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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

추정경 저 | 돌베개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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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1994719 / 312쪽 140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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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 정보를 가진 자가 독식하는 디스토피아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는 가상의 사이트 위키드백과에 등재된 〈한국의 9등급 정보보호법〉이라는 문서로 시작한다. ‘해커 독스’라는 정체 모를 인물이 최종 수정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이 글에 따르면, 20××년 대한민국은 표현의 자유가 없고, 마음대로 읽고 배울 권리도 없는 디스토피아다. 분기별 ‘등급 시험’을 통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정보 등급이 부여되고, 등급이 높을수록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등급 외 사람들은 글을 배울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신불가촉천민’으로 살아간다. 법이 시행된 지 10여 년 만에 정보 등급은 계급 고착화로 귀결되고, 인구의 5%에 불과한 7, 8, 9등급이 부의 95%를 소유하고 있다. ‘9등급 정보보호법’이 실행된 표면적인 이유는 가짜 뉴스와 혐오 표현 차단이지만, 진짜 목적은 5%의 특권을 공고히 하고 불평등을 눈가림하는 데 있음을 행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소설은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옭매고 있는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칼날을 겨눈다. ‘흙수저’라는 자괴적인 표현으로 대변되는 오늘의 상황은 본질적으로는 이 소설 속의 미래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는 머지않은 미래, 우리 사회를 덮친 디스토피아를 통해 오늘의 불평등을 하루빨리 개혁하라고 촉구한다. 아울러 자유롭게 읽고 쓴다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그리고 표현의 자유와 책임 사이에서 어떻게 무게중심을 잡아야 할 것인지 생각할 거리를 안겨 준다. § 인류의 지식은 모든 인류의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홀로 소유할 수 없고 가둘 수 없으며 값을 매길 수 없다. 생각을 댐 안에 가두면 장고 끝의 죽음뿐이다. 난생은 제 부리와 발톱으로 껍질을 깨지만 인간은 누군가 그 막을 찢어 주어야 하는 태생이니 우리가 서로의 허물을 벗겨 줘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멍게가 아니냐. 정착하여 자신의 뇌를 먹이로 쓰며 생을 갉아먹는 그 멍게와 무엇이 다르냐. _본문 262쪽 ■ 불의한 세상에 균열을 내는 소년의 반란 주인공 휘강은 중증 장애인의 자녀에게 주어지는 사회다양성전형으로 특권층의 전유물인 특사고(특수사립고등학교)에 입학한 인물이다. 반골 기질이 다분한 휘강은 위법인 줄 알면서도 재개발 지역 아이들에게 비밀리에 작문을 가르치다가 재판에 회부된다. 세상 사람들이 보고도 못 본 척하던 불평등한 현실,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게 분명한 괴물을 향해 저 혼자 분연히 돌팔매질을 한 것이다. AI 판사의 예상치 못한 판결로 인해 휘강의 반란은 15도서관을 둘러싼 살인 사건을 뒤쫓는 모험으로 전개된다. 휘강이 진실에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진실을 은폐하려는 검은 손의 방해는 극악해진다. 휘강이 특사고 아웃사이더 강주노, 김도겸, 육탄 등을 차례차례 동지로 포섭하는 과정은 『삼국지』 도원결의와 삼고초려 장면을 보는 듯한 재미를 안겨 준다. 열여덟 살 소년이 포문을 열고 그 친구들이 힘을 합쳐서 끝맺는 이 이야기를 통해 추정경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주역이 청소년이라고 넌지시 말한다. § “이휘강 학생.” 검사가 이름을 불렀다. 법복의 남자는 시종일관 차가운 눈빛이었다. “지난 8개월간 신정보중앙로 72, 21-1에서 어떤 일을 했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습니다.” “작문은 4등급 이상의 정보 이용 자격을 가진 사람만이 배울 수 있는 것이고, 등급이 충족된 경우라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 까다로운 관리 감독하에 가르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격이 되지 않은 이들에게 허가 없이 작문을 가르치는 게 위법행위란 건 알고 있었나요?” “네.” _본문 211~212쪽 ■ 위기의 시대, 책의 의미와 인간의 조건 이 이야기는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는 벌집 모양의 거대한 건물, 15도서관을 중심에 놓고 진행된다. 마음대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글을 쓸 수도 없는, 그러나 그 사실을 애통해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시대에, 도서관은, 그리고 책은 어떤 모습, 어떤 의미일까? 15도서관은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불평등에 대한 눈가림으로 시행 중인 사람책, 그중에서도 연쇄 살인범 오태중을 만나기 위해 벌떼처럼 밀려드는 대중들의 모습은 지금 현재 책이 처한 위기를 풍자적으로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도서관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서들과 여전히 좋은 책을 찾아 읽는 극소수 독서가들의 모습은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책의 생명이 면면히 이어질 것이라고 암시하는 듯하다. 위기의 시대에 끝끝내 읽고 쓰고 가르치고 배우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 즉 휘강과 할아버지와 재개발 지역 꼬마들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처럼 작가는 책의 의미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조건에 대해 행간에서 질문한다. § 오태중의 표현을 빌리자면 도서관이란 해부된 뇌의 전시장. 소름 돋지만 와닿는 표현이다. 이곳에 오래 머무르면 알지 못하는 신의 세계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도 싶을 만큼 인간의 정수가 저장되어 있다. 책을 꺼내 읽는 이들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그들이 누리는 것은 대다수 사람들이 빼앗겨 버린 권리이자 인류의 유산임에도. 그 생각에 잠겨 오래도록 사다리에 매달려 있었다. _본문 91쪽 ■ 벌집 미로로 이끄는 본격 미스터리 『월요일의 마법사와 금요일의 살인자』는 15도서관을 감싸고 있는 벌집 모양 외벽처럼 겹겹의 미로로 짜여 있다. 가면 뒤에 숨겨진 또 다른 가면, 비밀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비밀을 헤치고 가장 마지막 진실과 마주하는 순간, 독자들은 충격과 쾌감을 동시에 맛보게 될 것이다. 허를 찌르는 트릭과 사회적인 메시지가 동시에 살아 있는 이 책을 청소년과 미스터리 마니아 모두에게 권한다.

