 중인걸요.” (동: 본문 31쪽)

세묘노프는 나한테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고, 심지어 협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폭력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상냥한 품행은 늘 계산된 것이었다. 나는 그런 남자들을 평생 보아왔고 그들이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동: 본문 39쪽)

당시 아빠는 군수 공장에서 일했지만, 그 전에는 붉은 교수 대학원에 다니며 철학을 공부했다. 3년째 되던 해, 아빠는 ‘지정된 커리큘럼 이외의 사상’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했다. 아빠의 계획은 볼티모어나 워싱턴의 여러 대학교 중 한 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1-2년 정도 사촌 집에 살면서 돈을 모은 뒤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아이를 한 명 더 낳고 등등 모든 것을 한다는 거였다. 부모님은 그들에게 생길 아기를 꿈꾸었다. 아기가 살 일생을 그려보았다. 깨끗한 미국의 병원에서 태어나고, 러시아어와 영어 두 가지 언어를 배우고, 최고의 학교에 다니고, 커다란 미국 차를 널따란 미국 도로에서 운전하는 법을 배우고, 어쩌면 야구까지 하게 될 터였다. 그 꿈속에서 두 사람은 스탠드에 앉아 땅콩을 먹으며 응원하게 되리라. (서: 본문 56-57쪽)

“전혀 나쁘지 않아, 베벌리” 나는 실제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전쟁 이후 나는 국무부에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실제로 국무부에 취직했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개인 사무실과 편한 일을 주는 대신, 기록을 정리하는 지하실에 나를 처박아버렸다. 나는 겨우 여섯 달을 다니다 그만두었고, 그 뒤로는 올드 보이스 클럽과는 거리를 두었다. (서: 본문 97쪽)

스탈린이 보리스의 시를 즐겨 읽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런 인간이 그의 글에서 동류의식을 발견했다는 건 무슨 뜻일까? 붉은 차르는 무엇에 연결되어 있었을까? 그가 쓴 글이 세계 속에 존재하게 되는 순간 더는 자신의 소유가 아님을 아는 이상, 그것이 냉엄한 진실이었다. 글이란 일단 출간되고 나면 누구든, 심지어 미친 사람도 자기 것이라 주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스탈린의 숙청 명단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 그 미친 자가 하수인들에게 이 성스러운 바보, 구름 위에 사는 남자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는 사실은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동: 본문 138쪽)

나는 모든 문예지, 모든 편집자, 모든 출판사 등 『닥터 지바고』를 펴낼 만한 사람이면 누구든 가리지 않고 약속을 잡았다. 나 혼자 나가서 보랴를 대신해 말했다. 보랴는 작품을 설명하거나 옹호하거나, 심지어 홍보하라는 압박이 들어오면 자신은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마치 내가 썼던 글이 종이에 쓰이고 나서 인쇄되어 나오기까지 중간 어디에선가 사라져버린 느낌이야.” 그는 나한테 말했다. (동: 본문 158쪽)

“그들이 무언가를 우주에 쏘았대.” 이리나가 말했다.
“그들?”
“그들, 그들 말이야.” 이리나가 소곤거렸다. “생각해봐……” 그녀가 말끝을 흐리며 석면 타일 천장을 가리켰다. “그게 저 위에 있어. 지금.”
그것은 비치볼만 한 크기에 평균적인 미국 남자 무게 정도였지만, 핵탄두만큼의 파급력이 있었다. 스푸트니크호 발사 소식은 러시아 국영 통신사 TASS가 최초의 위성이 현재 지구에서 900킬로미터 상공의 우주에 도달해 98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돌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전에 SR 분과에 퍼졌다. (서: 본문 182쪽)

“이게 『닥터 지바고』입니다.” 그가 꾸러미를 내밀자 세르조가 받으려 나섰지만, 파스테르나크는 곧바로 내주지 않았다. 한동안 두 사람이 같이 꾸러미를 들고 있다가 결국 파스테르나크가 손을 놓았다. “부디 이것이 세계로 나아가기를.”
[……] 세 남자는 작별을 고했다. 세르조와 블라들렌이 기차역으로 출발할 때 뒤에서 파스테르나크가 불렀다. “이 일로 댁들은 내 처형식에 초대받은 거요!”
“시인들이란!” 세르조가 웃었다.
블라들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동: 본문 207쪽)

샐리의 악수는 단호했다. 우리 손가락을 으스러뜨리는 남자의 악수와는 달랐지만, 주목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손을 꽉 쥐긴 했지만, 지나치게 센 건 아니었어. 정치가들이 악수할 때 바로 그러거든.” 노마가 말했다.
“그런데 왜 여기 왔을까?”
“누가 알겠어.”
“글쎄, 내가 알기론 그들은 접수대 뒤에 그런 여자를 데려다놓지는 않아.” 노마가 말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이유가 있는 거야.” (서: 본문 236쪽)

프랭크에게 모든 것을 보고했다. 파티에 누가 참석했고 언론은 뭐라고 보도하고 있었는지, 내가 엿들은 대화에 어떤 정보가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펠트리넬리가 연설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낱낱이 이야기했다. 다만 그 소설책에 명함을 몰래 끼워 넣은 남자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담배 케이스에서 꺼낸 그 명함을 화장실의 헐거운 타일 뒤에 숨겨두었다. 워싱턴에서 비밀은 일종의 보험이었고, 여자라면 뒷주머니에 몇 개의 비밀은 늘 필요한 법이다. (본문 293쪽)

“난 축하하러 온 게 아니야. 자네 이웃이나 친구로서 온 것도 아니고. 공적인 업무 때문에 왔네. 지금 우리 집에 폴리카르포프 의장이 와서 대답을 기다리고 있어.”
“무슨 대답 말인가?”
페딘이 숱이 많은 하얀 눈썹을 긁적거린다. “자네가 그 상을 포기할 건지 아닌지.”
보리스가 들고 있던 전보를 내려놓는다. “어떤 상황이 와도 포기 안 해.”
(동: 본문 400쪽)

목차

프롤로그 타자수들 _11

동: 1949년-1950년
1 뮤즈 _23

서: 1956년 가을
2 지원자 _49
3 타자수들 _70
4 제비 _90

동: 1950년-1955년
5 수용소의 여인 _109
6 구름 위에 사는 남자 _131
7 특사 _149

서: 1957년 2월-가을
8 배달원 _163
9 타자수들 _181

동: 1955년-1956년
10 에이전트 _195
11 특사 _213

서: 1957년 가을-1958년 8월
12 배달원 _229
13 제비 _262
14 회사원 _280
15 제비 _293
16 배달원 _311
17 타자수들 _320
18 배달원 _329

동: 1958년 5월
19 어머니 _343

서: 1958년 8월-9월
20 타자수들 _355
21 수녀 _370

동: 1958년 9월-10월
22 수상자 _393

서: 1958년 10월-12월
23 정보원 _405

동: 1958년 10월-12월
24 특사 _415

서: 1958년 12월
25 변절자 _431

동: 1959년 1월
26 우체국장 _441

서: 1959년 여름
27 학생 _459

동: 1960년-1961년
28 과부나 다름없는 여인 _467

에필로그 타자수들 _485
감사의 말 _491
옮긴이의 말 비밀을 간직한 여성들의 이야기 _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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