저자 소개

울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산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작가로 일했다. 엄마와 캄보디아로 떠나온 열일곱 살 소녀의 모험담을 그린 『내 이름은 망고』(2011)로 ‘청소년문학의 미답지를 개척’했다는 평과 함께 제4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한강대교 밑 비밀스러운 벙커로 숨어든 상처 입은 소년들의 이야기 『벙커』(2013), 감가하는 돈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2017), 어느 날 테니스 유망주에게 들이닥친 음모를 파헤치는 미스터리 『검은 개』(2019)가 있다.

머리말

이 책에서 도서관의 질서를 붕괴시키는 것 또한 나름의 벤치클리어링. 한 번은 뒤집어엎고 스스로의 질서를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계급의 꼭대기가 만든 불공평한 룰과 독식을 그 계급의 다음 상속자인 소년들이 덤벼들어 바꾸고자 했던 건 결과가 아닌 그들 자신이 성숙해지는 과정이었다.
_추정경

책 속에서

세상은 정해진 등급 안에서만 제 문장을 쓸 수 있었다. 당국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문장보다 사유를 기반으로 창작된 문장을 더 과하게 검열하고 통제했다.
그 결과 작가는 자기 검열과 출판사의 검열과 교정 당국의 검열을 거쳐 힘든 진통 끝에 작품을 출간할 수 있었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오랜 기간을 누군가는 장장 2년에 달하는 코끼리의 임신 기간에 비유했다. 사람 새끼가 아니라 코끼리 새끼를 낳았구나, 유명한 작가의 말이었다.
사람들은 쉬이 문장을 놓았다. 아이가 말을 습득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_28쪽

로비가 이미 만원이었다. 우물쭈물하는 사이 사람들로 꽉 채워져 오도 가도 못하게 끼여 버렸다.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오후 4시 정각이 되자 로비의 2층 유리 난간에 사람이 나와 섰다. 그의 등장으로 소음이 일제히 잦아들었다.
“6월 둘째 주 사람책 프로그램 2차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1차 추첨을 통과하신 분들 중에 번호표가 없으신 분은 무효 처리되니 본인 번호표와 신분증이 있는지 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남자는 어디선가 사람 키만 한 수레바퀴 하나를 끌고 와 섰다. 수레바퀴에는 카지노의 빅휠처럼 숫자들이 잔뜩 적혀 있고 맨 위에 조그만 화살 하나가 달려 있었다. 숫자가 60까지인 걸 보면 1차 예선을 통과한 사람이 60명이란 소리고, 다음 주는 일요일과 월요일이 빠지므로 다섯 명을 뽑는 셈이다.
진행자가 힘차게 바퀴를 돌렸다. 숫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쌩쌩 돌아가던 바퀴가 느려지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_48쪽

두 주 만에 돌아오는 오태중의 금요일은 더디, 또다시 비를 데리고 왔다. 가뜩이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금요일에 비까지 내려 도서관 로비는 온통 진흙과 빗물 천지였다. 호송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반대 시위를 하는 사람들과 지지자들 사이에 한바탕 몸싸움이 벌어지고, 그사이에 오태중은 가까스로 도서관 안으로 들어왔다.
죄수복이 온통 젖은 채였으나 그마저도 극적으로 보였다. 죄수복을 살인의 훈장으로 여겼던 그는 교도소 측에서 사복을 허락했음에도 그 옷만을 고집했다. _179쪽


목차

프롤로그 7 / 1장. 테러리스트 소년 17 / 2장. 벌집 도서관 39 / 3장. 금요일의 살인자 103 / 4장. 월요일의 마법사 157 / 5장. 위대한 유산 227 / 6장. AI, 그리고 모든 인간의 대명제 255 / 7장. 지키려는 자와 내어 주는 자 275 / 작가의 말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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